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음베야를 거쳐 아루샤로 이동하기

 

8월 11일 음베야로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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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날의 아침

아침은 간단히 차 한잔으로 때웠다. 로이네식구들과 일정 문제로 한참 토의하다 오늘체크아웃하기로 한다.

아침 물살이 부드러워 수영하는데는 정말 좋다. 물도 맑아서 가볍게 머리 감을 겸 목욕도 할 겸해서 물로 들어갔다. 물론! 비누는 없이 (바이칼 호수에서 같이 여행하던 러시아 아저씨 렘이 호수에 들어가서 호기롭게 샴푸로 머리를 감던 일에 경악 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

조금 놀고 있는데,  있다 보니 에블린이 와서 앞으로 십오분만에 차가 나간다고 해서 황급히 짐을 꾸렸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별 다른 이야기가 없네... 오라, 역시나 아프리카 타임!

일단 체크아웃까지는 했다. 이틀 숙박료 사만원에,  밥값 차값 만오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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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람 11명과 짐 10개를 태우고 간다니...

나가는 차는 오토바이다. 125cc짜리..거기다 짐칸을 단 것... 이걸로 우리7명과 짐 9개를 태운다고? 과연 가능할까? 의아스러웠다.

하지만 이 차가 처음엔 느리게 출발했음에도 길로 들어서니 그런대로 잘 나간다.  게다가 픽업을 타고 들어올때완 달리 그나마 좌석이 있어서 엉덩이도 살 만하다. 에블린은 이번여행에서 벼라 별 것들을 다 탄다며 즐거워한다. 이게 아프리카의 모습이라나?  하지만, 난 그에 대해 진짜 아프리카는 아닌 게 아닐까라고 대답했다. 오토바이를 타더라도 아직은 편한거니까.

돌아가는 길은 항상 빠르게 느껴진다. 한번 봐서 익숙해진 풍경들이 지나가면 어디쯤 가고 있나 알게되는것도 재미있다. 피키피키(오토바이의 스와힐리어)는 놀랍게도 픽업으로 들어올 때와 동일한 2시간만에 우릴 케일라에 내려줬다.

장하다 피키피키!! 놀랍다 그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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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라 도로

케일라에서는, 오는길에 만나서 같이 타고 온 스티브의 친구가 추천하는 식당에 갔다.  여느 식당과 메뉴가 같은 게 흠이지만, 맛은 더욱더 우리 입맛이다.  접시에 밥과 콩요리 야채가 같이나오는 콩밥이 800원, 내가먹은 소고기밥은 천원, 해안이가먹은 닭고기밥은 이천원으로 지금까지 먹었던 식당들에 비해 조금 더 싼 가격임에도 입맛이 더욱 더 우리입맛이어서 신기했다. 게다가 간장 절인듯한 콩과 김치찌개 느낌이나는 나물이라니...

에블린네와는 투쿠유에서 헤어졌다. 아쉽기도 하고 약간 홀가분하기도 하다.  스티브덕분에 한국인 단독이라면 도통 가보지 못할 곳에 갔었고 많은 사람들과도 만남을 가질 수 있었던 반면,  우리의 화닥화닥 여행 스타일과는 명확히 달랐으니까. 항상 기다리는 방식의 여행이었다. 그게 아프리칸식인지는 몰라도.

투쿠유에서는 음베야로 가는 달라달라들 극성호객꾼들 때문에 스티브가 화를 버럭내며 사람들을 밀치고 막 뭐라뭐라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마음 착한 스티브가 화를 내는건 처음이다. 아마 우리가 홀로서려는 마당에 심한 호객꾼 때문에 나쁜인상을 가지게나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것 같다.

스티브 덕에 제대로 된 달라달라를 타고 음베야로 가던 도중, 30분도 안되어 우리 달라달라가 망가지는 일이 발생했다.  내려서 다른 차를 기다리다가 적당히 사람을 싣고 가는 차를 만나서 타고 무사히 음베야까지 도착했다. 우리가 탄 달라달라의 차장은 지나친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점잖은 친구다.

(스티브는 음베야 버스 터미널 옆에 모라비안호스텔이 있으니 거기로 가라 해 줬지만, 그건 스티브의 착각이다. 실제 버스터미널에 바로 면해 있고 론리플래닛에도 소개된 숙소는 New Millenium Inn 이었다. 숙박비 20000원 이었는데, 시설이 낡은 탓에 어제까지 마테마 비치의 리조트에 같은 값으로 묵었던 우리로서는 선뜻 지불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모라비안 호스텔은 론리에 나와 있는 대로 터미널에서 고개 하나를 넘어서 있는 게 맞다.)

주변의 게스트하우스에다 물어도 방이 다 찼다 하는데, 게바라는 버스가 아침일찍 출발하는 게 많은데, 터미널 옆에 게스트하우스가 적을 리가 없다며 꿋꿋이 찾았다. 두 군데를 더 들러 봤지만 이미 만실. 더블룸은 없댄다. 거리를 지나는 언니들에게 물어 보니 이곳 저곳에 숙소가 더 있다고 하여 터미널 왼쪽길에서 방을 찾는다.  이럴 땐 약간 유하고 우유 부단한 나보다 박경아의 저돌적인 모습이 장점이 된다. 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여지없이 다른곳에서 찾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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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게스트하우스

로컬게스트하우스 더블은 거의 만실이었지만 마지막으로 찾아간 njomba게스트하우스는 방이 있고 값도 5000원이다. 시설은 아마 80년대  우리나라 여인숙을 생각하면 딱 맞겠는데 숙박비까지 5000원이니 참으로 비슷한 것 같다. 이 숙소 역시 우리가 맨 마지막 방을 얻었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묵고 있었다.  처음으로 지역주민들 이용하는 여관에 드나 보다 화장실은 외부이고 방은 좁았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터미널까지도 단 2-3분 거리이고.

숙소를 잡은 홀가분 하게 거리로 나서서 시장을 찾아갔지만, 지도상에 있는 시장이란 곳은 늦어서 문을 닫은 상태. 거리도 한산하다.

마침 결혼행렬인듯 하는 차 여러대가 리본을 달고 꾸민채 지나가길래 비디오를 들이댔더니, 선행차 비디오 기사 (아마 신랑 친구인 듯)가 오히려 우리들을 찍는다. ^^ 신랑신부도 지나가다가 손을 흔들어 줬고. 투쿠유 갈때 지나친 음베야는 너무 심한 호객 행위 때문에 인상이 좋지 않았지만 오늘은 호객도 적고 전반적으로 느긋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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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옆의 꼬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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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어 달라 포즈를 취한다  /  숙소에서 먹은 쇠고기 꼬치. 정말!! 맛있다!

버스 터미널 왼쪽 길 앞에 있는 맥주바에서 쇠고기 숯불구이와 감자칩을 팔길래 얼만지 물었더니 쇠고기는 10조각에 1000원, 감자칩은 50원이랜다. 감자 튀기는 아저씨에게 우리가 사진기를 들이 대니, 아예, 한 번 더 해 보랴? 하시면서 다시 포즈를 잡는다. 고기를 굽는 어린 친구들도 막 찍어 달라 그러고. 관광 마인드에 물들지 않은 시골스런 곳이다. 숯불구이는 1접시 일인분인데, 일단 사 와서 숙소에서 먹어 보니 기기막힌 맛이라서, 해안이랑 나랑 다시 나가 한접시 더 사왔다. 술안주로...

 

8월 12일 아루샤로 떠남

새벽부터 출발한 버스. 이곳 음베야에서 아루샤로 바로 연결되는 회사는 Hood Line 한 회사밖에 없다. 조금 낡긴 했지만 쓸만한 스카니아버스다. 껍데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르코폴로란 곳에서 리모델링했다. 이곳에선 남아공이 꽤 선진국인데, 대부분의 쓸모있는 공산품에는 어김없이 Made in South Africa 란 말이 붙어 있었다.

버스는 52인승의 평이한 좌석.. 이것을 로얄클래스라 부른다.  비즈니스클래스(스탠다드 클래스)의 경우엔 한 줄에 5열 좌석 헉스... 인도에서나 보던 5열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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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샤 가는 길 풍경

새벽 5시40분 출발한차는 가끔씩 무시로 검문이나 소변을 위해 잠깐서는 것 외엔 줄창 달린다. 한 5시간 달렸나? 휴게소에서 잠깐10분 쉰대서 설마10분 하고 밥을 시켜 먹다보니 버스가 빵댄다 진짜 10분이다. 허겁지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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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고로의 후드라인 본사

버스는 9시간쯤 달리고 난 뒤에 공식적으로 첫 정차를 했는데, 그곳이 이 버스회사의 본거지인 모로고로다.  다르에스살람에서 대략 두세시간거리까지 와서 첫 정차라니 대단하다. 버스가 달릴 때는 KTX를 방불케할 정도다. 부드럽게 달리지만 무척 빠르다. 왕복2차선인 도로사정에 비해서는 광적인 스피드를 내는 건데 열차보다 거의 두배 반정도빠른 시간이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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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의 마사이 마을. 바오밥 나무와 어우러진 전형적인 아프리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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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주변 풍경. 위 사진은 전형적인 건축방법 / 미쿠미 국립공원의 3종세트. 얼룩말, 가젤, 코끼리

특히, 모로고로가는 길에는 미쿠미국립공원을 거치게 되는데 약 오십키로미터 구간 동안은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다. 뭐, 그래 봤자 저 멀리로 얼룩말, 가젤, 코끼리 정도 였지만.

매표소에서는 열네시간이라고 답했고 론리에서는 열여섯시간 걸린다던 일정이었는데 열두시간 지난 곳인 세가라에서 본 표지판은 절망적이었다. 아루샤 386키로.... 버스는 다섯시간이 지난 열한시에야 아루샤에 정차했다.

밤 늦게 다니는 건 쥐약인건데, 감사하게도 이곳 아루샤는 밤에도 밝고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특히 밤에만 열리는 스낵바들이 길 곳곳에 있는데, 세시까지 장사를 한대나? 일단 배가 고파서 들른 큰길가의 스낵바에선 감자칩을 사던 아저씨가 우리가 여행자임을 간파하고 주인에게 이런 저런 통역을 해 주었다. 숙소는 대강 어디 어디에 있을 거라 하지만 밤이 늦어 선뜻 확신은 못하는 눈치. 그곳에서 팔던 두툼한 숯불꼬치는 무려 하나에 100원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꼬치 중 가장 큰 데다 아저씨가 재워 오신 고기를 꼬치에 끼워서 즉석에서 구워주는 건데 탄자니아 최저가로 쇠고기 꼬치를 먹나 보다.

맛은 여전히 환상적이다!  쥔 아저씨께 감자 오믈렛 하나, 꼬치는 무려 13개를 시켰다. 구워서 비닐 봉지에 넣고 먹음직스럽게 썰어 놓은 야채 이것 저것도 듬뿍 담은 뒤에 삐리삐리를 쳐 주신다. 인사하고 헤어진 뒤에 묵직한 봉지를 달랑달랑 거리며 숙소를 찾는다.

길을 헤메는데 길에서 지나치는 탄자니아 청년이 가방을 조심하라고 일러 준다.  에블린도 신신당부하던 건데, 중요한 가방은 꼭 앞으로 매야 한다나. 우리 만나기 전에 결혼을 위해 스티브와 함께한 여행에서 길에서 카메라를 털렸대나.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호텔 7/11 은 이미 문을 닫았고, 또 다른 근사한 호텔은 70달러를 부른다. 로얄 아루샤 호텔에선 잠겨 있는 문을 경비원이 열어 주어서 들어가 물어 봤는데 이곳은 70달러에 해안이 별도 요금이랜다.  이리도 비쌀 수가. 아마 외국인들이 사파리 때문에 많이 오니 이런 고급 호텔이 있나 보다.

호텔을 나와 아무래도 외국인 여행자 거리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걸어가려고 하다 보니, 론리에서 밤길 위험을 경고 했던 길을 지나야 한다. 마지막 선택. 작은 이슬람 벙거지를 쓰고 계신 택시기사 할아버지께 흥정해서 2500원에 가기로 했다가 (비싸다...) 흥정하면서 아저씨께 싼 숙소를 물어 본게 주효했다. 얼마 정도를 원하냐길래 10달러 근처라 하니 택시에 올라 300여m를 간 뒤에 문을 닫고 있는 Kilimanjaro 빌라의 문을 두드려 우리를 무사히 안착시켰다. 가까운 거리 택시비가 2500원이면 비싸지만 우리 뿐이라면 이 문닫힌 호텔의 문을 두드릴 엄두를 냈겠나. 2500원이면 알선료로 싸다. 이 호텔은 깨끗하고 넓은 더블이 10000원.

방에서 맛나게 감자칩과 쇠고기로 저녁을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