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미얀마여행 - 방콕 일곱째날

 

2005년 1월 7일.  방콕

  • 오늘의 일정! : 콩동박물관(시리라즈병원) - 파수멘 거리 로띠 마타바 - 운하보트 - 방까피 - 수쿰윗아랍인거리(나나누아 선착장) - 카오산

시끄러운 후아유

게바라 : 새벽에 모기 때문에 잠이 깨었다 한쪽 팔목 부근만 6군데를 물렸다. 팔에 병이 난 줄 착각할 만큼 아파서 깨어나 보니 그렇다. 세상에! 방문을 활짝 열어 놓고 불을 끄고 자고 있었다. 일찍 잠이 들어 이렇게 자는 줄 몰랐었다. 다행히 없어진 물건은 없다.
모기를 잡고 자려고 책을 폈다. 그 시간에도 외국인들은 서성거리고, 여전히 음악소리도 들리고, 후아유도 운다. 모기 잡기가 어려워 한참 방콕 책을 보다가 자버렸다. 상당히 후덥지근한 밤이다. 열대지방은 북향이 최고인 듯하다.
시계를 벗어 둔 곳을 몰라 자다 보니 9시 반이 되었다. 류선생은 후아유 때문에 진즉 일어났단다. 너무 신경이 쓰여 비비탄 총이 있으면 쏴 버리고 싶다나....  짝짓기 철인가 보다. 외국인들이 밤새 안자고 난리를 치니 후아유도 힘들어서 더 저러는 거다. 백인들의 난리굿이 참 지겹다 우리도. 카오산을 피해 조용할 듯한 이곳으로 왔건만 여기도 일년만에 거의 카오산스러워 졌다. 놀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어쩌면 그렇게 잠을 안자고 노냐... 아침에 나가면 할랑하고 좋다. 다 자느라고. ^^;;

맛있는 프란녹 시장의 식당

느적거리다가 10시 30분에 출발. 걸어서 시원한 TAT에 들러 지도 몇가지 구하고 고대도시 무엉보란에 대한 정보도 구했다. 쁘랏짠 선착장 앞의 식당에 갔으나 문을 닫아서 게, 새우 튀김만 사고 먹자골목의 마땅한 곳을 찾았다. 여학생들이 왁자지껄 모인 품을 보아 뭔가 맛이 있을 듯한 작은 식당에 들어갔는데 냉방이 되어 시원했다. 분식집 같은 곳이었는데 뭘 시킬지 몰라 "I'm sorry!"를 연발하며 여학생들의 음식을 살펴 본 후 같은 것을 주문했다. 애들은 재밌는지 우리를 보고 웃고 난리다. 해안이는 마카로니 케찹 볶음. 마치 우리 떡볶이 같은 맛이다. 나는 꽤 맛이 좋은 볶음밥, 류선생은 얼결에 시키고 보니 선짓국이 되었다. 사실 말을 안하고 먹고 있어 그렇지 찜찜한 엽기 박물관에 갈 사람에게 선지에 내장이라니.... 좀 으악이지 않는가... 서로 묵묵히 먹었다. 나와 해안이는 값도 싸고(25 정도) 만족스러운 식사였고 류선생은 아니었다.


 

콩동 해부 박물관

배타고 그 병원의 콩동박물관. 콩동은 이 병원에서 일했던 외국인의 성이다. 하필이면 12시가 되어 점심시간. 병원 건물 중 시원한 곳을 찾아 가운데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 쉬었다. 가끔 이렇게 노닥거리며 쉬는 시간이 생길 때가 참 좋다. 긴 의자에 앉아 바나나 나무가 드리워진 정원을 바라본다. 우리 교실에서 열심히 키우는 식물들도 여기서는 흔하다. 그늘에 있으면 열대지방 같지 않게 퍽 시원한 바람이 분다. 시원한 음료도 사다 먹고 노닥거리다 보니 금새 1시가 넘었다.

아나키 : 기다리다 보니 너무 찬 것을 많이 먹었는지 배가 아파왔다. 어제 갔던 의학박물관 건물이 신건물이라 깨끗한 거기서 해결. 잘 닦아 놓은 화장실 바닥을 내 더러운 샌들로 더럽히니 미안할 따름이다. 샌들이 맛이 갔는지 경아씨와 내것 둘다 발에 시커먼 물을 들인다. 작년에 짜뚜짝에서 200밧씩 주고 산 Teva 샌들인데 아무래도 가짜였던 것 같다. 다른 외국인들 신고 있는 것과 성능에서 차이를 많이 보이고, 허술하다. 짜뚜짝에서 이 Teva 샌들 사면 안된다.

게바라 : 콩동박물관은 무료이며 가방까지 보관함에 넣어둘 수 있다. 입구부터 몇 센티미터 정도의 두께로 세로로 길게 떠놓은 사람 내장과 뼈의 측면 모습이 보인다. 마음은 다져 먹고 왔지만 또 무엇을 볼지 긴장되는 순간이다. 샴 쌍둥이가 보다 다양한 종류로 자세히 전시되어 있다. 이 아기들은 어쩌다 이런 모습으로 태어나 내장이 다 보이는 채로 포르말린에 들어간 신세가 되었는지. 사람들이 각종 인형이나 돈을 놓아두기도 한다. 머리가 붙은 애들, 머리 둘에 몸 하나, 등이 붙은 애들, 뇌가 없이 머리가 찌그러든 애들 등 모양도 너무 다양한 기형아들이 많이 있다. 여러 동물의 태아들이 날짜 수대로 있어 초기에는 모두 비슷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녀의 전신을 군데 군데 잘라 열어 놓은 모습도 있다. 전체 시신이다. 죽은 후의 인간의 모습은 실로 아무것도 아니다. 머리털과 눈썹의 털이 그대로 송송하게 살아있는 느낌인데 포르말린 용액 속에 누워있다니. 인간의 아름다움이나 겉치장, 살이 쪘느니 말랐느니 하는 것이 다 무어란 말인가. 그저 우리와 우리 애가 정상이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뿐이다.
각종 장기와 뼈들도 신기하지만 이곳에는 자신의 몸을 기증한 분들의 사진과 해골이 전시된 곳이 따로 있다. 그중 어떤 분은 꽤 높은 신분이었던지 다른 분들과 관의 크기나 주변의 모습이 달랐다. 있는 분들이 이럴 수 있는 사회 분위기나 이런 박물관은 역시 불교국 중에서도 태국이라서 가능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죽은 후의 육신은 실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뱃속의 태아부터(날짜 별로 배열해 가면서) 어린이, 기형아들과 다양한 시신의 형태들을 볼 수 있어 참으로 경건하게 느껴지면서도 충격적인 그런 곳이 이 박물관이다. 엊그제도 그랬지만 어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와서 아무렇지 않게 구경하는 사회 분위기가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부럽다. 내부의 모습을 찍을 수가 없어 아쉬웠다.

로띠 마타바

나와서 쁘란녹(시리라즈) 선착장. 시장 안에서 바나나를 사고 우리 숙소 프라아띳 까지 가는 배가 있어서 탔다. 나와서 로띠집에 갔다. 론리 플래닛에 이 집의 일하는 아줌마 얼굴이 찍힐 만큼 유명한 집이다. 쥔장이 인도에서 오신 분이다. 작은 인도 할머니가 앉아 계셨다. 탄두리 로띠와 생선 오뎅 로띠를 시켰는데 맛은 호떡 또는 튀김만두 맛으로 인도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별로 였다. 단 얼음과 물을 공짜로 줘서 좋았다.

운하특급 지도만들기

지름길로 열심히 걸어서 운하특급을 탔다. 오늘은 이 라인의 종점까지 가보기로 했다. 15B 짜리 표를 사고 늘 내리던 빅C 앞에서 배를 갈아탄 후 하염없이 달리는 거다. 중간에서 왼쪽으로 꺾이며 계속 달리는데 물은 점점 냄새도 나고 짙은 녹색 빛을 띄며 더럽다. 총 1시간을 달렸다. 어제 우리가 버스를 기다리느라 몸부림쳤던 아랍인 거리, 나나역 부근도  지난다. 이 운하특급을 몰라 그 고생을 했던 것이다.

방가삐라는 곳, 방콕의 외곽지역이며 종점인 장소에 도착했다. 차장들이 망을 걸어 놓고 누워서 쉰다. 먹을 것들도 파는데 사탕수수 즙도 무척 쌌다. 주택가 부근을 구경했는데 새로 짓는 작은 아파트들이 많다. 다시 배를 타고 오는데 아저씨가 터프해서 몹시 거칠게 몰아 똥물이 많이 튀었다. 참다운 '똥물 후룸 라이드'였다. 가끔 이렇게 운전하는 것이 큰 기쁨인 분들이 있다. 나나누아 선착장에 내려 10분 간 걸어서 아랍인 거리의 맛있는 케밥집에서 케밥 2개를 산 후 다시 운하특급을 타려고 걸어서 선착장.

아이들이 이 물에서 수영을 하고 다이빙을 한다. 옆에는 일회용 아기 기저귀가 떠다닌다. 빅C 앞에서 갈아타고 카오산에 내려 걸어 들어오다가 미얀마 비자를 찾았다. 씻고 케밥을 먹으니 역시 맛이 최고다. 이 중국인스러운 부부인지 남매인지 두 분은 이렇게 맛있는 케밥을 만들면서도 표정이 몹시 우울해서 부담이 되는 분들이다. 장사를 잘하려면  필히 표정이 좋아야 함을 느끼게 해준다. 꼭 장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밝고 싹싹한 표정의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보트에서 내려 걸어오다가 석양이 아름다워 사진을 몇 컷 찍었죠..)

류선생과 해안이는 미얀마 정보를 구하려 인터넷하러 갔다. 음악이 시끄러워 신경 쓰인다.

오늘의 BEST : 콩동 해부 박물관, 운하특급

오늘의 WORST : 없음

오늘의 예산내역

제목 세부내용 총금액
교통비

보트(강건너는) 6, 보트18(시리라즈→파아팃), 운하보트 26 (방까피→나나),
운하보트 45(골든마운트→방까피 15*3명), 운하보트 18 (나나→골든탑)

113밧
숙박비 390 (쭈욱..그방) 390밧
군것질

바나나 20, 음료 29(패밀리마트) ,게튀김 40, 사탕수수 쥬스 40(2병),위스키 80, 군것질 68, 차 20, 과일 10, 오믈렛 10, 수박 10, 메콩 75

402밧
식비

아침 91 (프라짠앞 에어컨분식집 마카로니,선지국,볶음밥 각 25, 차2잔 16)
점심 75 (로띠마타바 로띠2개 60, 마타바 1개), 저녁용 케밥100 (2)

266밧
잡비 인터넷서핑 24 (45분) 24밧
관광비 콩동박물관(무료) 0밧
총 합계 1195밧 (3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