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여름여행 - 6일째. 고비투어

 

8월 3일 (화). 고비사막 투어

  • 오늘의 일정!
    차간수바르그 - 차간소락 - 달란자드가드

아침 7시에 일어나 앞에 보이는 산을 향해 걷는다. 막 해가 올라와 그림자가 길다. 산밑까지 걸어서 15분이다. 바람이 불어 시원한 산자락 안쪽에서 볼일도 보고 사진 찍고 앉아서 쉬었다. 저절로 명상이 되는 곳이다. 사실 이곳은 어디나 그렇다. 멀리 어제 보았던 호텔이며 언덕들이 있다. 너무 시원하고 평화로워서 계속 앉아 있고 싶었지만 모두들 자는데 살짝 나온 터라 걱정할까봐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15분을 걷는다. 작게 보였던 집이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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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밥을 먹고 있다. 소시지를 넣어 끓인 찌개는 맛이 희한하다. 약간 양 냄새가 풍기니 어제의 아룰이 떠올라 영 냄새가 그렇다. 식구들과 인사하고 13살짜리 딸에게는 슬쩍 펜을 주었다. 9시 넘어 출발. 허허벌판에 풀이 약간 있거나 없거나 한 풍경의 사막을 가로질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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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랜드 캐년 비슷한 근사한 풍경이 나타나 잠깐 세워 사진을 찍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차간 소락'이라는 유명한 장소여서 아저씨가 그 위쪽으로 차를 몰더니 세운다. 당연히 신성한 장소이다. 붉은 바위들은 '울란 샤르'라고 하는데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기사님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출발하여 달리다가 길도 물을 겸 겔에 도착했다. 아기 염소와 아이들이 많다. 일종의 여행자 숙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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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차간소락에서_굽어보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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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차간소락_울란샤르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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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길을 달리다가 잠깐 멈춰 차를 식히기도 한다. 멀리 지열이 구불구불 대기를 흔들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신기루가 보였다. 지평선 끝자락의 언덕이 섬처럼 뜨고 아래는 파란 물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다 위의 섬 같다. 정말 신기하다! 목마른 사람들은 저 풍경을 보면 얼마나 애가 탈까?

0803.차간소락에서_아저씨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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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사막의_우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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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병희씨_물푸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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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사막의_아이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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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말_물먹이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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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가 넘어 멀리 제법 큰 도시가 보이는데 벌써 달란자드가드라고 한다. 오믄고비 아이막의주도이므로 우리가 기다렸던 목욕탕과 시장이 있는 곳이다. 만달고비보다는 훨씬 크다. 외곽에서 3000원 짜리 숙소인 겔에 들었다. 6인 침대가 있는 큰 겔이고 전기불도 있다! 물론 전압은 250V이므로 충전 불가능이다. 주인이 차도 주고 꽤 친절하다. 물론 물은 없다. 밥을 해서 소시지, 김치와 먹었다. 기사님도 잘 드신다. 설거지도 역시 휴지로 닦고 스님 식으로 소량의 물을 이용해 행군다. 아저씨에게 박물관, 목욕탕, 시장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이곳 주 박물관은 규모가 작지만 울란바타르 보다 알차고 나았다. 게다가 여직원이 빈약한 영어이지만 설명을 해주었다. 사실은 손님이 없어 각 실의 불을 켜고 끄기 위해 따라다닌 것이다. 그래도 설명이 어디냐! 각종 장신구와 마구들, 30년대 초, 몇 채 안 되는 겔이 있던 달란자드가드의 사진, 지도자들의 사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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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니 아저씨가 안 계셔서 10분쯤 앉아 있었다. 서부극에나 나올 법한 황량한 사막의 도시이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도 꼭 빈 도시처럼 사람이 별로 안보였다. 더워서 한낮에는 잘 안 움직이나보다. 스산한 풍경에 시간이 멈춰진 듯한 나른한 오후이다. 햇볕에 나갈 엄두가 안 나지만 그래도 그늘은 시원하다.

다음은 공중 목욕탕이다(800원). 건물 안에 바닷가 샤워실처럼 되어 있어 한 칸씩 들어간다. 따듯한 물도 잘나오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제법 훌륭했다. 사막에서 이렇게 물을 쓰다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대충 빨래도 하고 나왔다. 사람이 우리 밖에 없다. 이 큰 도시에 목욕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거의 안 씻는다는 얘기다.

다음 차례는 시장('자흐'이다. 처음에 '자크'라고 하니 아저씨가 계속 없다고 한다. 주도에 시장이 없다고? 알고 보니 자크는 모퉁이를 뜻하는 것인 듯하다)이다. 복사해 온 여행기에 이곳에는 과일 한 쪼가리도 없어 당근을 사먹었다고 했다. 야채 음식과 과일이 있어야 하는 나는 참 어려운 여행이다. 그나마 김치가 있어 살고 있다. 단층, 2층 건물의 시장과 바깥 노점이 있다. 정말 시골이다. 바깥 노점에 수박은 몇 개 보인다. 건물 안에서 귀한 사과 봉지를 발견하여 얼른 샀다(800). 나머지 한 봉지도 금방 팔렸다. 빵 1개(350), 아이스크림(100), 맥주는 하이트, 카스를 샀다.

6시 반에 겔에 도착하여 빨래를 널고 맥주 마시고 모두 쉬기로 했다. 책을 보다가 잠이 들만 할 때 모두 배고파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기름을 얻어다 볶음밥을 했다. 재우씨가 보크라이스를 가져와서 김치와 같이 넣어 만들어 먹었다. 차 마시고 감자도 쪄 먹고 후식으로 사과도 먹었다. 잘 씻고 잘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사막에서 목욕하고 빨래하고 김치 볶음밥에 과일, 감자까지 쪄 먹으니 이런 호사가 없다.
바로 옆의 사막으로 해지는 것을 보러 나갔다. 기사님이 앞에 보이는 산이 크게 세 덩어리인데 길이가 200Km란다. 돌아 와서 아깝지만 상한 냄새가 나는 소시지는 개를 주었다. 병우씨가 찍은 염소 젖짜는 비디오를 구경하고는 이 닦고 자려고 준비했다.

10시 30분에 외국인들 여자 둘이 나타났다. UB에서 같은 날 출발한 외국인들이다. 차는 사막에 고장나서 멈춰 서있고 남자들이 남아있는 채로 둘만 다른 차를 잡아타고 우선 기사와 도착했다. 기사는 우리 기사님과 다시 떠났다. 2개월 간 여행 중인 벨기에 처녀와 5개월 여행하는 미국 처녀이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 안쓰러워 쵸코파이를 주고 뭘 더 주려 했더니 일행이 같이 오면 먹겠다고 한다. 얘기하다가 12시가 넘어 들어가 자기로 했다. 사막에 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스러울까. ?이 오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우리 차가 고장난 차를 견인해 왔다. 술 취한 몽골인 세 명을 중간에 태워 주었는데 음식 달라고 하는 등 계속 주정을 해서 더 힘들었다고 한다. 두 명의 외국 남자는 몹시 지쳐 보인다. 차는 내일도 못 가고 여기 있어야 한다. 이 차를 우리가 타게 되었더라면 나는 흡수굴에 갈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기사님은 우리보다 훨씬 늦게 주무셨다. 하늘의 은하수도 더 잘 보이고 위성이 움직이는 것도 보였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려니까 달이 휘영청 높이 떠 사방이 밝고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