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잠비아 나컨데 마을에서

 

8월 4일 잠비아 나컨데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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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친척댁 앞에서 /  지나치다 마을의 한 가족과

국경넘어 잠비아 마을은 한눈에 보기에도 잘 정리되어 있다. 만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꽤 번듯하고, 건물구조 또한 툰두마쪽과 달리 댓돌 위에 건물을 쌓아 외부 먼지가 덜 유입되게 만든 구조다. 지나가다 만나는 사람들은 여전히 처음보는 외국인에 신기해 하고 저마다 눈인사를 건네온다.

예전에 교장 선생님을 지냈다는 스티브 친척분은 꽤 번듯한 집에 사시는 지역유지인 것 같다. 초대받아 들어가, 가스펠 비디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사제가 많다는 것이 아프리카 교회의 특이점. 친척분이 건넨 '목자의 지팡이'라는 볶음서에 따르면, 기독교에서의 여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여자를 차별하는 태도를 악마의 소행으로까지 보는 점이 독특했다. 진보적이라고나 할까. 다음과 같은 구절이 눈에 띈다.

"악마는 교회가 세계를 전도하는 위대한 사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매우 성공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절반의 사람들 (여성들)은 종종 사제로서 사명을 받는 데 거부당하고 있다. 세상에 상대방의 절반의 군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데 성공하는  이런 효과적인 군대를 상상할 수 있는가?"

여성이 사제가 되지 못하게 하는 보수적인 생각이 곧 악마의 효과적인 계략이라는 직설적인 표현. 상당히 가슴을 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이 목사가 되는 데 반대하는 집단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아는데...

 

보여주시는 가스펠 비디오는 한시간여 분량인데, 역시나 춤추며 노래하는 시스터 액트에서 흔히 봤던 장면들이 흥겹게 펼쳐진다. 주로 로이 아저씨나 베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우린 비디오를 열심히 시청하는데 한 시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참으로 재미있는 가스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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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컨데 마을의 세컨더리 스쿨 / 식수용 샘

이 분이 관계하고 있는 고아원에도 같이 들렀다. 고아원이라지만 학교의 개념이며 꼭 부모잃은 아이들만 오는 곳은 아니다. 워낙 교육 환경이 열악하니 개인이 사재를 털어 이런 고아원(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약 70여명 정도가 다닌다고. 이곳의 실정에 비해 꽤 잘 관리되고 있는 듯 보인다. 항상 물자 부족에 허덕인다는데 물자야 부족하다 하더라도 일단 시스템이 있으니 물자는 채워넣으면 될 것이 아닌가? 우리또한 이곳에 보낼 물건들을 준비해왔고, 로이아저씨는 국제 구호단체와 관계하고 있어 앞으로 지속적인 구호를 준비하고 계신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이고의 사정은 다른 중부 아프리카 나라들에 비해 양반인 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 들어가 유치원에서 운영하는 양어장으로 구경을 갔다. 걷는길 동안 이곳 나컨데는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툰두마 쪽과는 사뭇 다르다. 국경 역인 나컨데 역 앞은 장사치들로 북적거린다. 툰두마 역 앞이 썰렁한 것에 비하면 천양지차. 전기 사정도 나쁘지 않은 듯 하고, 건물마다 커다란 위성 안테나가 달려 있나 하면 한참 걸어 들어간 세컨더리 스쿨도 꽤 번듯하다. 전기도 공급되고 있고.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식수 문젠데 수도가 공급되지 않아서 식수조차 시냇물에 의존 한다는 문제.

양어장은 몇 개의 큰 연못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이들에게 양식을 공급하기도 하고 수익사업을 벌이려고 준비한다고 한다. 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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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오는 길에 게바라가 나뭇가지에 고이 숨어 있는 카멜레온을 발견하고서는 환성을 질렀다. 야생에서 존재하는 카멜레온은 처음 보는 건데 이리도 귀여울 데가...

만져 봐도 되냐니까 고아원 관계자는 물거라고 만지지는 말라 하면서도 파란 내 옷을 보더니 아마 그 옷에 올라가면 파랗게 변할 걸요? 라고 웃는다. 꼬리를 동그랗게 말고 그늘에 숨어 있는 정말 예쁜 카멜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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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컨데 시장

마을로 접어들자 모세가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이렇게 뿅! 나타나는지 ^^. 모세는 어제 내가 준 Corea Team 티셔츠를 입고 왔다. 이 붉은 티셔츠는 나 보다는 검은 피부에 건장한 스티브에게 훨씬 잘 어울린다! 나컨데의 탄자니아 국경 쪽엔 꽤 큰 시장이 열리는데, 각국에서 온 중고 옷들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컨데와 툰두마 지역 전체가 거대한 상권처럼 보인다.

숙소에 와 보니 에블린이 병원에서 돌아욌? 대략 조금은 몸이 나아진 모습. 같이 점심먹으러 마마댁으로 향했다. 오늘도 역시 반찬으로 나온 음추차(나물볶음)는 정말 한국의 맛이다. 이런 밥만 먹는다면 한국음식도 안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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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집에만 가면 구름같이 몰려드는 아이들. 오늘도 역시...

오늘은 너무 많이 걸었다. 땡볕 아랠 걸으니 모자쓴 나는 괜찮았지만 해안이는 로스구이가 되었다. 게다가 마구 긁어대서 점점 벌개진다. 마마댁에서 돌아오는길, 베키랑 바나나랑 전기 콘센트를 사러 세관앞에서 내렸다. 처음으로 우리끼리 걷는 이 길. 바나나가 안보여 한참 위로 올라갔다. 길을 걷다 보니 스티브의 친척 시보가 나타나선 무슨일이냐고 묻는다. 반갑게도.. 참 인상 좋은 친구이면서 뭐든지 배우려는 의지에 차 있는 멋진 청년 시보. 가드를 해주겠다는 말에 우린 고맙게 동의했고 바나나 사는거하고 나 콘야기 사는것하고 도와주었다. 이곳에서는 모세나 시보나 길가는 우리들 앞에 뿅 하고 잘도 나타난다. 어째 이런 일이 있을까? 하고 신기해 했지만, 아마도 외국인이 전무한 이 타운에서 우린 다 알려져 있을 거다. 마마 스티브네 사돈 손님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