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라오스 여행 - 위앙짠에서 왕위앙으로

 

여행 7일째, 라오스 (위앙짠-왕위앙)

  • 오늘의 일정!
    빠께오사원(도보로 10분) - 씨싸켓 사원(근접해 있음) - 딸랏 사오(도보 5분) - 숙소(도보 15분) -
    왕위앙(미니버스 2시간30분) - 시내구경 - 숙소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강변을 산책했지만 달은 밝아도 별 감흥은 없었다. 무지무지 작은 수도로구나...라는 생각만. 태국에서와 달리 라오스에 오니 걸음이 느려진다. 바쁠일 없는 이곳의 사정상 저절로 그렇게 되나 보다. 정규 교통수단도 없고 교통수단이라고는 점보 라 불리는 대형 툭툭뿐. 숙소로 돌아와 다시 잠을 청하고 8시에야 일어났다.

위앙짠중심로.jpg 위앙짠대통령궁.jpg

아침에 나와 호 빠께오가는 길엔 대통령궁이 있다. 하지만 그다지 대통령궁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경비군인 몇 명이 한가롭게 경비를 서는 곳. 대통령궁에서부터 쭉 뻗은 길이 최대 대로인 란쌍 거리인데 빠뚜싸이(독립기념탑)가 멀리 보인다

대통령궁 앞에서 한컷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옆에 있는 빠께우 사원에 들렀다. 이 사원은 에메랄드 사원이라는 이름인데, 태국에 있는 왓 쁘라케우와 사실상의 명칭이 같다. 이곳에 모셔져 있던 에메랄드 부처가 태국으로 건너간 것. 현재 여러 상의 부처 및 불교 박물관처럼 되어 있다. 특히 불상의 표정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빠께오 사원] : 입장료 2000낍

호빠께오 불상3.jpg 호빠께오 불상1.jpg 호빠께오 불상4.jpg 호빠께오 불상5.jpg

호빠께오 불상2.jpg

전에는 라오스 왕실의 사원이었으나 이제는 박물관으로 바뀌어져 더 이상 예불은 올리지 않는다.
원래 이 사원은 1565년에 란쌍왕국의 셋타티랏 왕이 치앙마이에서 돌아 올 때 가지고 왔던 왓프라캐우(방콕의 에머랄드불상)를 모시기 위하여 건축된 사원이다. 최초의 불상은 원래 북부 태국의 란나 왕국에서 가지고 온 것이지만, 이곳에 안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1778년 태국의(당시의 씨암) 장군인 탁씬장군이 라오스와의 전쟁에서 이 에머랄드불상을 빼앗아 갔으며 그후 이 불상은 새벽사원에 모셔졌다. 한편 이 파캐우 사원은 그 후에도 1828년 태국과 라오스간의 전쟁속에서 다시 한번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지금의 건축물은 1936년 부터 1942년에 세워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원에는 아직도 라오스 최고의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6~9세기에 만들어진 드바라바띠(dvaravati) 양식의 불상과 라오스 스타일의 좌상이나 입상의 동불상 몇 개, 라오스 어나 몬(mon) 어로 새겨진 비석들이 유명하다. 또한 내부 전시실에는 왕실에서 사용하였던 각종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출처 클럽 오리엔트)

씨싸켓 사원은 빠께우 사원 건너편 길을 조금만 가면 나온다. 이곳엔 사원 둘레로 불상들이 놓여져 있는데, 태국이나 라오스의 사원들에서는 모두 이렇게 사원 둘레에 여러 모양의 불상들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만 알 수는 없는 일. 일단 사원 둘레를 돌며 합장하고 본전에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참 좋다. 경아씨와 둘이 시원한 바닥에 앚아 한참을 명상하노라니 인적 드문 산사에 와 있다는 느낌! 분위기가 대단히 편안한 곳이다. 사원 안에는 아직도 복원되지 못한 불상들이 창고에 쌓여 있었는데, 흡사 침략자들의 만행을 고발하는 듯 했다.

[씨싸켓 사원] : 입장료 2000낍

위앙짠_창고.jpg 파괴된불상.jpg 위앙짠_불상5.jpg

1818년 안누웡 (anouvong) 왕에 의해 지어졌으며 비엔티안에 있는 사원중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비엔티안의 사원은 사실 태국(씨얌)과의 1828년 전쟁 당시 거의 다 파괴 되었으나 그래도 비교적 보존이 양호한 상태이다. 이곳에는 수천개의 불상이 보존되어 있는데 대부분 비엔티안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15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 루앙프라방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곳에 보존되어 있는 불상이 총 6800여개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수가 있겠다.
(출처 클럽 오리엔트)

사원을 나와 어제 먹었던 시장 밥맛을 다시 보기 위해 딸랏 사오까지 걸어갔다. 벌써 10시. 아침 먹기엔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어제보다 밥맛이 훨씬 좋다.  메뉴는 어제와 같은 각종반찬 덮밥과 국수. 맛있다. 밥을 먹은 후 30분 뒤에 만나기로 하고 각자 시장을 자세히 둘러보았다.

혹시 살 것이 있나 하고 10만 낍을 챙겨서 시장을 돌아보는데, 그리 살 것은 없었다. 특이할 점이라면 거의 정품에 가까운 dvd가 35000낍이라는 것. 4000원 정도인데 매트릭스 3탄까지 나와 있어 신기했다. 물론, 영어와 타이어 자막이 나오는 것이지만 국가코드는 엄연히 3으로서 한국과 같다. 자막은 주로 타이어,말레이어로 되어 있는데, 태국의 한 dvd대여점에서 한국어자막까지 있는 제품도 봤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뒤져 보아도 한국어 자막 제품은 없다. 옷이나 신발 등은 한국산을 주로 본 우리들로서는 성에 안차서 그냥 둘러보기만 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 11시 30분. 픽업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다. 일단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긴 후 2층 베란다에 마련된 눕는 의자에에 누워 노닥거리니 한가롭기 그지 없다. 캄보디아 씨엠립의 첸라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이렇게 노닥거렸었는데. 이곳 세이소울리 게스트 하우스도 정원이라든가, 잘 청소된 마루바닥 등등이 첸라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1시경 점심. 벌써 점심이야? 하고 덜 꺼진 배를 잡고 역시 어제 갔던 월남쌈집으로 갔다. 한번에 2만낍 어치를 시키니 16개가 수북이 나온다. 네명이서 정신없이 먹고 만낍 어치를 더 시켜 먹고 배를 두드리며 나와 수퍼에 들러 감자칩과 타로(고구마 비슷한 뿌리채소)칩을 사 들고 숙소로 오니 픽업할 아저씨가 기다린다. 숙소 주인과 밝게 인사하고 미니버스 있는 곳까지 뚝뚝이를 타고 갔다.

현대 스타렉스 12인승 버스. 여기서는 이것이 vip버스다. 장거리용으로는 24인승짜리 우등이 vip버스인데, 방콕까지 갈 때는 그 버스를 이용한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왕위앙까지 가는 길에 되도록 미니버스는 이용하지 마시길. 환기안되는 냉방에다 옆자리 앉은 외국인 녀석의 환상적인 발냄새 때문에 2시간 반을 돌아 버릴  뻔한 경험이 있으니. 딸랏 사오 옆의 버스 터미널에 가면 한국인과 합자한 한국 시외버스 급의 좋은 버스가 25000낍에 왕위앙까지 가니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또한 왕위앙까지 가는 길의 경치가 환상인데 승용차 급의 미니버스로는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왕위앙 vangvieng]

졸멘, 구경하멘 하며 생각보다 빠른 5시에 왕위앙에 도착했다. 미니버스는 말라니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서는데 막상 말라니에는 빈 방이 없다. 이미 여러 여행 잡지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가 보다... 결국 세이소울리에서 추천한 타비쑥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위 지도에는 없지만 말라니 게스트 하우스 정면 길로 조금만 걸어가면 왼쪽에 보인다) 역시 이곳도 방이 넉넉하지 못하여 일단 1,2층에 방 한 개씩 예약했는데, 내일 2층방으로 바꾸어줄수 있냐고 물으니 위앙짠의 세이소울리 주인과 비슷한 주인이 100%! 랜다. 시원스럽기도 하지. (4달러 - 욕실있음, 팬룸)  왕위앙은 시원한 곳이라 에어컨이 전혀 필요 없으며 선풍기방이 더 시원하고 좋다.

숙소를 나와 유명하다는 mr.폰 투어도 예약했는데, 글쎄 12달러랜다. 2003년 11월 자로 올랐다나. 정식 공문까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사기는 아닌 듯 하나 아쉽다. 잠깐 강가로 나가니 가는 길에 시장이 있다. 아침 시장인데 오후라 거의 사람들이 없다. 왕위앙은 가로등도 없는 작은 시골로 강가의 경치는 하롱베이를 연상케 하고 아름다운 경치 밑으로 쏭강이 잔잔히 흐른다. 어머니가 사오신 맥주와 과일셰이크 두 잔을 앉아서 먹었는데 꽤 맛있다. 맥주가 7000낍이고 쥬스가 4000낍이니 강가 레스토랑(!) 인데도 가게와 가격차이가 없다.

왕위앙의 저녁 노을지는 모습은 흡사 엽서의 한 장면 같았다. 강 앞 시장안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매우 부실하다. 볶음국수도 국수볶은 것만 주고 볶음밥 역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게 부실하다. 저녁이라 재료가 없나? 먹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이곳에서는 먹으면 안되겠다.

왕위앙.jpg 타비쑥.jpg 타비쑥2.jpg 왕위앙2.jpg
[ 왕위앙의 저녁 풍경과 게스트 하우스 ]

숙소로 와서 목욕후 빨래를 하고 자유시간을 각자 가졌다. 이곳에서는 안보이던 한국 사람들도 많이 만나 정보도 교환했다. 어머니가 라오스식 구운고기 비빔국수를 사 오셨는데 경아씨는 잘 먹었지만, 나는 영... 베트남에서도 이와 비슷한 분짜 를 나는 잘 안먹고 경아씨만 좋아해었다는 기억이..

 

 *2004년 1월 7일 류제열의 일기*

나는 지금 라오스에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라오 라고 하는군요. 정식명칭은 Lao PDR. 말 그대로 라오인민 공화국이로군요. 저같이 이것저것 먼저 준비하지 않으면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곳 라오스에 못올 줄 알았습니다. 상당히 오지 분위기가 나는 곳이라, 게다가 아직 많이 개방되어 있지도 않은 사회주의 국가 라오. 어릴 적 배웠던 공산주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남한의 진보주의자인 제게도 남아 있나 봅니다.

첫 날, 위앙짠은 의외였습니다. 그렇게나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할 줄이야. 게다가 매우 한적한 도시에 있을 것은 다 있는 공관들. 한 나라의 수도라는 실감도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지구상에 몇 안남은 공산주의 국가에 와 있다는 실감 또한 나지 않았습니다. 똑 같군요. 자본주의 국가들과 다른 거라면 경찰과 군인들의 칙칙한 제복 색깔과 별이 박힌 견장 뿐. 게스트하우스며 시장이며 교통 수단은 다 여타 국가들과 같지만, 박물관에 놓여 있는 유물과 사진에서만 공산국가 라오스의 모습이 남아 있더군요. 게다가 같은 공산 국가인 베트남보다도 더 느긋한 경찰들의 모습.

왕위앙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이제 진짜로 라오스 안쪽으로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왕위앙에 와 보니 똑 같군요. 누구라도 쉽게 마음먹고 올 만한 곳이로군요. 아쉬운 점이라면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원칙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얼마지 않아 이곳은 매우 평범하고 오염된 관광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