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미얀마여행 - 만달레이 1일 투어

 

2005년 1월 10일.  만달레이

  • 오늘의 일정! : 만달레이 1일 투어 (쉐인빈 - 목공예장 - 암라푸라의 파토도지 - 우뻬인다리 - 마하무니 퍼야 - 보트 티켓 사무소 - 만달레이 힐 - 숙소 - 야시장)

공짜 스낵은 없어

게바라 : 4시에 어딘가에 섰는데 해안이와 나는 정신 없이 자다가 깨서 도저히 나갈 상태가 아니었다. 류선생이 자꾸만 밖에서 불러 나가 보니 바로 그 스낵을 준단다. 작은 분량의 국수와 콩을 얹은 찰밥을 시켰는데 맛이 좋다. 하지만 열심히 먹고 나니 돈을 내란다(700). 진정 스낵은 없었던 거다! 차안에서 물수건을 돌렸는데 손을 닦고 아침 먹으라고 서비스해준 것을 류선생이 그 작자들의 말을 믿고 언제 스낵을 주나 하다가 이것이라고 판단했던 거다. 모두들 열심히 먹는데 우리는 공짜를 안 먹고 잔다고 생각했으니 얼마나 안타까웠겠나. 어쨌든 싸고 맛있게 먹었다.


 

만달레이로 들어가면서

6시 반에 내리게 하더니 약간의 신분검사를 한다. 만달레이 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가이드겸 미얀마어 선생을 한다는 젊은이가 다가왔다. 8년간 스님이었다가 그만 두었단다. GH를 소개해 준대서 같이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로얄 GH, 깔끔하고 좋으며 무엇보다 가격도 싸다. 일단 마음에 들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나일론 GH를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이곳도 깨끗하고 매우 좋았으나 우리는 로얄로 가기로 했다. 6$에 아침식사는 2인분만 준단다. 비록 바깥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지만 뜨거운 물도 나오고 아주 깨끗하다. 소개해준 사람이 무료로 가이드를 해준다고 했지만 우리끼리 다니고 싶다고 했더니 하루 투어를 같이 해줄 택시기사를 소개시켜 준다. 비용은 9,000짯이다. 방은 노란색과 푸른색으로 칠해진 희한한 방이다. 나름대로 분위기가 특이하고 괜찮다. 8시 10분에 숙소에 들어가 샤워하고 씻은 후 바로 9시에 나섰다. 나일론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택시는 툭툭처럼 되어있는데(만달레이 택시는 이런 형태이다) 뒷자리는 서로 마주보고 앉게 되어있다. 매연을 어찌나 뿜는지 그 연기가 우리에게로 다 와서 숨쉬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래도 운전 기사 아저씨는 순박한 얼굴에 영어도 약간 되는 마음에 드는 분이었다. 우선 환전을 하러 여러 군데에 들렀으나 870정도를 부른다. 환율이 낮다고 생각한 기사 아저씨는 다른 중국인 가게에 들렀는데 그곳의 환율은 880이다. 그곳에서 다시 100달러 환전을 했다. (그 시기에서 적절하면서 유리한 환율이었다. 나중에 양곤가서도 880밖에 안되었다.)

쉐인빈사원

처음에 간 곳은 쉐인빈 사원. 170년 전에 지은 나무로 된 사원이다. 검붉은 빛의 티크목이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높은 곳에 마루를 얹어 그 위에 사원을 만들었다. 왕이 쓰던 공간을 사원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린 정령(낫)부터 나이든 노인 정령까지 귀엽고 개구쟁이 같은 표정들, 내부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각 등 멋있는 사원이었다.

사원의 스님을 만났는데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몇 년 전에 한국인 신도가 거액의 돈을 기부하고 갔단다. 사원의 앞쪽 난간에서 작고 예쁜 뱀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야생처럼 뱀이 돌아다니는 사원이라니. 오래된 나무와 아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았다. 귀여운 뱀을 더 관찰하고 싶었으나 이 녀석이 슬그머니 아래로 사라져 버린다. 한때는 뱀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이 얼었는데 베트남에서 큰 구렁이, 파에돈을 만져 본 후로 선입견이 없어졌다. 실크 같은 감촉에 별로 차갑지도 않았다. 다음은 나무 조각을 하는 집에 들렀다.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한다.

만달레이 교외 암라푸라(Amrapura)

교외로 나가 암라푸라의 파토도지에 갔다. 거대한 파고다가 하얗게 서있다. 주변에 멀리 연못(큰 호수을 연못이라고 부르다니 그 개념이 놀랍다)이 햇살에 잔잔하게 반짝이고 사람들이 뭔가를 줍고 있다. 탑으로 올라가는 문이 한곳 열려 있었지만 여자는 올라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나무 밑에서 쉬었다. 솔솔 바람도 불고 누워있는 대나무 의자는 편했다. 졸던 고양이가 발밑에 와서 부비댄다.

그사이 류선생과 해안이는(자기는 어린이이지 레이디가 아니라고 우기며 올라갔다) 위쪽에 가서 사방에 솟아있는 멋진 탑들의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무지하게 멋졌다나. 왜 여자를 차별하고 난리인지.... 부처님의 뜻이 이런 것은 아니데 말이다. 나와서 따웅따만 연못에 가보았다. 햇살이 비치며 평화롭게 뭔가를 채취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우리도 물에 들어가 보자면서 가 보았다. 그러나 이 연못의 실제 모습은 정반대였다. 가까이 가보니 물은 무지 더러웠고(지저분한 녹색으로 들어가 보래도 들어가기 싫은 느낌의), 사람들이 줍는 것은 조개 따위가 아닌 죽은 작은 물고기... 때로 머리가 떨어진 놈들도 있다. 뭐 새우를 잡는 것 같기도 한데 새우는 보지 못했다. 오염 때문인지 건기 때문인 탓인지는 모른다. 멀리서 보는 모습과 현실이 이리도 다르다니.

차를 타고 유명한 우베인 브릿지 밑에 왔다. 상당히 길고 멋진 나무다리로 티크목을 박아서 기둥을 세우고 나무를 깔았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보수 중이다. 뜨거운 햇볕 속을 걸어서 연못을 가로질러 건너본다. 주변 풍경이 너무도 고요하고 아름다워서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관광객도 많은 곳이고 중간 중간에 그늘을 만들어 쉬는 곳에는 장사치들이 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기사 아저씨가 이곳은 비싸니 시내에서 먹자고 한다.


 

마하무니 사원은 별로였어요

차를 타고 옷감을 짜고 천을 파는 집에 들른 후 마하무니 사원에 갔다. 정문에서는 돈을 받지만 측면으로 들어가면 무료. 입구부터 상점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이 무척 많다. 이곳의 부처가 영험하다나. 한마디로 정신을 쏙 빼놓는 복잡한 곳인데 처음부터 웬 아줌마가 다가와 해안이에게 작은 부엉이 인형 두개를 안 받는다고 해도 억지로 선물이라고 주더니 계속 따라 다닌다. 본존에는 여성은 접근이 안되며 멀리 바깥 쪽 카펫에 앉아 기도해야 한다. 들어갔다 온 류선생이 거의 금으로 떡칠한 부처가 있단다. 계속 개금 중이어서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고. 경비인지 뭔지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류선생에게 금박 몇 개 붙이게 하고는 따라와 도네이션 어쩌구 하며 보시를 하라 해서 1,000짯을 주었는데 통에 넣는 것이 아니라 활짝 째지게 웃으며 자기 주머니에 쏙 넣어 버리는 거다. 황당하고 기분이 나빴다. 졸지에 빼앗긴 것이 억울해 류선생은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서 꼭 보시해 달라고 주문을 하고 돌아왔다.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게다가 그 장면을 보고 있던 부엉이 준 여자는 계속 우리를 쫓아다니고 있던 모양인데 갑자기 다가와 먹는 시늉을 하며 뭔가를 달라고 했다. 거절하고 돌아왔다. 참으로 세속적인 사원이다.

처음 먹어본 미얀마 정식

아나키 : 점심식사를 하러 시내 유명식당에 갔는데 반찬도 많고 꽤 비싼 식사였다(1인당 요리 한가지 1100짯, 하지만 나중에 보니 미얀마 정식(正食)은 보통 이 가격이었다). 역시 밥과 국, 기본 반찬에 자기가 주문한 요리를 하나 시켜 먹는다. 부족한 밑반찬은 계속 보충해 주어서 많이 먹었는데 비기가 무섭게 추가를 해 주는 바람에 너무 배가 불러 오히려 기분이 안 좋을 정도였다. (반찬으로 나온 옥수수죽은 맛있었다)

미얀마 정식을 처음 먹었는데, 너무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밥+국+기본반찬(무료,계속공급)+일품요리로 이루어진 정식은 우리나라 한정식을 연상케 한다. 국 또한 콩을 주원료로 한 국이라 된장국 또는 김치국 풍이 나며 반찬에는 백김치도 있다. 인도음식의 영향도 받았을 것이지만 인도식 정식인 탈리와는 맛이 매우 다르며 우리나라 간장 닭찜 국물 같은 기름기 많은 국물을 커리라고 부르는데, 인도식 커리를 생각하면 안된다.

바간가는 배를 예약함

식사 후 택시기사에게 부탁하여 바간가는 배표를 예약하러 티킷 사무실에 들렀는데, 배값은 좀 비싸다. 익스프레스와 슬로우 보트가 있는데 익스프레스는 16달러, 슬로보트는 10달러 정도다. 우리가 잠깐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사이 티켓사무실 아저씨와 해안이가 뭔가 두런거리면서 논다. 아저씨가 해안이를 불러 시를 가르쳐 주었는데 멋진 시였다.
When I was twenty years old, I know everything,
When I was fourty years old, I know something,
Now I am sixty years old, I know nothing,
What Am I? I am Nothing.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뜻의 시였는데 소크라테스의 명언 -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한 가지만을 안다 - 이 생각나는 시였다)

우리는 익스프레스 보트를 타고 가기로 결정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저씨에게 달러 잔돈이 없댄다. 어찌할지 물어 보니 예약을 해 주겠노라 한다. 내일 아침 보트타는 곳에서 직접 사라고 하면서 노트에 우리 자리를 표시해 놓는데 참 친절하게도 대해 준다. 한국인이라고 하니 더욱 친절한 듯하다.

정신없는 해안이를 찾아서

게바라 : 티켓 사무소를 나와 불상에 붙이는 금박 만드는 곳에 들렀다가 간 곳은 만달레이 힐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올라가기가 아득해서 사실 모두들 주저하며 안 가려 했는데 기사 아저씨가 너무 당연하게 가는 것으로 생각해서 그냥 잠깐 올라가기로 했다. 그런데 힘이 뻗치는 해안이가 앞서 가더니 사라져 버렸다. 처음에는 우아하게 천천히 가다가 졸지에 죽어라고 막무가내로 올라가는 처지가 되었다. 갈림길까지 있는데 사라졌으니 주변에 인상착의를 말하니 계속 올라가라는 표시를 한다.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정신 없이 맨 꼭대기까지 갔다. 안타깝게도 주변의 아름다움을 즐길 경황이 없었다. 넓은 평지에 멀리 산들이 약간 보인다. 언덕 위에서 보는 만달레이는 상당히 멋있다. 그러나 사진도 안 찍고 다시 딸을 찾아 내려온다. 다시 물으니 이번에는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고 알려준다. 인상이 특이해서 그나마 기억이 잘되는 아이라서 다행인 셈이다. 참 겁도 없고 대단한 딸이다. 결국 한참 내려가다가 다시 우리를 찾아서 올라오는 딸을 만났는데 된통 야단을 맞았다.

너무 힘이 들어 아저씨가 뱀 사원에 가자는 것을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택시기사에게 아침 일찍 나올 수 있냐 물으니 된다고 하는데 좀 비싸다. 하루종일에 9000짯이었는데 보트 선착장까지 2000짯을 달랜다. 비싸다고 하니, 새벽에 나와야 하므로 그렇다고 하는데 그냥 주기로 했다. 쉬다가 저녁 때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제 2의 도시라는데 만달레이는 전력사정이 안좋은지 무척 어둡다.

만달레이 야시장

아나키 : 저녁에 숙소에서 씻고 참참이 걸어나왔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것이 미얀마 제 2의 도시가 맞나 싶다. 길거리에서 옥수수 구이를 팔길래 사 먹어보니 맛이 너무너무 달고 연하고 좋다. 옥수수를 사탕물에 담갔다 꺼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옥수수가 너무 맛있어 해안이는 가지만 남기고 싹~~ 깨끗하게도 먹었다. 지도를 보면서, 아니면 물어서 야시장까지 걸어나와서 시장 구경. 점포마다 약간은 침침한 형광등을 달아놓고 이것저것 많이도 판다. 생각보다 사람은 많았고, 물건의 질은 비록 조악하지만 파는 종류는 많다. 조금 걷다가 국수 좌판에서 200짯 하는 국수 하나 시켜 맛을 보고 조금 가다가 또 스프링롤 튀김좌판에서 커다란 스프링롤 튀김 두 개 (하나에 75짯)사먹고 즉석라면 튀김 하나 사고 시장구경을 계속했다. 근데, 이 라면 튀김 대단하다. 즉석에서 밀가루 반죽하여 얇게 말아서 자그마한 기름냄비에 졸졸 넣으면 라면 튀김이 된다. 맛도 담백하고 한봉지 백짯밖에 안하는데 들인 노력에 비해 값이 너무 싸다 싶다.

시장을 걷다가 한국인 단체여행객 발견. 아무래도 아까 우뻬인 다리에서 인사했던 분들인 듯.  혹시나 해서 토니여행사에서 오셨냐고 물으니 가이드분이 정범래 사장님이다. 양곤에서 토니여행사 찾아갔을 때 전날 한국에서 오신 교사들 인솔하시고 떠났다던 분을 이렇게 만달레이 야시장에서 보다니... 아직까지는 한국인들이 미얀마로 투어 오는 일이 적으니 이런 우연이 있지 싶다.

시장에서 손톱깎기 사고, 아까 옥수수 노점에서 하나 더 산 뒤 오는 길 모퉁이에서 바나나와 짜이를 사들고 숙소로 와서 쉬었다.

이 바나나.. 상당히 굵고 짧다. 그리고맛이 '밥맛' 이다. 말 그대로 '밥' 말이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프런트에 모닝콜을 부탁했다. 공짜로 주는 아침을 못 먹는 것이 아쉽다.

(터미널에서 시계탑 -로얄GH부근 시내 중심가- 까지 오는 적정 요금이 2500짯 정도입니다. 되도록 다른 사람 대동하지 말고 오시길. 커미션이 걸려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오늘의 BEST : 대절 택시기사, 로얄GH, 쉐인빈 사원

오늘의 WORST : 사원초입부터 맨발로 다녀서 시커매진 발바닥, 여자 금지, 과다한 점심식사, 마하무니 사원의 경비아저씨.

오늘의 예산내역

제목 세부내용 (이하 짯) 총금액
교통비

택시 2500 (터미널→숙소)

2500짯
숙박비 로얄 GH 6$ (더블팬룸) 6달러
군것질

옥수수 300짯(3개), 짜이 200짯, 과일 150, 튀김 200, 라면 100, 바나나 300
스프링롤 150 (75*2), 물 150

1550짯
식비

아침 700 (버스정류장서 먹은 국수200*2, 밥 300)
점심 미얀마 정식 5600 (개인당 요리 1100, 미얀마맥주 1명 1200, 밥 무료)
저녁 만달레이 야시장 국수 400 (200*2)

6700짯
잡비 도네이션 1110짯. 손톱깎이 200 1310짯
관광비 가이드 택시 투어 9000짯. 9000짯
총 합계 21060짯+6달러 (3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