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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대하기

 

  • 인도인을 대할 때

 책자들이나 가이드의 말은 인도인을 조심하라.. 하는 말이다. 일단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외국에 가면 문화가 다르고 습관이 다른데, 거기서 어찌 오해가 없을 수 있단 말인가. 무지는 오해를 부르고 오해는 싸움을 낳는다.

이번 여행을 다니며 인도인에 대해 나름대로 느낀 점을 써 놓으려 한다. 물론 이 글은 모든 인도인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도와 같은 다차원 세계에서 누가 감히 그들은 어떻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많은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우리민족 조차도 한두 사람을 보고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인데.. 그냥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은 관광지에서 관광객 상대에 인도인 보다는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인도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아무리 닳았어도 우리보다 몇배는 순박하니 큰 상관은 없지만)

인사는 공손하게
우리가 보통 외국 나가서 무엇을 물어보려고 할 때 Excuse me 를 많이 쓴다. 하지만 물어보는 데 급해서 그냥 얼굴을 빤히 쳐다본 채로 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답은 들을 수 있지만 그걸로 끝이다. 한 번 얼굴을 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Excuse me, 해 보면 반응이 다르다.  조금 나이먹은 분들께 이렇게 하면 OK, What is? 하고 자상하게 물어온다. 어떤 경우엔 Excuse you.하는 경우도 있다 ^^;  묻는 내용에 대한 답변 또한 적극적으로 시간을 내 가며 알아들을 때 까지 해 준다.

좀 더 공손하려면 손을 합장하고 나마스떼 하면된다.  이러면 상대방은 조금 놀라며 황급히 같이 합장하며 나마스떼 한다.  이 나마스떼는 일반적인 인사말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의 뜻은 나의 마음을 그대에게 바칩니다. 하는 극진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만큼 하고 나면 일단 그들의 마음은 많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마음이 열리고 나면 관용이 생기기 마련.

인도인이 잘 쓰고 좋아하는 말. 샨티
샨티는 마음의 평화 라는 뜻이다. 그들은 힌두 종교와 삶이 하나가 된 사람들이다. 항상 샨티 라는 말을 마음에 두고 산다. 시비가 붙어 화낸 표정을 좀 하면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김없이 샨티, 샨티 한다. 뭐, 참으세요..그런 말이려니. 그게 인도인의 삶이다.
상대에게 화를 내서라도 이익을 뺏기지 않으려는 우리나라 恨의 정서와는 달리 그들의 정서는 체념이다. 윤회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도인들은 모든일은 순리대로.. 이런 식이다.
아무리 관광지라도 기본적인 사람들의 심성이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약간만 항의를 세게 하면 금방 풀이 죽는다.
그러니 인도 여행시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식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 그들의 순박함은 천성이 아니라 힌두와 자이나,이슬람,시크 교에 의해 교육받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기본적으로 순박한 부분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모든 사회적 상황이 그들에게 샨티를 요구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천성이다.

인도인을 겁내지 말자
외국인이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에 한참 앉아 있으면 어김없이 몇 명의 인도인이 멀리서 빤히 쳐다본다. 그러다가 가까이 와서 힐끔힐끔 보기도 하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그냥 지나가지만, 마주 보고 웃어주기라도 하면 냉큼 가까이 와서 대화를 시도한다.  저 사람이 여기엔 왜 왔을까? 하고 궁금해서 온 것이다.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같이 팍팍한 삶을 사는 그들이 아니다. 시골 마을의 정서는 우리나라 50년대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의 시골 인도인은 순박하기 그지 없다.

관광지에서 릭샤를 타거나 무슨 서비스를 받았을 때 처음 이야기한 가격과 다르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로서는 부자 나라에서 온 관광객 잘만 뜯으면 하루 벌이가 생기는 것이니 그럴 만도 하다. 바라나시에서도 처음에 두명에 30루피를 불렀던 이발료를 나중에 150루피를 요구하길래 막 따진 일이 있다.

시비가 붙으면 인도인들이 하나 둘씩 다가온다. 무슨 일인가 하고. 그때 모여든 사람들 중 학식이 높아 보이는 사람에게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면 된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아무에게나, 아니면 학생에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은 안다. 저 녀석이 외국인에게 사기를 치려고 하는구나..하고. 그 사람들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다.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나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오히려 시비가 붙은 인도인을 꾸짖을 것이다. 아니면 무시하고 그냥 가도 된다고 뒤를 떠밀거나. 대다수의 인도인들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관대하다.
만약 주변에 사람들이 없더라도 사리에 맞게 찬찬히 이야기 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말을 못하므로 항상 논리적으로 사람을 대할 일이다.

탈무드에는 도움을 요청하며 자기에게 돈을 맡기는 상인의 돈을 오히려 더 잘 보관해 주는 도둑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단 믿자. 믿고 난 다음에 믿음을 배반당하면 잘못은 그쪽에 있는 것이고 그땐 내가 화낼 차례가 된다.

평균적인 인도인은 어린이?
인도인이 좋아하는 음악은 발랄한 댄스곡이며 발라드는 가뭄에 콩 나듯 보인다.
영화 또한 뻔한 해피엔딩이 대다수이며 그런 영화에 열광한다.
술은 자기 마음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몰고 가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
단 것을 무척 좋아한다. (엄청 단 스위트 가게가 널려 있으며 구워 파는 쿠키나 상시 먹는 짜이 또한 엄청 달다.)
어떻게 사기를 쳐 볼까 하다가도 그것이 들통나면 금방 풀이 죽는다.
청년 정도 까지는 아주 어린 (10세 미만의) 어린이들과도 정말 잘 논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인도인이 어떻다..하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여행을 하려면 일단 그들을 이해해야 여행이 재밌다.

누구에게나 My Friend
한가할 때 인도인들이 노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 주로 크리켓이나 자치기(정말 자치기다. 룰도 똑 같다)를 하는데 10살 미만부터 10대 후반까지 모여서 잘 논다. 다가가서 그들 사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냥 Friend 란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그냥 Friend.
릭샤 왈라나 호텔 바람잡이도 몇 마디만 나누면 그냥 My Best Friend ! 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노프라블럼을 외치는 인도인들의 정서가 이해가 간다.
그 땐 우리도 덩달아 My Friend, 라고 불러 주자. 거절을 할 때도 그렇게 하고, 요청을 할 때도 그렇게 하자.
카주라호에서 만난 사람들도 18세 청년이 8살 아이한테 My Friend 라고 한다. 하긴, 윤회가 삶에 침투한 사람들에게 나이가 무슨 문제이겠는가.

무엇을 물어 볼 땐 누구에게?
인도인들의 자존심은 무엇을 물어 볼 때 대답을 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그 결과 잘못된 정보를 듣게 되는 경우가 무지하게 많은데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답이 안나올 사람에게 물어 본 내가 잘못이지.
대 다수의 인도인은 힌두 교도이며 그들은 교육,경제적으로 아주 낮은 위치에 있다. 그러니 착하기만 한 그들에게 물어서 정확한 답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인도에서 무슨 정보를 찾고자 하면 일단 말쑥한 신사에게 정중히 물어 보자. 나이에 상관없이 그런 분들은 영어도 참 잘한다. 아니면 머리에 터번을 쓰고 있는 시크 교도나 머리에 초소형 모자(밥사발 같은 모잔데..)를를 쓰고 말쑥하게 차려 입은 무슬림(이슬람 교도)에게 물어 보면 대부분 정확한 답이 나온다.
시크교도와 무슬림은 힌두식의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서방 세계 같다는 느낌이다. 그들의 주위는 항상 청결하며 학력도 높다. 특히 터번을 항상 쓰고 있는 시크 교도는 매우 친절하며 질문에 대해 자세히, 잘 알려준다. 시크의 교리가 인류 평등, 보시 이기 때문일까?  다만 이런 분들에게서는 힌두 교도에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은 좀 적다.
에티켓 이란 것을 알고 있는 듯.  내가 일단 정중해야 한다.

한국인이 본 한국인 여행자, 외국인 여행자
인도 물가가 싸서 그런지 여행지마다 한국인이 무지하게 많았다. 외국인들도 많았지만 유명한 여행지(카주라호,바라나시,아그라)에는 어김없이 한국어 간판이 보일 만큼 한국인이 많다.
그렇지만, 여행 중 본 한국인들의 모습은 그리 좋지 않았다. 여러 가이드 북에서 너무 겁을 주어서일까? 일단 인도인을 대하는 태도에 벽이 보인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싸우려 한다.  한국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것 처럼.
인도인은 아무리 나빠도 우리 나라 사람들 보다는 편안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좀 엉성하다. 문제가 생기면 이쪽에서 오히려 노 프라블럼 하며 웃음을 보이고 능글능글하게 하면 그들은 아무 것도 못하는데. 한국인이 인도인 대하는 것은 오히려 같은 한국인 대하듯 좀 팍팍하다.

또 여럿이 몰려 가서 인도인과 흥정할 때, 한국인들의 기본 태도는 좀 예의가 없다. 나이가 제법 든 사람들에게도 우리말로 걔네들 어떻다. 라고 한다. 물론 우리말로 하니까 그들은 모르겠지만 말이 어디 소리로서만 이해되는가?
충분히 인도인들도 그렇게 깔본다는 느낌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안그래도 부자 나라 여행객과 비교하여 자신의 삶을 볼 때 조금은 주눅이 드는데 그런 사람들을 짓밟으려는가.

다른 나라를 여행 할 때는 그 나라의 관습을 따라야 한다. 나아가 만약 그 나라에 없는 관습이라도 더 좋은 우리나라의 관습이 있다면 그것을 보여주는 게 좋다. 우리 나라를 지칭하는 예의지국은 어디로 갔는지.
그들의 관습이 아니라도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이렇게 정중하구나.. 라는 인식을 보여주면 다음 여행자에게도 정말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