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스파이스 투어

 

2007. 7.30 (월)  잔지바르 : 스파이스 투어

밤 새 남편은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잤다 하고 나는 감기 두통에 늘어졌다. 열 두 시간 이상을 잤다. 아침에도 몸이 개운하지는 않다. 짐을 챙기고 여덟 시가 넘어 옥상. 못 먹을 것 같더니 차를 마시니까 과일도 먹히고 식욕도 난다. 빵 커피까지 많이 먹었다. 배표를 사러 갔다. 열 시 이후에서 네 시 까지만 판단다. 투어를 가야하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사야겠다. 내일 사도 괜찮다고 한다. 일찍 투어 사무실에 가서 길가의 예쁜 아기랑 장난치고 놀다가 쉬엄 쉬엄 차로 출발.

스파이스 투어는 농장 몇 곳을 돌며 클로브 (치과 향기가 물씬 난다), 커피, 계피, 생강, 카카오, 넛맥 등의 설명을 듣고 맛도 보는 투어. 바닐라도 카카오도 처음 보았다. 주욱 산책을 하며 슬렁슬렁 걸어다닌다. 구경하면서 설명을 듣는 기분이 꽤 괜찮았고 날도 선선하다. 물론 햇볕은 무척이나 강하다. 마치 방비엥이나 미얀마 같은 맑은 날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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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레몬그라스를 구경한 후에 기다리던 코너. 과일을 많이 차려놓은 곳에서 스타 프루트, 잭 프루트 등 각종 과일 맛을 보게 해 준다. 커스터드 애플 비슷한 놈은 무척 시다. 그러나 상큼한 과일이 힘나게 한다. 역시 과일을 먹으면 즐겁다. 조금씩 주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먹어도 부담이 없다.

다시 차로 처음 왔던 농장 마당에 있는 시원한 장소에서 밥을 먹는다. 이 집 화장실은 집 안의 중간 마당에 있는데 작은 네모 구멍이 앙증맞게(참 작다!) 뚫린 깔끔한 곳이다. 오며 가며 두 번이나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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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는 점심!

밥은 생선 커리, 소금에 무친 깔끔한 시금치, 스파이스 밥이다. 어찌나 맛있는지 우리는 정말 정신없이 무척 많이 먹었다. 같이 있던 외국인들은 커리 속의 생선을 안 먹으려 해서 고소한 킹 피시를 맘 놓고 많이 먹었다. 커리는 야채 맛도 많이 나는데 토마토를 써서 상큼하다. 옆에 있는 다른 팀이 우리처럼 잘 먹지 않는지 커리도 주고 밥도 더 가져다 줘서 우리가 다 먹었다. 과식했지만 기분이 좋다. 차로 해변에  가는 길은 넓은 길에서 점차 좁아진다. 마침내 나뭇잎이 창 안으로 들어와 얼굴을 때릴 정도로 좁은 길을 간다. 어제에 비해 참 시원하고 배부르고 게다가 편한 차 까지 귀족여행이다. 이게 겨우 10$라니...

그런데 나는 속이 불편해져서 내리자마자 풀숲에 숨어 자연의 화장실에서 급한 볼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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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프위니 해변에서

해변에서 사람들은 모두 수영을 했고, 남편과 해안이도 신이 났다. 그림과 같이 푸른 바다에 야자수들의 풍경은 보기만 해도 환상적이다. 인적 없는 곳이라 더 좋다. 몸이 약간 불편한 나는 누워서 야자수와 바다, 푸른 하늘에 어른대는 나무들을 보고 쉬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얕은 곳의 물은 꽤 따듯한데 남편이 안에 들어가면 아주 차다고 한다. 적셨다 나와도 깔끔히 말라 끈적이지 않는다. 나는 다시 숲속 화장실에 한번 더 갔다. 해안이가 망을 봐주었다. 몽골 이후로 자연의 화장실은 아주 익숙하다. 점심을 많이 먹은 탓인지 어제 아파서 소화 상태가 안 좋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두 사람이 괜찮은 걸로 봐서 아마 아픈 탓 인가 보다. 누워서 쉬는데 출발하자고 한다. 동굴에 가고 싶었는데 가자는 팀이 없어서 일단 포기했다.

차를 타고 열심히 달려 스톤타운. 달라달라 타는 시장 부근에 내려준다. 그래서 인도 아저씨 식당을 마지막으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하루 종일 목이 말라서 일단 얼음물을 사서 실컷 마셨다. 다행히 식당은 쉽게 찾았다.

문어 커리, 비프 커리, 스파이스 밥, 타마린 주스, 패션푸르츠 주스를 시키고 비프 크로켓도 사 먹었다. 역시 무척이나 맛이 좋은 이곳의 맛집이다. 이 집은 또한 싸고도 푸짐하다. 잔뜩 골라 저녁에 먹을 것 까지 사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도 5900! 놀랍고 저렴한 가격! 내친 김에 그저께 갔던 감자튀김 집도 찾아 가보자고 나섰는데 의외로 금방 찾았다. 너무나 반갑다. 꼬치는 아쉽게도 다 떨어져서 감자튀김과 비프 크로켓을 샀다(4개). 겨우 9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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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타운 다니기

미로를 따라서 사람구경, 가게구경을 하고 환전도 한 뒤 돌아서 나와 집으로 왔다. 아기자기한 이 미로는 세계문화유산이다. 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잔지바르. 먹을 건 많고 잔잔한 재미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귀족적인 여행을 하고 후회 없이 놀았다. 물론 아름다운 이곳에서 몸이 불편해 물에 못 들어간 것은 아쉽지만 맑은 하늘과 야자수를 보며 누워서 잘 쉬었다. 집에 와서 일단 씻고 왕창 빨래를 했다. 예쁜 부겐빌리아가 핀 우리 베란다에 여기저기 널었다. 망고 5개와 오렌지 5개를 먹고 감자튀김과 매운 크로켓도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일기를 쓰고 쉬려고 한다. 공주 풍의 이 숙소는 모기가 만빵이다. 베란다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잠시라도 있을라치면 모기 공격이 대단하다. 말라리아에 안 걸리려면 몸을 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