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캄보디아여행 -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프놈펜 - 호치민

  • Phnom Penh - HoChiMinh 2003년 1월 9일


  • 호치민으로 가는 길

아침일찍 일어나 짐을 꾸리고 밖으로 나와 나린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건물은 그리 좋지 않지만 꽃들로 치장된 것이 아늑한 숙소였다. 숙소 앞에는 작은 지프가 기다리고 있었고 여기서 출발하는 사람은 6명 정도였다. 설마 저런 작은 지프로 호치민까지? 하지만 지프는 우리들을 태우고 나서더니 조금 있다가 나린 No.2 게스트하우스 앞에 내린다. 아, 나린도 새로지은 게스트하우스가 있었구나. 하지만 이곳에서는 호치민까지 요금이 5$다. 왜 같은 곳에서 다르게 받는 거지? 이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린다. 이곳이 더 크고 시설도 좋지만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버스 외편에 Narin Transport 라고 씌인 버스가 온다. 현대 버스로 대략 36인승 정도인 듯. 대단하다. 게스트하우스가 버스까지 운영하다니. 버스는 우리들과 자전거 세대를 태우고 출발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독일인 듯 하다.

버스는 프놈펜 시내를 가로질러 호치민으로 향했다. 시내를 빠져나가기 전 기름을 넣는데 36리터를 넣는다. 이런 버스를 운영하는데 4$-5$를 받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캄보디아의 도로사정은 무지 나쁘다. 우리는 맨 뒷자리에서 한칸 앞에 앉았는데 덜컹거림이 도를 넘는다. 심한 경우엔 의자에서20cm정도 튀어 오른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조금 지나니 그 덜컹거림에도 익숙해져 온다.

중간에 강을 건너려 버스가 서니 물건 파는 행상들이 달라붙는다. 물을 사라고 하는 아이, 음료수를 사라고 하는 아이, 과일을 사라고 권하는 아줌마. 복잡하다. 이런 버스는 외국인들이 많이 타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아무래도 외국인에게는 조금이라도 바가지를 씌울 수 있어서겠지. (그나마 조금 비싼 정도라 바
가지 쓰는데 별 문제는 없다)

한 여자애가 물을 권한다. 물 있어서 필요없다고 돌아서서 담배를 피다가 문득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어 주변의 아이에게 물을 샀더니 먼저 물 권한 여자애가 와서 삐진 얼굴로 왜 자기 것을 안샀냐고 한다. 윽, 어쩔 수 없이 빵과 음료수 하나를 사 주었다. 빵은 바게뜨인데 코코넛이 들어 있어 훨씬 기름지다. 경아씨는 별로라고 했지만 내겐 제법 맛있다.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도착

차가 서더니 뭐라뭐라 한다. 사람들이 그냥 내리려고 하자 짐을 가지고 내리라고 하는 품이 국경 같다. 내려서 주변의 외국인에게 물으니 국경이 맞댄다. 일부는 주변 식당에서 점심밥을 먹고 나는 눈치빠른 외국인 뒤를 따라 국경으로 걸어갔다.

육로로 국경을 넘어가는 절차 (캄보디아-베트남)

(베트남은 국경에서 비자를 발급하지 않으니 먼저 한국에서 받아두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편리하다)

1. 차가 국경 근처에 정차한다. (모든 것을 가지고 내려야 한다. 차를 갈아타므로)
2. 캄보디아 출입국 관리소에 가서 여권과 출국카드(입국시 받은 것)를 제시하고 스탬프를 받는다
3. 국경을 넘는다 (걸어서 넘는다)
4. 베트남 출입국 관리소 건물 가운데 창구에서 건강확인서(3000동)를 받고 맨 왼쪽 출입국 관리소로 간다
5. 창구에서 입출국 카드 용지를 받아 내용을 기입하고 여권과 함께 제출한다.
6. 창구에서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주고 노란색 출국카드와 함께 돌려준다.(노란색 출국카드는 꼭 지참한다)
7. 맨 오른쪽 세관검사소에 가서 세관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다.
8. 건물을 나와 좀 더 걸어가면 버스 터미널이 있으니 그곳에서 갈아탈 차를 기다린다.

베트남쪽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무도 안와 있고 버스 몇대만 서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나린 게스트하우스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까 표를 보고는 버스에 타랜다. 버스는 베트남의 happy tour 소속이었는데, 우리는 이렇게 버스를 갈아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냥 나린의 차를 타고 간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간간이 수속을 마친 사람들이 하나 둘 도착했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사람들이 다 오지 않는다. 맨 마지막으로 도착한 독일인 둘이 오면서 저쪽 국경에서 한참 나린의 차를 기다렸다면서 황당해 한다. 다른 사람들 모두 이해했으리라. 나린의 차에 먹을 것을 두고 내리는 사람도 많았었는데.

버스가 호치민으로 향하자 확 달라진 풍경이 눈에 띈다. 사진으로 못 남긴 것이 아쉽지만, 거리에 늘어선 건물..그 건물위에 바.늘.방.석.처럼 삐죽삐죽 솟은 TV안테나.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안테나가 하늘을 뒤덮는다. 캄보디아에서는 대부분 TV를 모여서 보는게 일반적이었는데, 베트남은 가정에 TV정도는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안테나가 솟은 모양은 우리의 80년대 중반정도이지만 다른 저개발 국가에서는 보지 못하던 장관이었다.


베트남의 도로 사정은 캄보디아에 비해 매우 좋았다.캄보디아에서와 같은 덜컹거림은 이젠 없어진 듯 했다.실제 여행중에서도 남부 해안도로 약간이 포장상태가 좋지 않았을 뿐, 중북부의 도로는 무척 잘 정비되어 있었다. 밖으로 보이는 베트남의 한가로운 풍경들..


베트남 국경에서부터 타고온 해피투어 버스

국경을 넘어서도 한참을 더 달려 호치민에 들어섰다. 베트남에서는 시내 지도를 보고 길 이름을 외기나 길찾기가 매우 쉽다. 모든 상점의 간판에 도로 이름이 붙어 있으며 도로 이름들도 도시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나 사건의 이름을 각 도시가 반복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각 도시의 특색을 살리는데는 좋지 않겠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편한 방식이었다. (예를 들자면 옛 베트남의 유명한 장군 짠흥다오의 이름을 딴 짠흥다오 거리가 각 도시마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거라든지.)

호치민 도착

호치민엔 6시경에 도착했다. 버스는 여행자들로 북적대는 부이비엔 거리 해피투어 사무소 앞에 섰다.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이런 점이 좋다. 멀리있는 터미널에서 여행자거리를 찾을 필요 없이 바로 그 거리에 내려주니 말이다. 호텔은 부이비엔 거리에서 씨디 판매점을 겸하고 있는 홍뀌엔 Hong Quiyen 으로 정했다.

홍뀌엔호텔 : 10$ (에어컨,선풍기,냉장고,TV,샤워 포함)

숙소를 정하고 숙소앞에 있는풔 가게(Pho Bo)에서 국수를 시켜먹었는데 맛이 무척 깔끔하다. 소위 말하는 월남쌀국수를 먹은건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다.
부이비엔 거리의 Pho Bo : 야채PHO 5000동, 고기PHO 10000동, 사이공비어Beer 8000동
지도를 펼쳐 여행자 거리라는 팡구라오 거리와 데탐 거리를 살펴보았다. 책에서 볼 때 제법 큰 거리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2차선 도로가 있는 한국의 골목길이다 (^^) 데탐 거리에서 유명한 신카페와 낌카페를 찾았다. 베트남은 카페나 호텔에서 여행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슨 역사가 있었을까.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보지 못한 일들이다.그 중 신카페는 거의 대기업 수준이다. 대부분의 투어에서 10세 이하 어린이는 50% 할인이 되고 투어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팡구라오 거리를 지나니 도심공원이 펼쳐진다. 제법 넓은 녹지에 오토바이 쌍쌍족들이 일렬로 도열해 놓고 서로 부등켜 안고 찐한 키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장면은 중국에서 보았는데, 사회주의 베트남도 연애에는 무척 관대한가 보다. 공원을 가로지르니 유명한 퍼(국수)가게 PHO2000 이 보인다, 클린턴도 먹고 갔다나. 맞은편으로는 호치민 최대의 벤탄시장이 보이는데 저녁이라 문을 닫고 시장 앞으로 넓찍한(150석 이상) 가설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매일 6시 이후에 가설을 시작하고 아침엔 해체하는데 가설/해체 작업이 엄청난데도 매일 하는 것이 신기하다. 아까 먹은 풔로는 조금 부족해 새우치즈요리(25,000동)와 팬프라이 치킨볶음국수(12,000동)를 시켰는데 맛이 환상이다. 위에 그 식당의 차림표가 있으니 참조하시길.

배부르게 먹은 뒤 공원에 들러 코코넛 쥬스 (1만동)로 입을 가시니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공원에서 잠시 쉬다가 팡구라오 거리 담배집에서 가장 싼 ERA 담배 (3000동)을 사고 데탐 거리에서 과일 몇 가지를 산 뒤, 낌까페에서 내일 하루 일정의 메콩델타 투어(7$/1인)를 신청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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