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미얀마여행 - 인레에서 빈둥대기

 

2005년 1월 16일.  인레

  • 오늘의 일정! : 하루종일 빈둥빈둥

멋진 아침식사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먹으러 갔다. 이틀째 먹으니 경아씨는 과일도, 빵도, 댤걀?별로 맛이 없댄다. 나도 사실 그렇다. 우연히 식당에서 한국 언니를 만나 얘기도 하고 커피와 차, 감기약과 비티민C를 얻었다. 오늘 양곤으로 떠나실 것이라 한다. 방에서 짐챙기고 첵 아웃하는데 왜 이래 빨리 가냔다.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우린 원래 티크우드 가려고 했는데 택시기사가 거짓말 했다. 어제 밤에 보았다. 이곳 집시인도 매우 좋지만 원래 가려던 곳에 가겠노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하니 이해한댄다.

게바라 : 티크우드 호텔로 걸어오니 환영하면서 프레젠트라고 샨 누들을 주겠다고 한다. 옷, 아침 안 주는줄 알고 집시인에서 먹고 왔는데.. 주다니... 2층 레스토랑은 근사했다. 잠깐 기다리니 스페셜 아침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대단하다. 과일만 파파야,귤,바나나 이렇게 세가지가 나오고 샨 누들은 푸짐하게 한 그릇 나오는데 맛도 좋고 많다. 이집 딸이 직접 요리한다고 한다. 차도 한주전자 두고, 커피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연속 두끼를 먹으니 배가 터진다. 바나나는 들고 와서 나중에 먹었는데 지금까지와는 달리 밥맛이 아니고 바나나 맛이다!

거의 온천입니다~

아나키 : 샤워실은 마치 온천처럼 벽에 자갈이 박혀 있는데 핫샤워가 예술이다. 핫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보일드 샤워다. 게다가 물이 독특한 냄새가 나긴 하는데 피부에는 좋은 것 같다. 아마 인레 호수 물을 그대로 쓰는게 아닌가 싶다. 조금 샤워를 하고 나니 자욱한 김이 욕실을 넘어 온 방안에 자욱하다. 오호!
경아씨는 뜨거운 물에 묵은 빨래도 했는데 햇살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몇시간 안에 엄청난 살균 효과가 느껴진다. 빨래를 짜지 않고 널었는데 금새 말라서 바싹마른 북어처럼 된다. 경아씨는 누워 자고 난 한가로이 정원에 앉아서 말 그대로 빈둥대는데 이게 내가 재작년 씨엠립 첸라에서 보았던 일본인들의 빈둥 모드인가 싶다. 정원은 작지만 아름다웠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게 편안한 대나무 의자도 있다. 조금 있자니 해안이가 집주인 사촌인 13살짜리 예쁜 언니를 사귀어서 사촌집 생일 파티까지 갔다 오기도 하고 하루 종일 둘이서 노닥거렸다. 나도 내친 김에 조금 자다가 깼다.

처음으로 한 노닥모드

한숨 자고 나니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경아씨랑 시장구경을 갔다.쌀떡에 팥과 코코넛이 들어 있는 것을 시장 한 복판에서 이쁜 언니들이 파는데 참 맛있다. 영락없는 찰떡 송편이다. 대추야자, 토마토, 찰떡, 마른 생선포 사들고 숙소로 왔다. 숙소에서 주인아줌마한테 보여주니 주방을 쓰랜다. 생선이 뭔지 물어보니 한참 보더니 이곳 생선은 아니고 아마도 양곤에서 가져온 것 같다고 한다. 꼬리가 일자로 뻗은 것이 생김새로는 영락없는 메기 종류나 장어 종류인데, 일단 주방에서 튀긴 뒤 가위로 자르고 접시에 담아서 방으로 왔다. 하지만 맛이 너무너무 짜서 물에 담가 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한참 후에 2층 베란다로 들고 가서 맥주 안주로 먹으니 쓸만했다. (저녁엔 더 불린 뒤에 약간 말려 라이터불에 구워 먹었는데 적당히 콜콜한 것이 홍어냄새도 약간 나고 무척 맛있었다. 약 30센티 길이로 두 마리 분이 500짯이었는데 우리나라 어디서 이런 장어/메기류 생선을 이가격에 사겠는가? )

노닥거리다 또 자고 발이 갈라진 곳이 있어서 잠시 나가서 1회용 밴드(플라스터 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와 태국산 로션을 사고 짜이가게에서 사모사(튀김만두)를 사오는데 길에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갑자기 서더니 프레젠트! 라고 외치며 두 봉의 이파리 말린 것 같은 것을 덜컥 주고 간다. 조금은 황당.. 뭔일이래? 먹는 건가? 하고 조금 뜯어서 먹어 보니 웃퉤퉤~~ 왓 써! 숙소에서 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이게 바로 맨날 먹던 발효 차다. 왜 주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 추론하건대, 우리가 짜이집에서 튀김을 사서 걸어오는 것을 보고서는 차와 같이 먹는 건데 튀김만 들고가니 차도 끓여 먹으라는 뜻에서 말린 차를 준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절로 흐뭇한 웃음이 났다. 친절한 사람.

외국인용 식당은 싫어요

저녁에 또 자고 일어나서 해안이랑 셋이서 그렇게도 표지판이 많던 아로마 인도음식점에서 탈리를 먹어보려 했지만 엄청난 가격에 포기. 커리 한 가지가 무려 2500-3000짯이나 한다. 우리는 짠돌이 여행객. 인도에서 80루피면(2400원) 스페셜 탈리(정식) 세트를 먹을 수 있는데 미얀마에서 3600원 주고 인도식 커리를 먹을 수 있나. 결국 운하 건너편의 뷰포인트 레스토랑에서 볶음밥과 물국수, 볶음국수를 먹었는데 음식의 양은 많으나 평범하다. 주로 외국인들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미얀마음식스럽지가 않다. 칠리소스를 달라니까 붉은 소스와 마른 고추를 주어서 대충 비벼 먹긴 했지만 한마디로 "배만 부르다."
딸기 라시도 먹었건만 후식으로 프레젠트라고 하면서 딸기 두 접시를 푸짐하게 준다. 해안이 때문에 주는 거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안먹을 수도 없고... 배가 아예 터질 지경이다.

나와서 걸어가다가 꼬치집에 들러 맛있는 꼬치 (콩알 만한 닭꼬치 5개100짯. 하지만 맛있다. 꼬치대나무가 필요했기에 100짯어치 사왔다) 사고 가게에서 술과 물을 사서 들어왔다. 물은 메이커에 따라 가격이 100-200짯인데 그때그때 냉장고에서 나오는 물을 종류에 따라 그냥 사야 한다. 양쉐 가게에는 냉장고가 대부분 없는데 우리가 간 티크우드 옆 요네지 길의 슈퍼에는 냉장고가 있었다. 해안이 용으로 미얀마산 청량음료도 샀다. 맛은 환타보다 낫고 쭈쭈라는 비닐봉지에 넣어달라고 하면 편한데 한병 분량에 100짯이다.

오늘의 날씨는 전형적인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아서 한낮은 덥고 쨍하지만 그늘은 시원하고 약간 추울정도의 날이었다. 한낮의 햇볓?빨래 사건에서도 보듯이 살인적으로 덥다. 하지만 우리방은 1층이어서 매우 시원하고(조금 추울정도?) 더운물이 온천(!)이다.
저녁엔 셋이서 양쉐 곳곳을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했는데 작고 아담한 마을이었다. 포시스터즈 옆의 한적한 길을 따라 걷는데 주변에 숙소나 상점이 없어 조금의 달빛도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다. 가을 풀벌레 소리 또한 정겹다. 사 온 고기는 짠물이 완전히 빠져 불에 구워 먹으니 아주 맛있다.

오늘의 BEST : 아침식사, 말린생선, 티크우드, 온천물(?),강렬한 햇? 한가한 하루 모두, 차를 준 아저씨

오늘의 WORST : 없음. 궂이 꼽으라면 저녁식사 (다시는 외국인 주로가는 식당 안가기로 함)

오늘의 예산내역

제목 세부내용 (이하 짯) 총금액
교통비  
숙박비 선금 달러
군것질

담배100, 쌀떡300, 장어포500, 과일300, 럼600, 음료100, 튀김330, 과자150,
물150

2530짯
식비

저녁식사 3200(뷰포인트 볶음밥,볶음국수2)

3200짯
잡비 1회용밴드 100, 로션 350 450
관광비    
총 합계 6180짯 (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