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미얀마여행 - 바간에서 인레로

 

2005년 1월 14일.  바간-인레

  • 오늘의 일정! : 바간-인레버스 - 헤호 - 양쉐

버스이동은 먼지지옥

새벽 4시반에 모닝콜. 내려가니 종업원들이 모두들 로비에서 자고 있다. 깨울까 조심히 기다리는데 버스가 안온다. 걱정이 되었는데 종업원 한명이 일어나더니 데리러 올 것이라고 걱정말라고 한다. 이윽고 사람이 왔고 버스는 인와GH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버스에는 우리말고도 두팀의 외국인들이 있었는데 독일 아저씨 두분과 바간올때 같은 배 타고 온 이탈리아 부부다. 우리는 좌석표를 확인한 뒤 버스에 탔다.
5시에 버스는 출발했지만 지독한 매연에 죽을 지경이다. 며칠전부터 감기에 걸려 콜록거렸는데 죽을 맛이다. 잠도 안온다. 한시간 가량을 달린 뒤 버스는 휴게소에 섰고, 사람들이 내렸다. 잠깐 짜이한잔하고 버스에 탔는데, 시동이 안걸린댄다. 모두들 나가서 미는데 밀다가 갑자기 시동이 걸려 바로 내 옆에서 시커먼 매연을 뿜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밀던 독일 아저씨는 매연을 몽창 뒤집어썼다. 그러면서도 뭐가 좋은지 껄껄대고 웃는다. 느긋한 아저씨다.
같이 탄 또다른 독일 아저씨는 버스 안 사람들에게 계속 먹을 것을 건넨다. 많이 사온 모양으로 과일이나 캐슈넛을 계속 건네는게 정겹다.

버스는 그 뒤부터 계속 정류장에 서는데, 어째 로컬버스같은 분위기다. 우린 분명 6000짯이나 내고 자리를 배정 받았건만 어째 분위기가 손만들면 세워주고 타는 사람도 아무자리에나 앉는 것이 수상하다. 게다가 내 옆에 앉은 아짐씨는 6시정도에 타고 결국 우리보다 더 멀리 타고 가는데 많아야 2000짯 정도 승무원에게 건넸다. 결국 바간에서 탄 우리말고는 모두 미얀마 사람들이었고 버스는 로컬 버스가 맞았던 거다. 사기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이탈리아 부부는 도시락을 보아 하니 바간 딴데호텔에서 왔는데도 이 버스를 같이 타고 있으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버스는 조금 가다 번잡한 도시에 들러 뒷칸에 짐을 가득 싣는다. 짐이란 게 콩 말린 무더기 같은 것인데 이게 거의 먼지 폭탄이다. 내 뒷자리의 경아씨 바로 뒤까지 짐이 찻는데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짐에서 흙먼지가 매캐하게 나와서 죽을 맛이었다고 한다. 거짓말 안보태고 흙길 먼지 좍좍 쓸어낼 때의 먼지가 버스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난 어쩔 수 없이 손수건을 복면처럼 쓰고 눈도 가렸다. 숨쉬기도 힘들 정도여서 경아씨랑 우리들은 계속 병튼 수탉처럼 조불조불했다. 화도 많이 나고. 이런 버스를 비싼 값내고 타야 했나하는 생각이 치밀었다. 몸이 아프니 안좋은 환경에 신경질만 났다. 인레는 고지대에서 산을 여러개 넘는 것 때문에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린다. 산을 넘을 때 한참 공사중인 도로가 많아 문 열면 밖에서 흙먼지, 문 닫으면 안에서 먼지폭탄이 터지니 아무리 참으려 해도 화만 났다.
점심을 위해 들른 휴게소. 별 것 아닌 국수가 무려1000짯이다. 한 400짯 받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 심한 바가지다. 버스는 3시 반쯤 다 도착했는데도 또 휴게소에 섰고 또 한참을 기다린다.
이럴 땐 같이 탄 유럽팀들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맘씨 좋은 키큰 독일 아저씨는 가끔씩 깰 때마다 언제 봐도 잠도 안자고 재미있는 표정이었고, 앞에 있는 이탈리아 부부는 먼지에 아랑곳 않고 잠만 잘 잔다.
게다가 늘어지는 버스 시간에도 항상 싱글벙글이다. 배울점 많은 아저씨들이다.

4시 넘어서 내리랜다. 인레 맞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쉐양에서 내려서 픽업타고 들어가야 한다고 들었는데 쉐양이 아닌 거다. 내린 곳은 헤호였는데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 세팀을 태운다. 처음에는 이것까지 버스값에 들어있는 줄 알았지만 실제론 그게 아니었다. 우리 봉고는 우리가 타고온 버스를 앞질러 계속 한시간넘게 간다. 도대체 어디가 인레인가. 아무리 가도 호수 자락도 안보였다. 봉고는 쉐양을 지나 인레로 접어드는데 한참동안이나 간다. 피곤할대로 피곤한데다 먼지에 지친 나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먼지에 시달린 데다,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잡아태운 봉고차는 무엇이란 말이냐.일종의 커넥션에 걸려 든 것 같아 기분이 무척 나빴다.

5시가 넘어서 양쉐로 접어들었고 먼저 봉고는 냐웅칸GH에 섰다. 같이 온 두팀은 그곳에 묵고 (좋음 방이 10-15달러였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우리는 티크우드에 내려 달랬는데 문을 닫았댄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주인이 죽었다고 하는데 놀랐다. 개산스님의 책에 가장 좋은 숙소로 티크우드를 꼽고 안좋은 숙소로 집시인을 꼽는데 그들은 우릴 집시 인으로 데리고 간다 한다. 마음에 안들었지만 일단 가 보자. 가 보고 아니면 나오자 하여 따라갔는데, 왠걸, 집시 인은 새로 개축하여 무지깨끗하다. 사람들도 아주 친절했고. 안 좋은 평이 많았었나 보다. 2층방은 15달러를 달라고 하여 10달러짜리 방을 물으니 1층이다. 하지만 욕실 있고 깨끗한 방이어서 만족했다.

일단 샤워를 하는데 몸이고 가방이고 딱 거지꼴이다. 얼굴엔 흙이 저벅저벅하고 가방은 아예 먼지로 흰색이 다 되었다. 털리지도 않을 정도로. 겨우겨우 몸을 씻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나와서 운하가를 걷고 이리저리 산책하다 현지인들이 많아 보이는 식당에 가서 튀김생선 요리와 밥을 시켰는데 싼데다 맛도 아주 좋다. 주인은 매우 정중했고 외국인이 거의 오지 않는 듯 신경을 많이 써 주었다. 식사후 걷다가 슈퍼를 발견하여 물사고 술사고 먹을 것 약간 사서 돌아왔다. (만달레이 럼, 맛있고 싸다!!)

나와 해안이는 여전히 감기로 골골거려 더운물 샤워가 절실했지만 숙소엔 더운물이 잘 안나오고 욕실불도 매우 어둡다. 카운터에 가서 이야기하니 더운물이 안나오는 것은 5시간 정도 있으면 된다고 했고 불은 3파장 형광등으로 교체해 주었다. 급하면 별관 숙소에 가서 샤워하라고 했지만 그렇지는 않아서 내일이면 되겠지 하고 그냥 들어왔다.

저녁엔 카운터 보는 친구가 방명록을 구경하라고 준다. 우리나라 사람글도 많았는데 대부분 호평이다. 괜찮은 곳이었나? 개산스님은 왜 안좋고 불친절하다고 했을까? 카운터에 1일 보트투어에 대해 이야기하니 기본 8000짯이고 인뗑유적이 포함되면 9000짯이라 한다. 값이 괜찮다.

오늘은 너무 힘든 버스여행이었다. 내가 특히 신경질 나고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왜그런지 마음의 평정이 달아난 느낌이다.

오늘의 BEST : 없음. 궂이 꼽으라면 깨끗한 집시 인

오늘의 WORST : 먼지천국 버스, 비싼 점심국수, 택시운전기사

오늘의 예산내역

제목 세부내용 (이하 짯) 총금액
교통비

택시(헤호→인레3000)

3000짯
숙박비 10$ (집시인 더블 팬 핫샤워) 10달러
군것질

옥수수 200, 아침휴게소500(짜파티+차), 럼600, 맥주800, 과자300, 사이다100

2500짯
식비

점심식사 1000 (휴게소의 무지비싼 국수),
저녁 2300(꺄웅꺄웅R 탕수어 1200, 생선튀김800, 밥 3그릇 300)

3300짯
잡비 빨래비누 150 150짯
관광비    
총 합계 8950짯+10달러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