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일째, 태국
아침에 일어나 참참이 타이페이 화차쩐까지 걸어가 국광호 표를 샀다. 공항에는 6시40분쯤 도착하고 공항세가 걱정되어 에바 프론트에 물어보니 표에 포함되어 있다 한다. 고맙기도 하지. 공항이용료가 2만원정도 될 것인데. 횡재다~^^
공항에 도착하니 너무 일찍 왔는지 데스크에 사람이 없다. 조금 기다리니 에바 항공사 직원이 오는데 고참인듯한 여자분께 표를 보여주니 오히려 30분 빨리 출발하는 비행기로 바꾸어준다. 참.. 이런 일은 첨이다. 아마도 먼저 출발하는 비행기에 손님이 부족했나 보다. 실제로는 9시 15분인데 8시 30분 비행기 좌석을 구했다. 그런데...이 비행기가 도통 출발을 안한다. 자리도 무지 많이 비어 있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결국 8시 55분에 출발했다. 하지만 자리가 많이 비었는지라 경아씨와 나는 두자리씩 차지하면서 발 뻗고 여행준비를 했다 (정말 이런 상황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코노미석 애용자들은 그 맘 알 거다)
12시경 돈무앙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장으로 나오다 보니 팜플렛 꽂는 스탠드에 방콕 상세 지도가 꽂혀 있다. 왕 유용한 서비스! 출국장을 나오는데 여행정보 데스크에서 부른다. 가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니 카오산쪽의 숙소는 조금 불결하니 호텔 예약을 하라 한다. 이야기 끝에 호텔을 제시해 주는 것이 카오산 주변의 위엥따이 호텔. 트리플룸을 2200밧 주고 예약하라 한다. 좋은 호텔이지만 비싸다. 나중에 알아보니 큰 바가지는 아니었지만 바가지는 바가지. 여행책자에는 위엥따이 호텔의 경우 카오산 홍익여행사에서 바우처를 구입하면 1000밧 내외로 구할 수 있다 하니 참고하시길.
공항을 나와 인터넷에서 익히 본 대로 59번 버스를 타러 에어포트 호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터넷 클럽오리엔트에서 본 것은 1터미널로 나올 때를 상정한 것인데 에바항공은 2터미널을 이용함으로 한참을 걸었다. 덥다. 타이페이는 초가을 수준이라 걷기에 딱 좋았었는데, 방콕은 사우나 수준이다. 길 너머로 빨간 59번 버스가 지나간다. 아, 이곳이 맞나보다..하고 안도하며 정류장에 도착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온다. 같이기다리는 사람에게 이 버스가 맞냐고도 물어보고 얼마냐고도 물어보고 해도 다들 정확히는 모른다. 에바항공에 한국인들도 많았는데 다들 공항버스를 타러 갔나 보다. 한 20분을 땡볕에 서 있는데 주황색 59번 버스가 온다. 차장에게 카오산? 하고 물어보고 올라탔다. 시원한 에어컨 버스. 차내에도 외국인은 없다. 외국인이 신기한 듯 해안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뒷자리의 아저씨. 해안이는 덩달아 1부터 10까지 숫자를 아저씨에게 익혔다.
10년만에 오는 태국, 방콕. 10년전에는 밤에 도착해 여행사 버스로 주로 이동했기 때문에 지금이 처음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열심히 차창 오른쪽으로 풍경을 보는데 봐 봤자... 가는 동안 버스는 방콕에 새로 생긴 스카이트레인(bts라고 부른다) 길밑을 계속 지나며 간다. 길을 확인하는 데 유용할 것 같다.
카오산 근처 길에서 차장이 내리라고 일러준다. 내려서 잠깐 묻고 들어간 카오산. 어지럽고 자유스러운 분위기다. 길가엔 반가운 꼬치구이랑 볶음국수 노점들...*^^* 일단 잘 보이는 d&d에 600밧(카오산 최고수준...쩝) 짜리 더블 두 방을 잡고 나가서 농카이 가는 밤기차표 예약을 했는데, 이게 좀 바가지같다. 예약할 땐 어린이 할인요금이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왈람퐁역에서 확인한 결과 어린이표 예약은 되는 것이었고 가격도 대략 1인당 120-130밧 정도 더 준 거다. 이게 카오산의 시세에 비해 바가진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25%나 되는 수수료라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역에 직접 가서 예약해 봐야겠다. 예약후엔 볶음밥,볶음면, 과일까지 사서 숙소에서 푸짐하게 먹었다. 맛있다. 볶음면,밥이 겨우 10밧씩...2500원 가량만 사니 네명이 배터지게 먹는데..후후..
먹고 나가서 근처의 국립박물관에 갔는데, 휴관. 날이 푹푹 찐다. 더운곳 햇볕쪽은 데는 느낌. 근처의 에메랄드 사원까지 참참이 걸어갔는데, 거기도 3시30분까지라 한다. 이론... 다시 걸어서 타쨩 항구에서 짜오프라야 익스프레스를 타고 리버시티 호텔에 가려 했으나 보트가 안서서 다음 항구에서 내렸다. (주의점:항구에 가면 자가용보트 빌려타라고 추근대는 사람들이 많다. 따로 생각이 있다면 모르겠으나 그냥 익스프레스보트요금은 8밧. 자가용 보트 요금은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정요금이 150-200밧쯤? 처음 호가는 450밧 정도 한다.)
길가가 한산하다 새해라 약 5일간 휴일이라나? 상점은 다 문 닫아서 더위식히려고 아디다스 매장에 갔는데 특가 제품들이 제법 싸고 좋아서 장모님이 선물로 우리 모두 옷을 다 사주셨다. 덕분에 좋은 바지를 얻긴 했지만 나는 무게 나간다고 사지 말라고 한참 그랬다. 배낭여행자가 가방이 무거워서야...하지만 결국 그 옷들은 나중에 잘 입었다. 우린 다시 버스보트를 타고 카오산 근처의 프라아팃 선착장에 내려 지도를 확인하며 카오산으로 갔다.
가는 길에 맛있는 꼬치 사서 줄창 먹고 길거리 음식점서 국수,볶음밥,똠양꿍 등을 시켜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역시 태국이다. 숙소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는데 10년전 신혼여행 와서 우리가 먹고 좋아했던 요구르트를 발견해서 정말 기뻤다. 10년동안 물가차이도 별로 없지... 그때 15밧 하던 그넘이 20밧밖에 안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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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수영장 (그렇다! 카오산에서 수영장이 있는 호텔 두곳 중의 하나. 그러니 비싸지..) 놀러갔다. 제법 크고 괜찮으나 물은 꿉꿉하다. 좀 놀다 내려와 씻고 100v 꼬다리를 찾아 카오산을 뒤지는데 모두들 80밧 이상이랜다. 그 하찮은 꼬다리(어댑터) 하나 2400원? 나중에 알고 보니 태국은 작은 어댑터가 비싸더라. 물론 한국것과 약간 다르긴 하지만 마트에서도 50-60밧 정도 한다. 적당히 60밧 정도에서 타협 보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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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한국에서 꼭 가져가길! 한국에서는 천덕꾸러기 100v 아답터. 이곳은 220v이지만 100v 식의 콘센트가 많아 꼭 필요하다. 카오산의 저녁은 불야성. 밤새도록 난리 바가지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인데다 왠 사람은 그리 많은지 도로가 꽉 차듯 하고 밤새 쿵쾅쿵쾅 잠이 안올 정도다. 놀다 못죽은 귀신이 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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