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중국여행 - 하얼빈

하얼빈 / 2003년 8월 16일 (토)

아침 7시 반에 호텔 식당의 뷔페 식을 먹었다. 여러 가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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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강가의 태양도에 갈까 하다가 매연이 많은 도시를 벗어나 보기로 하고 교외로 빠져나가는 버스를 타러 걷기 시작했다. 1시간 반을 헤메다 도착한 곳은 작은 마이크로 버스가 길가에 서있는 정류장. 옥천 가는 버스를 타고(10원) 가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잠깐 새에 물난리가 난 듯 길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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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내린 곳은 '위호산 삼림욕장'이다. 도시만 돌다 보니 깨끗한 집안, 환인이 얼마나 좋았던가를 새삼 느꼈고 자연으로 가고 싶었다. 들어가는 입구는 땅도 척박해 보이고 별로였지만 멀리 멋있는 언덕 정도의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보았던 평지의 옥수수 밭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산장 같은 장소를 지나 산을 올랐다. 낙엽송과 미인송이 펼쳐진 숲에 도달했다. 산들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 준다. 향긋한 숲의 냄새가 좋아 어디에 누워 한 숨 자고 싶어졌다. 잠시 앉아 눈을 감고 쉬었다. 시간이 멈춰지는 듯하다. 작고 아늑한 느낌의 숲이 마음에 들었다.

0816.정상가는_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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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숲_입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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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예쁜_숲.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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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숲의_바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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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숲의_풍광.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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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휴양림에는 놀러온 현지인들이 많아서 우리도 현지인이 된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단체로 모여 게임도 하고 작은 놀이시설을 이용하기도 한다. 유원지 같은 곳이다. 산 위에 올라서 보니 멀리 산들이 높지 않게 펼쳐져 있는데 앞쪽의 산들은 석재를 채취했는지 흉한 모습으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이곳은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쓰인단다. 능선을 따라 오르니 넓게 펼쳐진 초지에 작은 길이 나 있다. 따라 내려가니 말을 타는 곳이 있다.

귀한 버섯을 파는 사람도 보인다. 그 너머 바위산까지 갈 수는 있지만 숲 사이로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역시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이 무척 시원했다. 그늘에 앉아서 잠깐 쉬기도 하면서 우리끼리 조용히 내려 올 수 있었다. 몇 가지 특이한 야생화가 눈에 띄는,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초지를 지나 아래에 도착했다. 가끔 보이는 마구 버린 쓰레기를 잘 처리한다면 이곳에서는 드물게 보이는 산지이므로 좋은 휴식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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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인이 버스를 기다리면 온다고 해서 먼지가 이는 길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40분이 지나도 안 나타난다. 툭툭에서 내리는 젋은 남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어로 물었다. 영어가 서툰 이 남자는 툭툭 기사에게 물어 보더니 자기가 돈을 주면서 우리를 툭툭에 태웠다. 옥천으로 가서 기차든 버스든 타라는 뜻인가 보다. 그리고는 가버렸다. 어이없게 남의 돈으로 툭툭을 타고 옥천 쪽으로 갔다. 조금 가다가 바로 하얼빈 가는 버스가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려서 이 버스를 잡아탔다. 툭툭 기사만 공돈을 벌었다. 모든 것이 돈을 벌려는 툭툭 기사의 농간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4시 40분에 버스를 타고는 어찌나 졸았던지 금방 하얼빈에 왔다. 버스 역전에 서 있는 시장에서 바나나와 고구마를 샀다. 5시 반에 역 앞의 또 다른 조선족 식당에 갔다. 역 건너편 지하로 들어가는 시장 입구이다. 친절하기도 하지만 어찌나 음식이 맛있던지 푸짐하게 잘 먹었다. 특히 우리 입맛에 잘 맞게 만든 탕수육이(14원) 바삭하고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자다가 7시에 해안이, 언니와 밖으로 나왔다. 오늘 비가 와서 매연은 한결 수그러들었다. 시원하고 쾌적하다. 걸어서 신세계 백화점이라는 곳에 갔는데 기본단위가 1,000원이다(15만원). 거의 외국 브랜드들이다. 역시 중국의 부자는 우리와 마찬가지 단위로 논다. 이런 모습이 찜찜했다. 돌아오다가 길거리 좌판점에서 해안이가 친구들 선물로 머리 끈을 샀다. 수퍼에서 어제도 먹었던 하얼빈 맥주를 샀는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란다. 순하고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