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일째, 한국 출발
12월 31일 방학을 한 뒤 저녁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집에서 이것 저것을 챙긴 뒤 1월 1일 오후 3시경 집을 출발했다. 범계역에서 내려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출발하는데, 역시나 어머니는 두번째 배낭여행이라 그런지 짐이 많다. 어머니의 부피나가는 점퍼는 정류장에 버리고(?) 오시게 한 뒤 공항버스를 탔다. 울 나라 공항버스 요금은 정말 비싸다. 어른이 12000원, 어린이가 7000원. 도합 43000원의 비싼 요금을 물고 공항으로 간다.
공항가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두 개를 사먹었는데, 어라? 맛있네. 싸기도 하고. 우리나라 공항은 이런 점이 좋다. 다른 동남아국가 공항에서는 편의점도 없고 작은 사탕을 살려 해도 바가지를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 공항은 참 솔직하다. 먹을 것도 많아서 대기시간이 지루하지도 않고. 면세점에서 좋아하는 셀렘 피아니시모 담배를 두볼 산 뒤 비행기에 올랐다. (이 담배는 정말 좋다. 값도 12달러인데다가 맛이 무척 좋은데 나중에 보니 방콕이나 대만 공항에서는 취급을 하지 않는다. 멘솔 좋아하는 스모커라면 인천공항에서 이 담배를 사 가는 게 좋겠다) 너무 싼 항공료 탓에 기내식이 안나올까(?) 하는 불안감에 공항에서 이것저것 먹었는데, 닭과 피시 요리등 나올 건 나온다.
비행기는 참참히 출발해 10시넘어 타이페이에 도착했다. 처음 오는 타이페이.. 여기는 광동어 권역이라 섣불리 아는 중국어도 통용이 안된다. 일례로 고맙다는 말로 알고 있는 '셰셰' 는 여기서는 '감샤' 로 표현된다. 우리말과 비슷하지? 책에 보니 우리나라의 한자 읽는 방법이 원래 광동어식의 발음이라고 한다.
공항직원에게 물어 타이페이 화차쩐 (타이뻬이 중앙역) 가는 차를 물어 공항 버스(꾸어꽝호)를 타고 1시간 남짓 걸려 그 부근에 도착했다. 하지만 막막... 프린트 해 온 정보를 보면서 오오시로라는 일본인 경영숙소를 찾아 헤메길 1시간. 막상 물어물어 찾아가보니 그런 숙소가 없다. 또다시 허름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타이페이 호스텔을 찾아 길을 묻기를 40여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다가 겨우겨우 지하철 선도사(善道寺)역 바로 옆에 위치한 타이페이 호스텔을 찾았다.
밤늦게 들어간 타이페이 호스텔.. 허름한 건물 6층만을 세내어 쓰는 곳이다. 이런 숙소는 처음인데, 대만에서는 싼 숙소들이 대부분 건물의 특정한 층만을 세내어 쓰고 있었다. 영락없는 우리나라 슬럼 분위기... 올라가 보니 외국인들 몇몇이 티비를 보고 있는 라운지가 보인다. (처음에 볼땐 상당히 허름했는데 아침에 보니 제법 깨끗한 곳이었다) 여기서 방값을 물어 보는데 도미토리 침대 하나가 250대만달러nts(10000원이다!) , 3인실 방이 750nts이랜다. 숙소도 없고 해서 일단 네명이 1000nts을 내고 들어가 자는데 조금 넓은 2층식 싱글침대에 선풍기가 달려 있는 그런 형태다. 이미 먼저 와 있는 사람들은 며칠 묵고 있는지는 몰라도 짐을 사방에 늘어놓고 자고 있다. 일단 자 보자 하고 맘먹고 해안이랑 어머니를 한객실의 침대로 넣고 경아씨랑 내가 다른 객실의 침대를 썼다.
잠깐 있다가 경아씨랑 나와 밤거리를 산책했다. 얼마안가 보이는 세븐일레븐에서 컵라면쪼가리를 20nts에 사서 먹어보니 맛이 일본스럽다. 깔끔하기는 하지. 편의점 식품은 일본제가 우대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간간이 우리나라 상품도 보인다. 일단 이곳은 우리나라보다 부자나라다. 하지만 뭔가 덜 발달되어 있다는 느낌.
(박경아: 세븐일레븐 들어가서 술,과자 사다가 거리 의자에 앉아 먹고 들어와 잤다. 타이페이 비어를 잠깐 마셨는데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다국적군과 남녀 뒤섞여 자려니 코고는 소리, 부시럭대는 소리에 신기하다. 뭐 기차 침대칸스럽다. 이제 어디 던져 둬도 꼭 한국에 있는 듯 불편함이 없다. 세븐일레븐을 보니 우리보다 물건은 부실하나 거의 물가는 비슷. 한국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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