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미얀마여행 - 바간자전거투어

 

2005년 1월 13일.  바간

  • 오늘의 일정! : 이자고나사원-탐불라퍼야-퍼야똥주-미나투마을-슐레마니-다마양지-쉐산도-탑빈뉴-야옹이네마켓

모힝가는 결국 국물이 있는 국수다!

아침 식사에 어제 말한 대로 모힝가가 올라오는데 옆 식당에서 사오는 것 같다. 비빔국수위에 땅콩가루와 소스가 덧붙여져 매우 먹음직스럽다. 우리가 어제 시장에서 먹었던 비빔국수풍이 난다. 오호라, 요것을 모힝가라 하는고나. 푸짐한 비빔국수가 맛깔스럽게 올라 오자 옆 자리의 서양인들이 뭔가 쑥덕대더니 우리가 먹고 나갈 즈음 그사람들 식탁으로도 국수가 올라온다. 아마도 재네들은 왜 특별한 걸 주지? 라고 웨이터에게 물어보았던 듯. 맛있게 보였나 보다.
아침에 내일 인레로 떠날 표를 숙소에서 예약했다. 6000짯씩으로 18000짯을 주었다. 하루 더 있을까 했지만 아무래도 오늘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일정관리상 떠나기로 했다.

한적한 사원들

자전거를 하루 더 빌리고 숙소에서 지도를 카메라로 찍은 뒤 공항쪽으로 출발. 한참을 포장도로로 가는데 생각보다 멀다. 가다가 길 오른쪽에 철조망이 쳐져 있고 대문이 따로 있는 공동체 마을을 지났는데, 이것이 무엘까? 그 안의 사람들은 일반 미얀마 사람들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훨씬 집들도 깔끔하다. 기독교 공동체 분위기가 팍팍 나는데.. 지도상으로는 이 위치는 골프 리조트가 있는 곳이다. 어떤 곳일까..
20여분 가자 공항가는 길이 나오고 그 반대편 길로 진입했다.


한참을 자전거로 가다가 처음 들른 곳은 이자고나 퍼야. 관광객이 드물고 호젓한 사원이지만 세부적으로 아름답다. 불당안에 들어가니 참배객도 보이고 해서 나도 앉아서 명상. 옆에 있는 장방형의 건물이 뭔가 하고 들어가 보았는데 살림하는 곳처럼 되어 있어서 그냥 나왔다. 저 멀리 현대적인 건물을 하나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바간의 탑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지도에는 나와 있지만 설명은 없는 곳이다.  잘 보존되어 있는 작은 빠또이지만 그 보다 옆에 허물어진 빠또의 2층에 올라가서 보는 바간 전망이 정말 멋진 곳이다. 하지만 앞에 흉물스럽게 현대적인 장비를 이용하여 공사 중인 건물이 있다. 처음엔 유적지를 복원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과 함께 온 가이드가 전망대를 짓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전망대는 완성되면 전망대에서만 바간을 볼 수 있고, 지금처럼 돌아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정말일까? 뻥이 좀 센 것이 아닐까? 전망대에서 볼거면 누가 여길 와? (출처 : 뭉그니의 여행 이야기)

길 따라 내려가다가 약간 시골스런 마을길로 접어드는데 이제부터는 땅이 흙길이라 먼지가 많이 난다. 건기인데다가 사람들이 많이 다녀 그런 것 같은데.

조금 가니 사원 몇 개가 한꺼번에 있다 이 중 탐뷸라 퍼야에 들어갔는데 내부에 팔리어 경전들과 자타카가 벽화로 생생하게 남아 있어 멋있다. 어두운 곳은 그림이 많이 남아 있고 햇볕 쪽은 많이 날아갔다. 관리하시는 분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여 좁은 계단을 따라 쭉 올라가 보니 퍼야의 바깥쪽으로 나가게 되어 바간의 경치를 전망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간 사원 중 유일하게 내부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사원이었지만, 아무래도 올라가게는 하지 말아얄 것 같다. 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른 위치의 전망을 보려고 탑을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부분에 있는 문이 너무 좁아 근근히 빠져나왔다. 가만히 경치를 구경하노라니 아래에 마을에서 몰고나온 듯한 소떼가 우리 자전거 있는 곳을 정면으로 통과한다. 흐미..자전거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지켜보는데, 소들이 알아서 쏙쏙 비켜서는 것이 영리할쎄..
경아씨는 옆에 있는 퍼야똥주를 구경가고 나는 좀 더 탑에 남아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집에서 와이드로 편집한 바간 풍경. 큰 사진은 포토앨범에 있습니다)

미나투 마을

탐뷸라 퍼야를 지나 조금 더 가니 마침내 미나투 마을에 도착. 하지만 마을 앞의 모래 웅덩이에 경아씨가 빠지면서 약간 다치고 자전거의 체인이 빠져 버렸다. 사람들이 다가오고 그 중 젊은 아낙네가 집에서 고칠수 있다고 우리를 집으로 데리고 간다. 아저씨가 공구를 가지고 오더니 한참을 보면서 고쳐 주시는데 우리는 고마워서 밥을 이곳에서 먹을 수 있냐니까 브로콜리를 보여주며 반찬은 그것이라 한다. 밥은 대략 1인분에 400짯 정도라서 부담없이 밥을 해 달라고 해 놓고 마을을 구경했다.
듣기로 술을 만들어 판다던데 아무데도 안보인다. 왜 없을까? 아주머니한테 술파는 곳을 물으니 데리고 간곳은 가게. 맥주파는 곳이다. (-_-;;) 물어 보니 2년전부터 전통술을 안판다고 한다. 술만드는 찌께미 같은 냄새는 분명히 나던데, 아무래도 당국의 제재인듯. 술만드는 열매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몰래 해 먹는 듯 하다. 공식적으로는 안파는 듯. 안타깝다.
마을은 전반적으로 정갈하지만 푸석하고 건조한 느낌이다. 경아씨가 넘어졌던 모래 웅덩이는 우기엔 개울이 된다고 하는데, 건기라 아주 푸석했다.
돌아와서 밥을 기다리니 할매가 땅콩을 덥썩 주신다. 맛있다! 할매가 우리네 시골 할매처럼 친절하다. 마음씀씀이가 고마워 경아씨는 나와 해안이 론지(미얀마 전통 치마)를 하나씩 샀다. (둘이 합쳐 만짯에 흥정. 내가 산 론지는 무척 고급스럽고 주변의 미얀마인들은 싸구려티나는 론지만 입고 다녀서 잘못샀나 했는데 나중에 인레에서 보니 호텔주인이 나와 같은 론지를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고급품인가 보다.)점심은 미얀마식 시골 밥상이다. 달걀을 무려 개인당 세 개씩이나 부치고 브로콜리 볶은 것, 춘장 같은 장, 콩깍지조림등을 내오며 밥을 푸짐하게 주는데 시골에서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반찬이지 싶다. 이곳도 달걀은 귀할 것인데 세 개씩이나 주다니. 난 춘장과 매운 고추를 비벼서 먹었는데 달걀후라이 맛이 너무나 좋다. 우리나라 보통 달걀과는 비교가 안된다. 시간나면 달걀이나 사서 삶아 먹어봐야겠다.


 

고통스런 모랫길

미나투에서 슐레마니사원까지 가는길은 좁은 시골길이다. 게다가 오랜 건기에 모래까지 잔뜩 쌓여 있어 자전거가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상당히 멀다. 게다가 덥다. 좋은 길을 갈 때 자전거는 아주 좋은 교통수단이지만이러한 길에서는 걸음을 느리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어제 도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길에 있는 사원으로 갈 때는 시골 흙길이 힘든 길이었지만 오늘은 그런 길이 나오더라도 감지덕지 할 것이다. 뒤에서 경아씨는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휘청거린다. 나는 간간이 지도를 펼쳐 보며 사원의 위치를 확인했다.
한참 고생고생하며 가다 보니 겨우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만한 나와 감사. 뒤에서 유럽인들 여럿이 자전거를 타고 온다. 동병상련인듯. 싱긋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간다.

슐레마니 사원

이윽고 거대한 슐레마니 사원에 도착. 나는 사진을 찍으러 길가에 남고 해안이랑 경아씨와 정문에서 보자고 했다. 평원에 남겨진 웅장한 사원이다.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원정문에서는 해안이랑 경아씨가 코코넛을 먹고 있다. 코코넛으로 원기를 보충한 뒤 사원으로 들어갔다.
민화풍의 벽화가 아름답다. 다분히 만화스러운데 표정들이 재미있다. 사원 벽으로는 거대한 와불과 좌불의 벽화가 생생하며 붓다의 눈(Buddah's Eye)가 번뜩인다. 인상적인 곳이다.

다마양지 사원

바간에서 가장 거대한 사원이다. 나라투 왕에 의해 건립되는데 그는 왕위를 얻기 위해 아버지,동생,왕비까지 무자비하게 살해한 사람인데, 왕위에 오른 뒤에도 왕위 찬탈이 염려되는 왕자와 신하들의 목을 벤 끔찍한 자이다. 특히 다마양지 사원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 지은 절인데도 사원을 지을 때 벽돌 사이에 바늘을 집어 넣어 틈새가 발견되면 가차없이 건축지휘자와 노예들의 팔을 잘라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출처 : 개산스님의 미얀마 가는길)

비극이다. 왜 사원을 짓는가. 참회하기 위해 짓는 것이라면 진정한 참회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또다른 업을 지을 것이라면 왜 구태여 사원을 짓는가. 결국 그것은 참회가 아니라, "참회를 위해 이정도 사원을 짓노라" 하는 자기과시가 아니던가. 또다른 악업을 쌓는 것에 불과한데. 결국 3년만에 장인이 보낸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하여 인생을 마치게 되는 인생이 불쌍한 왕이다.

사원은 그러한 내력을 알려주듯 크기만 크고 음침하다. 특히 내부에는 수많은 박쥐들이 서식하고 있고 박쥐들의 엄청난 똥으로 악취가 심하게 난다. 사원을 한바퀴 돌기가 괴로울 정도였다. 박쥐똥이 지독한 썩은 번데기 냄새가 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우린 사원을 나오며 이 사원의 이름을 다마양라고 명명했다.
사원의 정문아치를 보면 독특하다. 대부분 아치는 좌우 대칭이지만 이곳의 아치는 한 쪽이 기울어져 비대칭이 되어 있다. 아치가 연달아 두 개 있는데 둘 다 꼭 맞게 한쪽이 큰 것을 보면 뭔 뜻이 있는 듯 싶다. 어쩌면 악독한 왕에게 반발을 품은 건축기술자의 조크였을까?

이곳에서는 어제 틸로민로에서 만난 청년을 또 만났다. 청년이 먼저 아는 척을 했는데 태국돈 1000B 지폐를 미얀마돈이나 달러로 바꿀 수 없느냐고 물어왔던 친구다. 우린 달러가 필요했기 때문에 다른 여행자에게 대략 25달러 정도로 말하면 쉽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일러주었었는데 아직 못 바꾸었나 보다. 이 청년에게 그런 큰 돈이 어디서 생겼을까? 양곤에서 중등교사 월급이 6만 짯 정도라는데, 22000짯에 해당되는 그 큰돈은 어느 경로로 들어온 것일까.

쉐산도 퍼야

다마양지를 나오니 저 건너에 쉐산도가 보인다. 제 길로 안가고 지름길을 찾는 탓에 힘들게 자전거를 끌면서 오다가 해안이는 넘어지고 나는 가시나무에 발등을 긁혔다.
쉐산도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단지 탑을 올라갈 수 있게 계단이 사방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역시나 계단이 폭에 비해 높이가 높다. 앙코르왓의 거의 절벽수준인 계단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무섭다...
쉐산도에 올라가니 웅장한 바간의 탑군이 눈에 확 펼쳐든다. 꼭대기에서 돌아가니 그늘에 앉아 있는 한국 여자애와 일본 애를 만났는데 양곤에서 바간오는 표가 없어서 나흘이나 기다렸다 한다. 실상은 이렇다. 우리는 아침에 예약하고 3시에 받았는데 일인당 12000짯을 주었는데, 실제 요금은 6000짯 정도라는 것이다. 우리는 암표를 산 것이다. 하지만 양곤에서 만난 띤뚝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우리로서는 두배의 값을 더 낸 셈이다. 양곤에 가서 클레임을 걸어야겠다. 그런 사기를 치다니.

쉐산도를 내려오니 좋은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공항으로 연결되는 아스팔트 길이다. 어제 마누하 사원갈 때 왼쪽으로 빠지던 길. 이길로 쭉 가면 야웅마켓이다. 자그맣고 잘 정리된 길가 사원에 들어갔다가 건너편 탑빈뉴에 들어갔다. 볼 것은 별로 없고 속은 하얗다. 원래는 전망을 위해 올라갈 수 있게 했었으나 이제는 금지다. 아마 쉐산도도 얼마 안 있어 금지되겠지. 힘도 들고 해서 더 이상 구경할 의욕이 빠져 버려 둘한테 야옹이네 마켓이나 가보자고 하고 논스톱으로 달렸다. 힘들지만 아스팔트 길이라 천국이다.
4시 5분에 출발하여 35분에 야옹이네 마켓으로 들어갔으니 30분을 줄창 탄 것인데 올드바간-야옹마켓 거리가 이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모힝가 좌판

어제 토마토 샀던 점포에서 또 사고, 술 사고, 메기 모힝가 두 개를 먹었다. 언제나 예의바른 소녀가 젓가락을 고이 챙겨주는데 맛있게 먹고 나니 물도 고이 따라 준다. 사실 길거리 물은 조금 내키지 않는 부분인데 성의로 벌컥벌컥 마셨다. 짐짐한 물맛. 분명 맛이 "있는" 물이라 찝찝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집의 모힝가가 가장 메기탕스럽다. 가격도 100짯으로 싸다. 이 두 모녀를 보면 길거리의 구걸하는 친구들에게 돈을 주기가 어려워진다. 100짯이면 우리돈 120원. 우리 물가감각으로 보면 우리돈 500원에 정도인데 이들은 어렵게 국수국물을 내고 국수를 말아서 조금씩이나마 벌며 자존심과 예의를 잃지 않고 살고 있는데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50짯,100짯을 턱턱 주겠는가.

게바라 : 숙소로 돌아와 신발 빨고 씻고 쉬었다. 편안하다. 버스는 내일 새벽 4시 30분 발. 혹시나 해서 식사를 물으니 도시락을 싸 준댄다! 바간으로 올 때 패키지 여행객들이 도시락 들고 있는 것이 부러웠었는데 감동이다.
쉬다가 저녁이 되어 나가서 미얀마 밥집(유명한 곳이다 항상 북적인다. 후지식당 옆)에 갔는데 반찬가짓수가 부담스럽다.  값도 비싸고. (1인당 1200짯인데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지만, 우리들 먹는 건 보통 한끼에 3-400짯이니.) 좀 더 걸어서 나는 땅콩 볶음밥에 샐러드를 같이 먹는 밥을 먹었는데 싸고 맛있다. 류T와 해안이는 라면을 먹고. 그 또한 맛있다. 다시 해안이의 요구로 짜장면 1그릇을 더 먹고 찻집에서 차마시고 과일이랑 물, 내일먹을 스낵 사서 돌아왔다. 미나투 마을에서 할머니가 싸 주신 땅콩을 먹는데 고소하고 맛이 있으며 정 때문에 더 좋다.

갔다온 뒤의 조언 :
1. 먼저 갔다온 분의 여행기를 보면 열쇠로 잠긴 사원문을 열어주거나 후레쉬를 빌려주고 나면 팁을 요구한다 했는데, 우리는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감사하다는 말 만하고 나왔는데 아무 문제 없었는데?
2. 인와GH에 11달러에 들었지만 마차부의 주선을 안 받을 경우 2달러쯤 깎을 수 있는 듯 하다. 다른 숙소는 비슷한 수준이 8달러였다고 했다.

오늘의 BEST : 탐불라 퍼야, 쉐산도에서 본 바간의 풍경, 미나투 마을 부근의 평온함

오늘의 WORST : 다마양쥐사원, 지난 왕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건축열기, 사막같은 길

오늘의 예산내역

제목 세부내용 (이하 짯) 총금액
교통비

인레버스표 18000 (6000*3),자건거대여료 1800

19800짯
숙박비 11$ (인와GH 더블 팬 핫샤워) 11달러
군것질

물100, 코코넛쥬스 2잔600, 토마토300 , 술900, 과일100, 물+스낵300,차225(3)

2525짯
식비

아침모힝가 200, 점심 미나투마을 가정식 1200, 간식 쌀국수 200
저녁 1100 (짜장면 400 밥집에서 밥+국수2그릇 700)

2700짯
잡비 해안,아나키 롱기 10000 (3000+7000) 10000짯
관광비    
총 합계 35025짯+11달러 (5403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