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스티브가 가이드하는 투쿠유 투어

 

8월 6일 투쿠유로 이동

오늘부터는 마마네 마을을 떠나 현지인들이 꼽는 관광지인 투쿠유로 이동한다. 탄자니아 남부 고원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외부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대단히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일단, 음베야까지는 달라달라로가는데 14인승 정도의 낡은 봉고에다가 의자를 더 놓고 사람들을 태운다. 그런데 가다 짐이나 사람이 더 많아져도 계속 태운다. 대단하다 14인승 봉고. 두시간 걸려 음베야 도착.

음베야부터는 혼을 쏙 빼는 호객 행위가 시작된다. 터미날에서는 각지로가는 달라달라의 호객이 정신없이 이루어지고. 스티브가 앞서서 투쿠유 가는 달라달라를 잡아 탔는데 이건 제법 버스다운 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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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호객하는 사나이 1000원이랜다] / [팝콘땅콩 파는 청년. 하나에 100원이다]

그런데, 막상 차에타면 정차하는곳마다 각종행상들의 상품이 차창안으로 쏙쏙들어온다. 어떤곳은 양파 산지인지몰라도 버스가 서자마자 막 뛰어와서 열려진 모든 창문으로 양파를 들이미는데 화들짝이었다. 누가 여행지에서 양파를 산단 말인가...-_-;;  역시나 사는사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룽외Rungwe 주에 접어드니 풍경이 멋져진다. 황량한 벌판은 간데없고, 검붉은 기름진 토양에 초목이 덮혀있고 빈터에는 온갖 작물들이 그득하다. 이곳 룽외를 영어로 Greenest Place in Tanzania 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 만 하다. 연중 20도 정도를유지하므로 각종 작물이 자라는 데는 최적의 조건인데, 서늘한 날씨로 인해 침엽수가 자라고 있고 연중 일정한 기온으로 인해 바나나나무가 왕성하게 자라고있는것은 매우 흥미롭다. 게다가 매화와 장미. 히비스커스까지! 냉대와 온대와 열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곳이다.

조금 가다보니 감자밭이 펼쳐지고 조금더 가다보니 각종 야채밭, 좀더 가다보니 바나나숲이 울창한 곳들이 쉭쉭지나갔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는 이곳의 특산물인 차밭이 널찍하게 펼쳐진다.  참으로 풍요로운곳이다. 아프리카에 과연 이런곳이 있을까. 마치 한국의 자연을 옮겨놓은듯한데 이곳이 가장 살기좋은 곳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좋은곳인지 새삼 느껴진다. 또한 최대의 바나나산지라는것을 증명하듯 바나나를 가득 가득 실은 트럭들이 휙휙지나간다. 또한 길가에는 바나나 파는 행상들이 즐비하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늙게 되면 와서 살 곳이 있을까 장난삼아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곳 룽웨 주는 그 중 최고다! 이런 기후에 이런 토양이라면 우리나라 작물들 다 된다. 은퇴후의 삶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나?

이곳에서는 랜드마크호텔에 묵었다. 한국의 무궁화 서너개 급 정도인 이 호텔은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현대적인 시설인데다가 값은 이만오천정도로 무척 싸다. 아침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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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쿠유 버스터미널 앞 공터. 축구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 이마's키친의 닭고기밥. 2500원.

잠깐 들러본 시장에서는 다른 곳에서 천원씩하던 바나나가 삼백원이다. 천원이면 한바구니 그득 산다.

저녁을 먹으러 들른 식당은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는데 밥을 시키면 인도식으로 한 식판에다 밥과 콩 국물과 샐러드가 기본반찬으로 딸려나온다. 값은 천원에서 천오백원. 상호명이 Ima's Kitchen 인데,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항상 밥은 여기서 먹게 된 곳이다. 난 싸고도 맛있는 쇠고기밥을 먹었는데 (1200원), 축 삶은 쇠고기와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일기를 쓰고있는 지금은 바깥온도가 십도 정도. 추워서 입김이 다 나온다.

에블린네는 장인장모까지 한방에들었는데 , 서양인답지않다. 돈아끼는거보면 우리보다 더하다. 잠깐 에블린네 방에 모여 내일의 일정을 이야기하다 방으로 돌아왔다.


심야엔 큰일이 났다! 난 밤잠이 없어서 오늘도 역시나 안 자고 책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쫄쫄쫄 새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들리는 거다. 이게 뭔일? 화장실에 가 보니, 세상에... 수세식 변기통에 담긴 물이 펄펄 끓고 있다! 아까 샤워 할 때 뜨거운 물이 잘 나와서 정말 괜찮은 숙소네!! 했었는데 변기통에까지 뜨거운 물이 공급(^^)되다니!! 그 때문에 변기통 안에 있는 부이(플라스틱 풍선)과 물 공급하는 호스가 녹아서 휘어져 버린 거다. 그 때문에 물이 계속 새는 거고.

자정이 넘어간 시각이라 프런트에도 사람이 없다. 우리가 한참 우왕좌왕 하니까 옆 방 (아마 직원 자는 방인 듯)에서 사람이 나와서 상태를 보는 데, 해결책이 없다.

게바라는 잽싸게 복도에 있던 괴상한 문을 생각해 내고서는 그 문을 열었는데, 역시나 보일러 연결 라인이 그곳에 있어 뜨거운 물을 잠가서 일단 해결 완료다.

직원은 내일 해결해 주겠다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8월 7일 Kaprogwe 폭포 1일 투어

투쿠유에 도착은 했지만, 어떤 식으로 여행을 할 건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현지인인 스티브만 믿고 따라 나선 건데, 사람 좋은 스티브는 뭔가 일을 착착 해내는 데는 데데한 부분이 많다. 느긋한 아프리카인 모습 그대로...

자전거하이킹이냐 투어냐 사실 결정은 안됬었?스티브랑 로이랑 남자들끼리 아침 일곱시부터 투어사무실에 들러봤지만 투어 담당자는없고 대략 어떤 투어가있는지 확인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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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사무실 밖. 사람들 

어디로갈지도 아직 결정 안 된 상태.  일단 밥이나 먹자 하고 어제 갔던 이마네키친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은 언제나 부실하다. 우리 나라 같이 질펀하게 먹는 문화는 사실,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다. 맛있는 이마네 키친이었지만, 아침은 오믈렛과 빵 몇 쪼가리 뿐이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식사를 먹은 팀들의 의견은 더욱 극악이다. 빵과 잼과 오믈렛이 나왔다는데 빵도 바싹 말랐고, 잼마저 바싹 마른 데다 오믈렛은 콩알만 했단다. 게다가 어제 투쿠유 오는 길에 샀던 고구마도 마른 상태. 오히려 밖에서 아침을 먹은 우리를 부러워 한다.

밥을 먹고 일단 투어사무실로 다시갔지만 한시간을 기다려 얻은 결과는 담당자가 음베야에 있다는사실. 결국 우리끼리 폭포투어하기로 했다.

터미널에서 달라달라를 물색해봐도 없길래 택시를 두 대 잡았다. 그거 잡는데도 삼십여분이 소요되었다. 일곱시부터 설래발을 쳤지만 결국 열시라니.  택시두대를 삼만에 흥정하고 폭포쪽으로 이동. 알고보니 이곳은 달라달라로는 이동할 수 없는곳이다. 로이는 아무리 오지라도 교통수단은 있지 않겠냐며 아까 달라달라를 계속 찾아 보자고 했었지만, 없을 만한 동네다. ^^;;

아마 자전거로 갔더라면 큰일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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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가는 길

사십여분을 달려서 마을(이라기엔 집 몇 채 있는 곳..) 도착해서 거기서 다시 이십여분을 걸어들어갔다. 역시나 마을 아이들이 달라붙는데 귀엽지만 귀찮다.  시골로 접어드니 탁트인 풍광이 참으로 볼만한데 널직히 펼쳐진 바나나숲만 아니라면 우리나라 가을의 지리산같기도 한 풍광이다. 날이 시원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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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arogwe 폭포

폭포는 상상외로 크고 기묘한 지형 위에 놓여져있었다. 이 정도면 단독 볼거리로도 충분하다!! 폭포안에서 베키아줌마가 싸온 점심을 먹는다. 아보카도 토마토 샌드위치. 난 아보카도를 죽어라 싫어하는데 베키는 최고로 좋아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알았다. 아보카도가 이렇게쓰이면 맛있을 때도 있구나!!  그 맛을 보고서는 해안이는 광어회가 생각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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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다리로 이동하기

폭포 감상후 절벽 따라 한참 내려가니 마을과 마을을 잇는 흔들다리가 있다. 명소중의 하난데 아프리카답게 안전장비가 별로 없다.-_-;;  베키는 아프리카니까 이런 경험이 가능하다고 즐거워한다. 원, 아줌마... 겁도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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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다리에서

경아랑 베키는 아예 다리 중간에 앉아부렀다  내가 지나가봐도 쬐금은 위태위태한다리인데.

다시 폭포위까지 기어 올라가는데 땀이 쪽~~ 난다. 해안이는 선두로 잘도 간다. 내려 갔다올라오는데 한참이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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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출발했던 마을에서 잠시쉰다.  바나나를 본격적으로 재배하는 마을인데 마을에는 오로지 푸른 바나나뿐, 먹을 게 없다.

조금쉬다보니 마을아지매가 바나나를한소쿠리가지고왔다. 그런데, 겨우 오백원이라니. 게바라가 냉큼사고 맛있어서 또 달라고 이야기했다. 좀 있다 바나나를 가지고 왔는데 이번에는 백원을 부른다. 사상최저가.. 싱싱 새콤 달콤... 멋진 맛이다.

택시로 돌아오는길은 계속 조불조불했다.

에블린과 베키랑 쇼핑을 나갔는데 시장 은 꽤 볼만하다. 에블린은 땅콩버터만든다고 땅콩가루를 삼백원어치 샀다. 주먹으로 두주먹크기의 분량이다. 싸다... 게다가 방바닥 쓰는 천연 싸리빗자루가 겨우 백원이라서 베키아줌마가 좋아라하고 샀다. 시장에서 에블린과 헤어지고 우리끼리 돌아다녀 보았다. 내가 찾으려 했던 맥주 파는 집은 못 찼았다.  대신 먹거리장터를 발견해서 가 보니 생선튀김 고기완자 고기만두 짜파티 등이 그득하다.

고기만두는 쇠고기가가득들어간게 하나에 백원, 소고기완자는 이백원인데 고기만두가 너무 맛쪄서 일곱개를 샀다. 숙소로 와서 먹는데 너무 맛잇어서 해안이가 다섯개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내일은  더 사야겟다.

맥주를 찾으러 몇군데 상점에 들러봐도 없다.  

터미날 들르고 이곳저곳 상점에 들르는 동안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이 마을에 외국인이란 우리 여섯명밖에 없기 때문.(나중에 알고 보니 한 명의 덴마크인이 캠프를 치라고 살고 있더군)

방에 돌아와보니 배낭 안의 오징어젓갈이 폭발해 있었는데 왜일까? 잔뜩  봉지가 부풀어서 겉포장이 펑 터진 상태. 오늘 저녁은 그래서 오징어젓갈 반찬으로 했다. 예의 이마키친에서 밥만 시키고 오징어 젓갈로 식사를 하는데, 단 한끼만에 다 비워 버렸다.  사실, 마트에서 시판되는 젓갈이라 너무 달아서 우리 나라 같으면 이런 저런 불평을 할 만한 맛이지만... 이곳에서는 맛있기만하고나.

내일의 원래 계획은, 이곳 근처에 살고 계신 스티브네 아버지댁에 들르고 우린 따로 하이킹을 간다고 말해두었지만, 식사시간에 베키아줌마가 일정을 수정한다. 되도록 오래 같이 있기로...

아무래도 아프리카까지 따라온 우리가 맘에 걸리시나보다. 와서 줄창 일만했으니..^^;;

내일은 하이킹삼아 신의 다리라는곳에 갈 예정이다.

저녁에 호텔 바에서 알게된 일. 호텔바에서 맥주가 단돈 천원이다. 호텔바가 왜 이리 싼거야!!  괜히 밖에서 찾느라 고생했잖여 !!! 맥주를 사는데 옆사람이 고맙게도 아것저것 탄자니아 맥주에 대해 알려준다. 결국 오늘산 맥주는 세렝게티와 사파리다.  둘다 당분을 첨가하지않아서 깔끔하고 게다가 사파리는 진짜 탄자니아 맥주이면서 가장 센 맥주라한다.  5.5도다.

 

8월 8일 Bridge of GOD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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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 거리의 아침

되도록 일찍 자전거를 빌려야 한단 말에 아침부터 버스터미널 앞 자전거포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3대에9000원 이라길래 일단 돈을 냈다. 빌려 주는 자전거를 시승해 보면서 좋은 것으로 골랐다.

대여 비용이 하루에 삼천원이면 싼거지만, 미얀마에서의 하루 육백원에 비하면 한참 비싸군...

신의 다리로 가는 길은 내리막으로만 진행된다. 문득 문득 돌아올길에 대한 걱정이 든다.

길 중간에 농반진반으로 통행료를 내라는 녀석들을 만났는데 조금 있다 보니 단순한 장난같아보이지는 않는다. 스티브가 잘 말해줘서 넘기기는 했지만 우리끼리라면 약간 문제가 생길듯.. 아침에도 사모사를 파는 먹거리 장터의 사람들이 짜파티 값을 맘대로 불러 약간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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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로만 한참 가다 시골길로 접어들어 또 한참 간다. 길이 평탄하기는 하나 자갈이 많아 엉덩이가 고생스럽다.

한 시간여를 갔나? 신의 다리 바로 앞길은 포장도로로 급격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점점 돌아올길이 막막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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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다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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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다리는 화산지형에 의한 수직절리다.  마치 한탄강의 비둘기낭 같은 모습이다. 다리 부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호의로 그분들이 살고 있는 집을 지나 다리 아래에서 식사를 했다.  에블린네가 싸온 아보카도와 토마토를 우리가 가져온 빵에 넣으니 제법 맛이 괜찮은데!

돌아오는길엔 로이-스티브란 에블린-베키랑 의사 소통이 안되어 다퉜다. 이미 몇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서 많이 힘든데도 장인과 사위는 더 볼게 있다면서 별 이야기도 없이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버린 거다. 해안이도 덩달아 따라 가고.

장모 베키는 화가 나서 그냥 간다고 자전거를 돌아가는 쪽으로 돌린다.  우린 중간에 끼어서 어쩔까 하다가  일단 해안이가 내려 갔으니 내가 따라 내려 가겠다 하고 베키와 에블린에게는 도로에서 만날 장소를 정했다. 베키는 화가 많이 났는지 그냥 도로까지 갔다가 트럭 잡아 타고 돌아갈 예정이라 한다. 흠, 베키아줌마 대단해...

베키 아줌마를 보내려 하는 순간, 해안이가 다시 올라온다. 나랑 게바라가 안 와서 도로 돌아 오는 중이라 한다. 눈치 빠른 해안이다.

좀 있다 보니까 스티브랑 로이아저씨도 올라 온다. 우리가 안오니까 도로 올라 오신 거다. 근데도 볼건 다 봤다고..^^;;

오르는길엔, 나뭇짐 싸짊어진 세명의 아이들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나뭇짐을 엄청 싸서 들고 올라가려 하는 순간인데, 하나하나의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나 혼자론 짊어지지도 못할 정도다. 그걸 6-10세의 어린이들이 이 먼 오르막길(약 1km쯤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는 포장도로다)을 지고 올라가려 한다니...
결국 짐들을 자전거에 태워서, 아이들에게는 뒤에서 밀고 가라 하면서 올려줬다. 나 하나, 로이 하나, 스티브 하나 이렇게 셋이서. 참으로 무거운 짐이다.

내려올 때는 이 오르막길을 어떻게 다시 올라가나 막막했었는데, 이런 짐을 싣고 올라가고 있으니 아까 한 걱정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이었나를 느끼게 한다.  마치 하느님이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요놈, 아까는 그냥 자전거만으로도 올라가기 힘들다 했지? 이런 짐을 머리에 이고 올라가는 아이들 고통을 조금만 느껴봐라! 그런 말이 나오나!"

하느님 감사합니다...

무거운 짐 싣고 낑낑 대며 올라가고 있지만 그 무거운 짐을 맨날 지고 올라갔을 그 아이들이 뒤에 있으니 힘들단 흉내조차 못내고 있다. ^^;;; 나 혼자서도 못들무거운 나뭇짐을 지고 가는 열살미만 아이들에게 느낀점이 많다.

아이들 짐, 다 올려 주고 나서도 한참 더 가는 비포장길. 엉덩이는 되지게 아프지만, 자꾸 아까의 아이들 생각이 난다.. 길 막판, 헤어질 때 로이와 내가 낑낑대며 나뭇짐을 10살 정도의 가냘픈 아이의 머리에 얹어줄 때 아이들의 머리가 휘청이는 모습.. 마치 넘어질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얘들은 매일매일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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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배웅하고 사진을 찍었다. 1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친구 / 오늘 길가의 피글렛들

로이와 해안이랑 돌아오는 길엔 그냥 자전거로 달렸다. 베키네 등 여자들은 남아서 트럭을 잡아탄다 한다.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되지만서도 잘 포장된 도로라 힘들지는 않다! 로이 아저씨는 벌써 저만치 앞서 나가고 중간에 나, 마지막에 해안이다. 로이 아저씨 정말 존경스러운데!

한참을 가다 보니 뒤에서 거대한 트럭이 한대 우리 앞에 선다. 베키네가 잡아 탄 트럭이다.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 짐칸에 자전거를 올리고 나머지 길은 트럭을 타고 돌아왔다. 먼저 갔던 로이는 좀 있다 만났는데, 해안이랑 내가 안 와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했다. 와...쪽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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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뒷 자리 조그만 틈에 네명이나 앉았다!

투쿠유 타운 바로 앞에서 트럭은 다른 길로 접어들고, 우리들은 내렸다. 물론 트럭 운전사분께 고맙다고 10000원 정도를 드렸고. 참 고마운 아저씨다.

돌아와서 먹거리 장터에서 맛있는 사모사를 15개나 샀다. 고기가 두툼하게 든 튀김만두 사모사는 이집의 맛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