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기상. 숙소앞에 있는 노천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노천 식당은 값이 싸던데.. 하며 한번은 꼭 가야지 하던
곳이었다. 역시나 메뉴가 나오는데 값이 한참 싸다.
지금까지 먹었던 곳들은 죄다 레스토랑으로서 제법 돈을
비싸게 주고 먹은 것 같다. 볶음밥과 볶음면을 시켜 먹고
야채찐빵까지 먹으니 5000리엘 (약 1700원)이 나온다.
지금까지 한끼 식사에 우리 3명분으로만 대략 30,000리엘
(8000원 가량) 정도 써 왔는데 이제서야 배낭여행자 식단으로
변화된 느낌이다. 윗 사진에 메뉴판과 가격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오늘은 앙코르왓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 세명은 오전까지만 김,전 두 샘과 같이 하기로 하고
오후부터는 우리끼리 거리를 거닐기로 했다. 오전 일정의
첫 도착지는 톰마논. (난 천만원 이라고 기억했다~)
톰마논 (지도
14번)
이곳은 앙코르 유적지 중에서도 보석에 비유할 만 한 곳이다. 그 구조는 ‘차우 싸이 떼보다’와 비슷하다.
톰마논은 사각형의 구조로, 동쪽으로 문이 달린 중앙 신전이 있다. 주변은 해자로 두르고 두개의 입구탑이 있는 담벽으로 싸여있다. 동쪽 입구탑은 십자형 바닥 구조이며 도서관(장경고藏經庫)이 남쪽 벽에 붙어있다. 현재 해자는 그 흔적만, 담벽은 라테라이트 기초만 남아있다.
(출처: 트래블게릴라)
톰마논으로 가는 길은 한적했다. 아마도
우리가 여행자 그룹 가운데 선두인 듯. 한적한 가운데 카드와
책자를 파러 온 아이들이 흥정을 걸어온다. 이곳의 책은
주로 해외의 비싼 여행서의 복사본인데 가격이 매우 싸니
사실 분들은 사봐도 좋겠다. 앙코르왓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두꺼운 책을 김기언 샘이 5달러에 샀다. (사실 3달러 아래로도
되는데, 김기언 샘 속상할까봐 말을 안했다)
아침 공기속의 톰마논은 한적한 공원같은
분위기다.
톰마논에서 우리들은 앙코르왓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를 두장에 5달러에 샀다. 상당히 질이
좋은 것으로 등쪽에 앙코르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화가
인쇄되어 있으며 제법 툭툭한 면의 질감이 좋은 옷이다.
(하지만 이 티셔츠의 실제 가격은 1.5달러이다. 다른 분들은
참고하시길) 톰마논의 한적한 분위기에 한껏 취한 뒤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바로 옆에 있는 따께오로 갔다.
따 께오 (지도
16번)
이 사원은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건축을 하다가 그만둔 이유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몽고의 침입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만일 이 사원이 완공되었더라면 어쩌면 앙코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원은 22m 높이로 솟아 권력을 상징하듯 위풍당당해 보인다. 이곳은 전체를 사암으로 지은 사원으로는 첫 번 째로, 위엄이 있다. 다른 사원처럼 복잡한 조각이 없어서 선이 굵어, 보는 이를 시원하게 한다. 사원의 규모나 미적 완성도와는 달리 방문하는 사람이 적어 사원의 정적 속에서 장엄한 기운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따 깨우는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3층에만 5개의 탑들이 있고, 그 탑들의 생김새도 복잡하게 조각된 것이 아니라 사암으로 굵직굵직하게 지어져서 단순미가 돋보인다. 3층은 사각형의 대지에 5개의 탑이 중앙에 서 있는 구조이다. 역시 5개의 탑은 메루산을 뜻하며 기초 단의 조각이 매우 돋보인다. 담벽은 2개인데, 중앙에 입구탑이 서있다. 동쪽 입구 탑의 벽에 산스크리트어로 된 금석문이 있다.
(출처: 트래블게릴라)
따
께오는 평지에 세워진 웅장한 건축물이다. 역시나 3층 구조이며
3층에 올라가려면 한참 다리를 떨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앙코르 유적지에 익숙해진 듯, 별 무리없이 올라갔다가
내려왔지만 전지현 샘은 이제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두렵다고 안올라온다. 역시나 해안이는 올라가는 게 재밌다고
냉큼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에너자이저다.
따 께오를 나온 우리들은 다음 유적지
따 프롬으로 향했다.
따 프롬 (지도
17번)
따 프롬은 오래된 나무라는 이름의 사원이다.
사원으로 가는 오솔길에서는 몇 명의 사람들이 음악연주를
하고 있다. 역시나 편안한 음률. 어디선가 한국 패키지
관광객들이 다가오니 음악은 아리랑으로 바뀐다.(^^)
이 사원은 서쪽으로 들어가 동쪽으로 나간다. 아침에 오는 것이 정글의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사원 이름은 ‘브라흐마의 조상’이라는 뜻으로, 아버지를 위해 쁘리아 칸을 지은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이다.
따 프롬은 통행로만 만들어 놓은 것을 빼고는 전혀 복구를 하지 않은 사원이다. 자연이 어떻게 사원을 무너지게 했는지 그 과정과 결과들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하여 일부러 복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사원을 처음 탐험한 사람들의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여지도 많이 있다.
이 사원을 소개하는 책자나 안내서들에는 이곳을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어떤 곳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정말로 열대 무화과나무들과 가지로부터 뿌리가 내려와 땅에 박힌 실크코튼 나무 등이 어떻게 사원을 덮을 수 있었고, 이 나무들이 무너지면 사원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자연의 생명력 앞에 무력해지는 인간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출처: 트래블게릴라)
사원 전체를 뒤덮고 있는 나무,나무,나무들.
사원이 폐허가 되어 가는 것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사원은 꽤 넓었다. 길을 따라 구석구석 아름다운
부조들과 건물을 침잠해 들어가는 나무들의 앙상블로 밀림에
덮여 있던 앙코르왓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탐험가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이제서야 느낌이 온다. 복원과 보존. 이
두 마리의 토끼는 함께 잡기가 정말 힘들다.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 폐허를 그대로 두기로 한 앙코르왓 문화재
담당자들의 식견에 찬사를 보낸다.
따 프롬 뒤편에 한적한 공간이 나온다. 그늘져 있어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이곳에서 캄보디아의 미소를 발견했다.
편안한 부처의 얼굴. 선녀 압살라의 춤추는 광경. 그리고
이곳과 더불에 살아가는 생물들. 한가로이 그늘에서 쉬는 외국인들도 꽤 보인다.
그들도 이곳만의 아름다움을 느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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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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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 압살라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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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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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Salam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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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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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띠아이 끄데이 (지도
21번)
동쪽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앞에 커다란 테라스가 나오는데, 이
테라스에 조각된 압살라 때문에 춤추는 소녀들의 홀이라고 부른다. 이 테라스의 북쪽에는 기둥들이 있는데, 이 기둥들은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집의 기둥의 잔해라고 한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중앙 탑과 회랑들이 있는데, 많이 무너져서 구분이 힘들다. 차분히
걸어가다 안쪽 건물 그늘에 잠시 앉았다. 평화로운 느낌.
완전히 복원되어 번쩍번쩍한 곳에서는 이런 편안함을 느끼기가
힘들지만 이렇게 반쯤 자연과 더불어 스러져 가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이곳에 있었다. 조금 있으니 가방
파는 아이가 다가와 작은 실크 가방을 사라고 한다. 여자아이
하나와 남자 애기 하나, 그리고 엄마인 듯한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얼굴과 아이의 얼굴이 이곳 풍경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해안이가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이 예쁘다고 내게 조른다. 해안이는 그런 모습을 보면
꼭 사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약간 흥정을 하다가 3달러에
예쁜 가방을 샀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늦게 온다고 프롬이 신경질날 것 같다. 차분히 그곳을 나와
건너편에 있는 스라 스랑으로 건너갔다.
스라 스랑 (지도
21번)
이곳은
왕족의 목욕탕으로 쓰이던 곳이라고 한다. 크기는 무려
700m * 300m 웅장한 호수다. 설마..하고 호수로 내려가니
아니나 다를까 인도의 가트와 같이 호수 가장자리에 계단이
마련되어 있다. 말도 안되는 크기의 목욕탕을 다 봤다.
조금 앉아 있자니 팔찌를 파는 아이
셋이 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나보고 와이프가
누구냐고 묻는다. 내가 무심코 옆을 가리키니 방금까지
옆에 있던 와이프는 다른쪽에 앉아 있고 김기언 샘이 있다.
내가 황급히 다른 쪽을 가리키니 나보고 거짓말쟁이란다.
바람둥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 아이들은 한 10살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나이를 물어 보니 14살, 16살 9살이랜다.
하긴, 이쪽 사람들이 무척 어리게 보이는 면이 있다. 한참을
우리에게 팔찌를 팔더니 안 사주고 다른 이야기만 하니까
그냥 팔찌를 하나씩 준다. 굿럭, 하면서. 나도 일어서며
그아이의 손을 잡고 굿럭 투유 해 주고 나왔다.
여기서 김기언 샘이 아침에 내가 샀던
티셔츠를 2개 3달러에 샀다. 원래 그 가격인 듯. 사람들이
처음엔 5달러 부르다가 4달러로 내려가고 우리가 3달러를
부르니 절대 더 싸게는 안된다고 하다가 우리가 비싸서
안산다고 놓고 나서니 금방 농담이었다고 하면서 3달러에
해 준댄다. 이 티셔츠는 정말 좋다. 나중에 시장
가서 알아보니 하나에 2달러랜다. 오히려 시장보다 관광지
좌판이 싼 이상한 나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프놈펜 행 보트 예약
사무소에 가서 한명당 25달러에 예약했다. 프롬은 어린이는
공짜라고 했는데, 주인은 내랜다. 그래서 우리가 공짜 아니냐고
이야기 하고 프롬도 말을 거들어 주니 그러면 좌석은 없을거랜다.
(이 말은 거짓말이다. 어차피 좌석은 없다. 돈 낸 우리들은
81,82번 좌석 받았는데 보트 좌석은 80번까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트 지붕에 타고 가면서 경치를 보므로
우리는 두좌석씩 잡고 자면서 왔다. -_-;;; )
오후엔 김기언,전지현샘만 똔레삽 호수를
보러가고 우리는 호텔에 남았다. 어차피 우리는 내일 똔레삽
호수를 지겹도록 볼 것이므로. 우리가 한참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사이 해안이는 아래층에 묵고 있는 일본 아저씨를
사귀었다고 쪼르르 온다. 우린 가지고 있는 조미김 한통을
선물로 드리라고 하고 해안이를 보냈다.
늘어지는 오후......... 상상해 보라. 햇살
환히 비치는 깨끗한 호텔방에 창 아래 1층 마당에서는 아줌마들이
시트를 빨고 있고, 에어컨 약하게 틀어 놓고, 천장 선풍기
약한 바람을 살랑살랑 맞으며 늘어지는 기분을.
아래층 일본 아저씨는 이런 기분 때문에
하루종일 호텔에서 노닥거리다 보낸다. 여행관련 일을 하는
사람 같았는데, 영화 셸위댄스, 워터 보이즈의 엽기적인
아저씨 (유명 배우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와 무척 닮았다.
그사람처럼 총천연색 비치 남방을 입고 다니는데,
그 배우 닮았다고 하면 기분나쁠 것 같아 이야기는 안했다.
늘어지게 자다가 4시경 느릿느릿 호텔을
나왔다. 맨
처음 간 곳은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공원. 씨엠립 와서
느낀 거지만 이곳엔 녹지가 무척 많다. 어디든지 사람들이
쉴 공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난해도 느긋하다. 공원에서
공부하는 학승을 만났다. 여기 승려들은 영어를 아주 잘한다.
어차피 미얀마, 태국 등의 승려들과 교류가 많기 때문에
영어는 필수다. 학승은 낮에는 앙코르왓에 들어가서 승려들(Teacher
라고 부른다)에게 공부를 하다가 점심때 나오고, 다시 오후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저녁 때 나와서 거리를 거닌다. 앙코르
왓 곳곳에 오렌지색 로브를 입은 승려들과 학승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은 역시 관광지인 동시에 현재 사찰이었던
것이다.
공원을
가로질러 거리를 걸어 본다. 오토바이가 역시나 무지하게
많고 각종 가전제품을 파는 거리도 있다. 사람들은 무척
온화하다. 오토바이가 많아도 경적 소리는 별로 들을 수
없고 사람을 멀찍이 비껴간다. 대부분 오토바이는 국산
대림 혼다 제품이었는데 간혹 일본 제품도 보였다. 거리를
거슬러 와서 강변을 걸었다. 강변에도 역시나 녹지와 벤치들.
한참을 걷다가 길을 잃은 것 같아 어떤 건물 (아, WFA 세계식량기구
건물이었군)앞의 경비원에게 길을 물어 보니 영어를 모른다.
기본적인 마켓 이런 말도 몰랐다. 그냥 손짓 발짓으로 해서
시장 가는 길을 알아냈다.
시내에도 비포장 길이 무척 많다. 뻔히
차가 다니는 길인데도 비포장이다. 씨엠립 정도면 세계적인
관광지인데도... 오토바이 먼지를 뒤집어 쓸 정도의 비포장
길을 걸어서 시장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길 건너에 문방구가 보여 해안이 샤프심과
어제 낮에 봐 두었던 제기를 샀다. 한국 가면 아이들에게
한번 시켜 봐야지. 몇 명 안되는 사람들이 모여 운동하기에는
최고다. 나중에 이 제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호치민에서
비디오로 찍어두었다.
시장에서 볶음면과 비프 누들을 시켜 먹었다.
좌판에서 파는 것인데 제법 유명한 거리인지 거리 한쪽이
쭉 좌판들로 가득차 있다. 가격은 각각 2000리엘이었고
맛은 먹어본 것 중 최고다!
배를 두드리며 숙소로 오는 길에 별마트에
들러 맥주 여러 캔과 안주거리를 샀다. 오늘이면 김기언,전지현
샘과도 헤어지므로 마지막 뒷풀이를 하기 위해.
숙소에서 씻고 나오니 김기언,전지현 샘이
해안이를 시켜 우리를 나오랜다. 해안이는 이미 두 선생님들과
무척 친해졌고, 두 선생님들 역시 해안이와 무척 잘 놀아
주셨다. 베란다 2층에 마련된 식탁에 음식을 풀어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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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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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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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베란다에 있는 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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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 내가 없는 이유는 내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세 번째 사진의 붓다 얼굴이 정말 아름다운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나라 국왕 시아누크의 얼굴을 모델로 한 것이랍니다.
시아누크 국왕은 독특하게 사회주의 입헌 군주제를 실시한
국왕인데요, 킬링필드의 주역 폴포트에 의해 망명생활을
하다가 다시 돌아와 현재의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옛 김일성 주석과도 친했고, 왕이면서도 과감하게 사회주의를
도입했던 멋있는 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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