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중국여행 - 집안,요녕성 환인

집안,요녕성 환인 / 2003년 8월 11일 (월)

아침 4시 45분에 일어나 짐을 싸서 5시 40분 경 숙소를 출발했다. 집안시장에서 둥근 빵(속에 아무것도 없는 밍밍한 빵), 호떡, 도넛 등을 사고 터미널로 향하여 6시 15분 도착. 전자판에 출발하는 차들이 시간과 함께 표시된다.

우리가 탈 차는 시골버스로 원래는 7시간 걸리는 거리(6.30분 - 1.30)인데 실제로는 5시간 반 걸렸다. 자리는 우리 체격에는 좁은 3인용이다. 온갖 시골 사람들이 다 타는데, 창 밖으로 토하기도 한다. 안개가 어스름 할 때 출발하여 강을 건너 압록강 쪽으로 갔다. 우리가 미처 못 보았던 거대한 고국양왕, 성장과정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고 살았던 미천왕의 무덤을 지난다. 의사소통이 안되니 어제는 무덤떼들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다. 조선족은 운전기사가 거의 없다. 길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 되돌아오는 바람에 이 무덤들을 다시 찬찬히 볼 수 있었다. 역시 열심히 치장 중이다.

산길로 접어들어 환인까지는 굽이굽이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산골 마을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날도 좋고 지루한 줄 모를 정도로 경치가 아름답다. 이제 중국은 시골 사람들까지도 제법 멋들도 많이 내고 옷차림들이 단정하다.  물은 한없이 맑아 어느 마을에 내려 하루를 푹 쉬고 싶을 만큼 좋다. 해안이가 예뻐서 웃으며 바라보던 할매가 종잇장 같은 누런 것을 드시다 한 장 주었는데 옥수수로 만들어 꽤 맛있다.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들렀는데 짐작하듯이 이곳 화장실은 바닥에 구멍만 뚫린 채 모두 일제히 벗고 볼일을 보는 곳이다. 사진 찍다 늦게 간 나는 홀로 있을 수 있었다. 마을에 잠깐 섰을 때 동네 화장실에도 가 보았는데 구더기가 뭉글뭉글 기어다니는 등 볼일 보기에는 꽤 부담스런 곳이었다. 동남아의 깔끔함에 비해 이곳은 아직까지 화장실 문화의 발전이 참 더디다. 좋게는 자연 친화적이지만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구멍만 뚫린 화장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재미있다.

다시 출발. 이곳 차들은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는데 처음에는 시동을 꺼버리는 줄 알고 불안했다. 아마 기어를 중립에 놓고 달리는가 보다. 옛 고구려인 등은 험난한 이 산세를 타고 어렵게 환인에서 집안까지 수도를 옮겼을 것이다. 상상하면 참 대단하다 싶다.

마지막 힘든 산을 하나 넘고 드디어 도착한 곳이 환인. 멀리 오녀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산, 강, 벌판이 어우러진 평화롭고 고즈넉한 곳이다. 이곳만은 집안 같은 공포분위기로 우리를 막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었다. 터미널에 내려서 행선지와 시간을 종이에 적어 심양가는 딜럭스 버스를  끊어 놓고(어른 1인 31.5, 어린이 16) 요동빈관 보통실에 들었다(4인 1실로 1인 38원, 3인 요금지불). 이곳도 집안빈관 만큼 좋고 깨끗하다. 책에 있는 고구려 식당을 찾아갔으나 문을 닫았고 금산여관이라는 곳도 없어졌는지 못 찾았다.

2시쯤 점심을 먹으려고 헤매다 결국 숙소 주변의 작은 중국음식점에 들어갔다. 순박한 주인은 말이 전혀 안 통하여 우리는 대충 메뉴를 보고 음식을 시켰다(두부요리 3, 채소볶음 3, 달걀 들어간 맛있는 탕2, 향채 들어간 고기볶음 7, 밥 공짜 - 총 15원). 우리가 불편할까 걱정스러웠던 아저씨는 동네 조선족 아줌마까지 불러 주었다. 이미 주문을 잘 한 후여서 도움이 되지는 않았는데 깨끗한 조선족 음식을 먹지 왜 더러운 한족 식당에서 먹냐고 대놓고 말씀하셨다. 한족을 좀 낮게 보는 듯하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은 금방 나왔다. 특히 향채가 든 고기볶음은 나만 잘 먹었다. 2만원 짜리 식사에서 드디어 잘 먹고도 2200원 짜리 식사가 되었다. 주변 시장에서는 옷들을 팔고 있었다.

3시 반에 숙소에 와서 좀 자다가(엄마는 어제 드신 족발 때문에 배탈이 났다) 일원점에 나가서 물건을 몇 개 샀다(해안이 칠교놀이 등). 수퍼에서는 김치, 맥주, 우유, 과자를 샀다. 길에서는 꼬치도 팔았다. 저녁은 점심때 남은 음식들을 먹었다. 내일은 산성과 무덤 등 주변을 돌아보고 이 숙소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