인도 중소도시의 시내는 매우 복잡하다. 버스,트럭,소형자동차,릭샤,오토릭샤,
소,양들 각종 동물들이 합쳐져서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는
아비규환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큰 사고 없이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운전자들이
무질서한 도로교통중의 유능한 운전자라고 하지만, 인도의
교통은 무질서를 넘어 한마디로 교통죽(먹는 죽 알죠?)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횡단보도는 있지만 횡단보도가 아닌 일반
도로 위를 그대로 건너다닌다. 이 상황속에서도 인도의
운전자들은 별다른 사고가 없다.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몇 가지의 작은 사고를 보고나서 금방 알게 되었다. 작은
접촉사고는 사고가 아니다. 운전자들은 접촉사고에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지나간다. 의례 그러려니 하는 것일까? 지나가던
사람을 릭샤가 건드려도 잠깐 뒤돌아볼 뿐 아무 말이 없다.
어차피 복잡하니까..하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우리나라처럼
차량에 조금 흠집이 나도 발끈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왠만하게
부딪혀도 그냥 지나간다. 그러니 오히려 큰 사고가 없다.
마음이 급하지도 않고 막히면 막히나부다.. 그런 식이다.
그런 마음에서 무슨 사고가 나겠는가? 한마디로 인도는
교통사정은 우리나라보다 몇 배는 안좋지만 사고율은 적다는
말이다.
교통사고가 도로의 사정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일본어의
力車의 발음이 변화되어 탄생한 말이 릭샤이다. 통상적으로 그냥 '릭샤'라고만
표기하면 이것은 인력거, 즉 사람이 직접 뛰면서 수레와 사람을 끄는
것을 나타내는데, 아직까지 인도의 캘커타에는 이런 인력거가 남아있다.
(City of joy의 주인공이 끄는 그것이 바로 릭샤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에는 자전거를 개량한 사이클릭샤와 오토바이를 개량한 오토릭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사이클릭샤나 인력거를 타고 있으면 인간적으로 무척
미안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우리가 이용하지 않으면 이들은 오늘 하루를
굶어야 할지도 모른다.
사이클릭샤
자전거를
개조해 뒤에 두명이상을 태울 수 있게 만들어 사람의 힘으로 달리는 교통수단이다. 현지
요금은 오토릭샤보다 싸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힘들게 릭샤를 끄는
그들을 보고 야박하게 할 수가 없어 실제로는 더 많은 돈을 주게 되기도
한다. 처음에 탈 때 흥정을 하게 되는데, 도착한 뒤에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호히 거절하면 대개 그냥 단념하게 되는데
너무 야박하게 하지 말고 적절히 팁을 주는 것도 좋겠다. 이런것들이 사람이 느끼기에 따라 모든것이 귀찮고 일거리인 인도의 짜증이 될수도,
흥정에 맛들여 흥정하는 재미가 여행의 재비를 배가시키는 기쁨이 될수도 있다. 대부분 사이클릭샤는 30루피 이상의 거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가까운 거리를 천천히 인도인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가려면 이 사이클릭샤를
활용해 보자. 학교가 있는 지역에는 사이클 뒤에 닭장같은 것을 올리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많게는
10명정도까지 태우고 다니는 '스쿨릭샤' 도 심심찮게 보인다.
오토릭샤
오토바이의 뒷부분에 두세명의 사람이 탈
수 있게 만든 교통수단이다. 실제 적정가격은 사람에 관계없이
1km에 5루피 (델리 관광택시 운전수의 말) 이지만
그 가격으로는 거의 흥정이 안된다고 보면 된다. 대강 짧은 거리는 10루피, 좀 먼 거리는
많으면 40루피 정도이다. 여행정보책에 나와 있는 지도의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1km에 10루피 정도가 적절하다. 크기가 작아 어지간한 공간에서는 요리저리 빠져나가는 기동성을 발휘하는데 외국인인 경우도 잘 끼어앉으면 5명정도까지, 인도인들은 10명 가까운
사람도 끼어앉을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탈거리다. 오토릭샤는 미터가 존재하기는 하는데, 외국인을 상대로 미터를 꺾을려는 운전사를 찾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미터기를 꺾는다고 해도 오토릭샤에 붙어있는
미터기의 요금을 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환산표를 들이대는데
미터에 나온 요금의 3.6배에 달한다. 델리에서 흥정이 안되어 릭샤왈라가
미터를 꺾겠다고 하여 다녀 봤는데 12.5 루피가 나온 금액을 환산표를
들이대며 45루피를 달랜다. 흥정할 때는 30루피를 부르던 녀석이 미터기로
가니 호기롭게 45루피를 달라고 하는 품이, 새로나온 미터기를 오래전의
미터기인 것처럼 사기를 치는 듯 하다. 처음에 적당히 흥정하여 가자.
템포
(짚)
조금더 큰 오토릭샤 모양을 하고 있는 템포는 짚이라고도
하며 중소도시에서 마을버스 역할을 하는 교통수단이다. 정해진 구간만을 달리기도
하지만 원할 경우 한대를 오토릭샤처럼 이용 할 수도 있다. 조금 큰 도시는 번호가 있어서 시내버스처럼 움직이기도 하지만 조그만 도시에서는
한두구간만을 다니기도 한다. 이 템포의 노선만 잘 알면 매우 싸게 다닐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경우 1-2루피를 기본 요금으로 하고
1Km당 1Rs 가량으로 계산하면 된다. 이 짚은 개인별 요금을 받는다. 시내버스
델리나 럭나우, 자이푸르 등의 대도시에서 이용했다. (중소도시에서는
뒤에 언급할 템포라는 것이 시내버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주요구간의
버스번호만 알고 있으면 가장 저렴하고, 버스정거장 까지 나가는 수고만
들이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버스는 인도국산인 타타(TATA)로서
우리나라의 6-70년대의 버스를 연상케 한다. 심한 경우는 바닥이 뚫려
길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가기는 정말 잘 간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며 이 시내버스에 타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순박한 인도인들이기
때문에 여행자를 호기심어린 얼굴로 바라보며 각종 질문에 친절하게
대해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여 콩나물 시루가 되는 버스이지만
여성 여행자들 에게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바로 인도버스에 있는
여성전용좌석 때문이다. 여성전용좌석은 차의 가장 앞부분에 있는데
대개 운전사 바로 뒷자리가 여성 전용석이 된다. U.P주의 주도인
러크나우에서는 아예 여성전용칸과 남성칸이 철창이나 울타리로 분리가
되어 있었는데 한산한 여성칸과 콩나물 시루 남성칸의 풍경이 종종 보인다.
시내버스 요금도 거의 거리제이기는 한데 어지간한 거리는
5루피를 넘지 않는다. 대부분 인도의 시내버스들은 경유지 안내를 힌디로만
써놓았는데, 외국인이 인도 글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므로 원하는 장소
지명만 말해도 인도인들은 잘 가르쳐 준다. 가이드북 같은 것을 참조하면
대부분 주요 버스 노선은 나와 있기 마련인데, 그걸 탄다 하더라도 내리는
곳을 몰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도의 버스들은 예전에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돈 받는 차장이 한명씩 있는데, 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경우 내리는 곳에서 잘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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