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라오스 여행 - 왕위앙 1일 트레킹

 

여행 9일째, 라오스 (왕위앙)

  • 오늘의 일정!
    미스터 폰 투어 (one day trekking) - 시장

류제열:
아침에 일어나 시장을 산책하다 죽집이 보여 아침간식으로 죽 한그릇. 겨우 3000낍에 이론 맛있는 죽이... 한국인 남녀가 오길래 죽 맛있다고 소개해 주고 그사람들이 사온 메기구이와 도넛을 먹었는데 제법 맛있다. 메기구이는 조금 부담스럽고 도넛을 사고 산책해다. 어제 경아씨가 갔다는 섬에도 가 보고 풍경화 같은 분위기를 맛볼라고 했더니만... 오늘은 안개가 걷혀 햇볕 찬란한 깨끗한 풍경만 눈에 들어온다. 강 중간의 작은 섬이 어제 그리도 시끄럽게 했던 문제의 레스토랑.. 아침이 되니 밤 새 논 자국이 보이는 마당을 치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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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쏭강변의 아침풍경 ]

숙소로 돌아와 어머니가 사온 찰밥,소세지,김치로 식사. 어제 경아씨가 먹고 싶다고 샀던 곱창구이는 질기기가 고래심줄이어서 도저히 못 먹었다. 이렇게 시장에서 사먹으면 무지무지 싸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무래도 밥과 반찬이 차서 먹기에는 힘들다는 느낌이다.(이런, 식사투정이. ㅡ,.ㅡ)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를 예약하면서 버스 종류를 물어보니 40인승 빅버스랜다. 안심이다. 차비는 6달러씩 24달러를 냈다. 여섯시간을 가는 것이니 결코 비싼 차비가 아니다.

폰 투어 가서 차한잔 마시고 뚝뚝으로 출발. 오늘은 모두 한국 사람들이다. 인사해 보니 모두 8명 중 우리 4명 빼고 세분은 초중등 선생님, 나머지 한 사람은 재미교포로 국제변호사다. 인도,파키스탄을 거쳐 이제 한 일년간 여행을 했다 하는데 다들 부러워했다. 뚝뚝을 타고 간지 한참. 내려서 몽족 마을까지 밭길,논길을 지나 걸어가는데 풍경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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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족 마을가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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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족 마을에 도착하니 온 마을에 닭,원숭이,소,돼지,새들이 천지로 놀고 있다. 완전 동물농장 분위기. 물론 소똥,개똥,돼지똥 등 큼직한 똥들도 무척 많아 똥농장 분위기도-_-;; 묶여 있는 원숭이는 가이드 '미'가 오자 반기며 안긴다.  해안이가 만져 보려 했지만 실패. 하지만 내가 안아보려 하니 훌쩍 내게로 넘어온다. 그녀석이 여자래나? 어쨌건 이렇게 순한 원숭이 처음 봤다. 하지만 이내 내 모자를 뺏으려고 하여 역시나..했지만.  
또 논길을 따라 잠깐 걸으니 수중동굴이 나온다. 동굴안은 몸이 물에 완전히 들어가기 때문에 사진기는 포기. 사진기와 귀중품을 지키는 분한테 맡기고 튜브를 타고 따라 들어갔다. 옆에 보다시피 입구가 낮기 때문에 튜브를 완전히 엎드려 타야 한다. 줄을 잡고 동굴안으로 들어가는데 특이한 체험이고 특히 물색깔이 끝내준다! (옥색빛 고운물~)

조금 들어가서 기슭에 도착하니 튜브를 두고 대신 초를 하나씩 받아 들고 동굴탐사 시작. 아직 석순이 자라고 있는 살아있는 동굴이다. 이런 동굴을 들어가면 되나..싶었지만, 일단은 투어이므로. 초장부터 몸을 껴질러 들어가더니 상황에 따라 엎드린 낮은 포복으로 가기, 누워서 게걸음으로 가기, 옆으로 누워 무릎으로 가기, 머리를 위로 하고 누워 엉덩이로 가기 등등 온갖 기기묘묘한 자세로 이용할 수 있는 신체 부위는 모두 이용하면서 들어가는 일명 몸만들기,근육만들기 다이어트 코스다.  굽이굽이가 다 모험이라 한국인 체형 180 까지, 아주 뚱뚱하면 절대 불가 코스다. 스릴과 재미가 만빵~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촛불은 벌써 절반을 타들어가는데, 가이드 미는 짖궂게, 자 그럼 온길로 돌아가자! 라는 말을 한다... 뒤에서 쳐지는 사람이 가가스로 도착하면 미는 다시 '이제 가자!' 하면서 놀린다. (미는 우리말을 잘한다) 동굴 중간에서 물이 고인 곳이 있길래 어제 불꺼본 경험이 있던 경아씨가 미에게 촛불을 꺼 보자고 제안했다.

약 3분간 완전 어둠의 명상. 동굴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기회를 즐길 수 있을까. 아니, 왕위앙이 아니라면 이런동굴이라도 사람들로 북적일텐데 어떻게 이런 정적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명상이 끝나고 다시 촛불을 밝혀 나아간다. 이제 초는 3/4이 탔는데 아직인가... 하는데, 봤던 길인 듯 한 풍경이 나온다. 와~~ 결국 한바퀴를 도는 코스가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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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는 다른 길이 있는 줄 몰랐는데 길이 있긴 있었나 보다. 이런 칠흑같은 동굴은 가이드 없인 못가니 철저하게 가이드를 지참하게 하는것이 동굴보호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개인적으로 올 경우 동굴입장료를 따로 받고 동굴 지킴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를 동행해야 한다)  옷을 입고 들어간 팀은 옷이 진흙으로 엉마이 되었는데 물에 씻으니 신기하게도 흙이 빠진다.

나와서 수영을 좀 하고 몸을 말린 후 다시 몽족 마을로 향했다. 날이 건조해 그런지 몸은 금방 말랐다. 코끼리 동굴은 몽족 마을 안에 있었는데 동굴이랄 것도 없다. 거대한 석굴. 몽족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어제의 투어 점심보다는 맛있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싸간 것이 아니라 몽족마을 식당에서 직접 한 것이라 더 맛있는 듯. 특히 늑맘 소스(생선간장)를 구할 수 있어 볶음밥 맛이 두배.  밥먹는 동안 미가 라오라오를 가져와서 한잔씩 돌리는데, 이건 무지무지 독하다. 물어보니 75도라는 것. 미가 라오라오를 그릇에 담아 불을 붙인 뒤 빵을 굽는 묘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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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 동굴의 전면 모습과 문제의 코끼리! ] [식사 시간] [불쇼(!)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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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 다시 걸어서 논길, 수로를 따라 가다가 뚝뚝이 와서 태우고 강가에 내려 줬다. 원래 1,2개 동굴을 더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고무줄로 진행한다... 튜브를 타고 내려가기는 생각보다 훨씬 여유있고 재미가 있었다. 물론 팔로 휘젓느라 힘도 들었지만(어제에 이어...) 이건 하다가 쉴 수도 있고 멍하니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이나 산의 자태, 주변의 나무들, 물속의 고요한 수면 속을 들여다 보며 고요함 속에 있노라면 나는 한 장의 나뭇잎이나 꽃잎이 되어 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자연의 순수한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 어떤 여행에서 이런 고요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을까.

어제 카약으로 내려오며 볼 때에는 튜브탄 사람들이 거의 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해 보니 의외로 제법 잘 간다. 카약킹은 발버둥치며 열심히 쫓아가기였지만 어제의 노하우로 제법 방향잡기, 손으로 노젓기가 잘 되어 거의 선두를 유지하고 류t는 슬리퍼로도 젓고 힘들면 나랑 이어서 교대로도 저어가고 해안이는 가이드 미 담당. 어쨌든, 해가 점점 저물며 추워져서 어제 그네 있는 곳에 도착해서는 모두 모닥불 곁에 모여들었다. 어제는 카약킹 때문에 더워서 이 모닥불 왜 있나...하며 의아해 했지만 오늘은 다 이해가 된다. *^^*

모닥불 옆에 앉아 있는 소년들에게 잘생겼다고 칭찬해 준뒤 미가 생선 한 마리(멸치크기다..)를 얻어 구워먹었다. 소금이 없어서 맹맹하나 깨끗한 맛.

류제열 : 다시 출발이다. 어제 이 지점부터 카약킹하여 도착점까지 팔 빠지게 열나게 가던 그 거리를 튜브로 가야 한다.
(와르르.....) 모두 춥고 그늘져서 괴로왔지만  어쩔 수 있나? 열심히 열심히 저어서 오는데 의외로 빨리 오는게 아닌가? 이상타. 어젠 배타고도 팔 빠질 듯 했건만 오늘은 튜브로도 힘 안들이고 오다니. 아무래도 한가하게 풍경을 보고 오니까 덜 심심해서인듯. 카약탈 때는 노만 젓고 경치를 볼 수 없었는데 튜브는 이런 저런 경치, 강변 사람들, 아이들 수영하는 것 등등을 보고 오니까 오히려 더 수월한 것 같다. 이래저래 해서 럭키 레스토랑 앞에 도착(오늘 아침의 그 섬.) 해안이는 어제 산 신발이 또 끊어졌다. (세상에 하루만에..) 모두 튜브들고 사무실 앞까지 질질 끌고가서 주고 오는데, 영락없이 왕위앙 도착했을 때 튜브끌고 오던 외국인들 꼬락서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신발가게에서 해안이 신발을 보여주니 금방 바꾸어 준다. 신발 바꾸고 과일을 몇 산뒤 숙소로 가서 휴식.

저녁식사는 게스트하우스 앞의 그 맛있는 집에 주문을 해 놓고 경아씨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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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 미용실에서는 몹시 조심스럽고 주저하는 모습으로 일일이 나에게 물어보는 관계로 과감히 숏컷을 하려던 나는 그냥 평범한 모습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오 여자들은 모두 머리가 길었다. 우리 옛 모습 그대로. 그러니 외국 숏커트 한 여자 머리가 수월하겠는가. 이런 시골 구석이 외국인들이 쏟아지는 관광거리가 된 것도 신기한데... 이해된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고기국수 무침의 아침, 곱창은 정말 으악!) 폰 투어에서 준비한 칵테일 파티~ 선생님 둘은 숙소로 가고 나머지 여섯명이 모여 이야기하며 놀았다.
류제열
: 칵테일은 다 마시면 곧 부어준다. 술이 취할 정도..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10시 경 파하고 맥주와 라오라오를 사서 숙소로 들어가 고기국수무침 먹고 경아씨는 곯아 떨어졌다.

그런데 이 라오라오는 정말 아니올시다다. 우웩하는 느낌.  하루를 더 있을까 아침에 생각했지만 원없이 놀았으므로 그냥 내일 떠나기로 했다. 다음에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에 올 때에도 지금의 이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왕위앙 투어의 현실*

여행책자에 보면 Mr.폰 투어가 6달러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12달러이며 책자와는 달리 투어 내용도 축소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스터 폰 투어 이후에 투어 회사가 난립하면서 왕위앙 당국에서 제어를 건 듯 싶습니다. 카약킹이나 트레킹 투어를 하면서 다른 투어 팀들을 못 만난 것으로 보아 일정 수준의 제어가 가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뭐, 이런 제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어 회사의 경우에도 10여개의 회사가 6:4로 뭉쳐 날짜를 정해 2로테이션으로 투어를 하게 되어 있다네요.  그니까 투어가 겹치지 않고 해당 날짜에는 한 가지 투어만 있게 되는 거겠지요. 필요에 따라 관광객들을 연합시키는 방식으로요.

크게 왕위앙 투어는 다섯가지입니다. 반일 튜브, 반일 카약킹, 1일 카약킹,1일 트레킹, 1박 2일 트레킹으로 나누어 지겠네요. 각각의 투어는 겹치지 않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투어를 소개하지요.

[반일 튜브, 반일 카약킹] 3-5달러
툭툭을 타고 강의 상류로 일정 구간 이동후 튜브, 또는 카약을 타고 내려오는 투어입니다. 보통 3-5달러

[1일 카약킹] 12달러
1. 툭툭으로 상류로 이동한 뒤 카약타고 내려오다가 동굴 두 개쯤 탐사합니다 (평범하지만 우리나라 동굴쯤은 아닙니다. 후레쉬 가지고 들어가니까요)
2. 카약타고 내려오다가 점심먹고 7-10미터 다이빙하고, 수영하고 놉니다.
3. 또 카약타고 내려오다가 다이빙 그네를 탑니다.
4. 카약 타고 왕위앙 시내로 이동합니다.

[1일 트레킹] 10달러
1. 툭툭으로 좀 더 상류로 이동한 뒤 몽족 마을을 방문하고 수중동굴로 갑니다. 징한 동굴탐사후, 가벼운 코끼리 동굴을 보고 몽족 마을에서 식사.
2. 식사후 동굴 1-2개를 보거나 그냥 지나치거나 하고 툭툭을 타고 튜브 타는 곳으로 갑니다
3. 튜브 타고 왕위앙 시내로 이동한뒤 종료

[1박 2일 트레킹]  24달러
1일 트레킹과 1일 카약킹이 함께 모여 있는 투어로서 좀 더 먼 마을까지 이동하며 중간에 소수민족 마을에서 1박을 합니다. 여행정보 책자에 비교할 땐 무지 비싸고 아깝지만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라면 왕위앙과 그 주변을 짧은 시간에 만끽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왕위앙에 조금 있을 사람은 하지 마실것.

결국 값은 비싸지고 투어내용은 축소된 것인데요, 왕위앙 당국이 비싸진 부분을 세금으로 받는다면 이의가 없겠지만 과연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그래도 여행자 입장에서는 내용에 비해 비싸지는 않은 투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