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잠비아 고아 학교 시찰

 

2007. 8. 4 (토) 툰두마 - 잠비아 : 고아 학교 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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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반에 기상. 간밤에 에블린이 음베야의 병원까지 갔다는 얘기를 직원에게 들어서 돌아오기는 했는지 걱정이 된다. 다행히도 베키는 병원에 남고 스티브와 로이는 돌아 왔단다. 말라리아는 나았지만 다시 약물 부작용도 시달리고 방광염이 생겼단다. 그것만 나으면 이제 괜찮다고 한다. 오늘 오후에 엄마와 돌아올 예정이다. 오늘은 모두 바깥에서 햇살을 받으며 아침을 먹었다. 바나나, 빵과 오렌지, 아보카도, 고구마 등을 아침 식사와 함께 먹었다. 따듯하고 날씨도 좋아 우유와 차를 마시며 평화로운 아침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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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서 만난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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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넘어서 잠비아로 가서 친척집과 학교에 가기로 했다. 언덕을 넘으면 바로 잠비아의 마을이다. 공용어가 영어라 단박에 간판을 읽기도 쉽다. 툰두마 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 집들이 훨씬 깔끔하고 좋다. 탄자니아에서는 아이가 신발을 안 신고 학교 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곳에서는 집으로 다시 보낸단다. 사람들 옷이나 모양새가 낫다.

친척 샘 죠 아저씨는 중등교사, 교장 출신의 지역유지로 아내도 초등 교사 출신이다. 집은 매우 근사해서 응접실에는 다양한 그릇이 있는 장식장이 있다. 의자와 가구도 좋다. 처음으로 좀 사는 집에 와 본다. DVD로 교회 찬송가 부르는 모습을 보고 계셔서 얘기를 나누며 같이 봤다. 사람들이 아프리카 풍으로 춤추고 노래한다. 엉덩이를 돌리면 남자들 벨트의 버클이 둥글게 돌아간다고 로이는 버클 돌리기 춤이란다. 많이 웃었다. 비디오에 여자 목사가 나오는데 이곳은 여자도 많다고 한다. 해석된 성격책의 근거 내용을 직접 보여주신다. 참으로 합리적이고 관대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여성 성직자가 전혀 없지만 캐나다는 아주 드물게 있단다. 손님 대접은 우선 청량음료 한 병이 기본이다. 사실 물 한 병보다 이게 더 싸다. 환타, 스프라이트, 콜라를 늘 냉장고에 넣어 두는지 시원하다. 청량음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억지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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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아저씨와 함께 방문했다. 아저씨는 곧 큰 고아원을 세울 예정이시란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 없이 친척들과 살고 있다. 학교에는 토요일 오후라 아이들이 없었다. 철판을 씌워서 칠판으로 쓰고 있고 먼지가 많다. 애들에게는 점심으로 옥수수를 끓여 먹인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 물고기를 길러 재원으로 사용하려 한다고 해서 양어장에 가기로 했다. 땡볕이 쬐는 대로를 한참 걸어가야 한다. 맑고 시원하지만 쨍한 날이다. 키가 큰 로이 옆에서 로이의 그늘을 이용하여 걷는다. 로이는 눈이 큰데다 키가 크고 말라서 기린 같다. 우리 외할아버지와 무척 닮았다. 독일인 부모 밑에서 근엄하게 자란 분이다. DVD를 보며 말씀하시는데 옛날 어려서 교회 다닐 때는 두 손을 모으고 가만히 앉아 예배를 보았단다. 아프리카 식의 춤추는 예배 모습에 우리 모두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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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바나나 밭을 지나 시골길을 걷는다. 식수로 쓰는 물은 웬일인지 우유 빛으로 뿌옇다. 근처에서 빨래도 한다. 4개 정도의 양어장은 흙빛 물이라 고기는 안보이지만 9월이 되면 잡아서 아이들을 먹이고 판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아보카도 나무에서 카멜레온을 발견했다. 예쁜 놈이라 만지고 싶은데 아저씨가 문다고 말린다. 녀석은 사람들이 많은 게 싫은지 자꾸 안으로 숨어든다. 도르르 말린 꼬리가 예쁘다. 색이 주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영판 나뭇잎 색이다. 남편의 파란 옷에 붙여서 변하는 걸 보고 싶은데 아저씨가 말려서 포기했다. 자연에서 이놈을 직접 보다니 무척 신기했다.

내일 오후에 고아원 아이들 70-80명 정도를 불러 준다고 해서 우리는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기로 했다. 오는 길에 모세를 만나 같이 잠비아 시장을 갔다. 무척 번화하고 물자가 많지만 탄자니아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작은 시장 길을 건너면 바로 탄자니아다. 갑자기 마을이 썰렁하고 황량해 진다. 우리는 바나나와 오렌지를 샀고 로이는 파인애플을 샀다.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니 에블린과 베키가 와 있다. 해안이는 모세와 먼저 마마 집에 갔다.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먹었다. 사우어 크림이나 바닐라 향이 나는 것이 무척 향기롭고 맛있다. 어제 산 고구마도 먹었는데 고구마를 싫어하는 남편조차 잃어버린 고구마의 맛이라며 고구마의 원형(idea)이란다. 이곳은 일교차가 큰 탓인지 다른 곳보다 모든 것이 맛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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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데 갔다 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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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이 나아서 잠깐 이야기했다 

에블린, 베키와 함께 호텔 차로 마마 집에 갔다. 오늘은 이미 음식이 차려져 있다. 해안은 마마와 집안에서 매트를 짜고 있었다. 마마가 가르쳐 줬다며 열심히 꿰매고 있다. 매트는 풀을 사서 띠로 엮은 후 바늘을 이용해 연결한다. 마마가 꿰매기 쉽도록 잡아주고 해안이가 꼬매는 모습이 마치 손녀와 할머니 모습 같다.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다. 겨우 며칠 만났을 뿐인데 저토록 다정하다니(나중에 들어 보니 마마는 해안이를 가까운 수퍼에도 데리고 다니며 자랑스러워 하셨단다. 남아서 같이 살면 어떠냐고 하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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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몰려든 아이들과 에블린을 보러 온 친척들

오늘도 여러 이웃이 에블린을 보러 왔다. 음식은 시금치 볶음(토마토를 넣었는지 약간 김치 맛이 나고 입에 딱 맞아 무지 맛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안 먹어서 우리가 실컷 먹었다), 콩 요리, 당근, 오렌지이다. 고기를 안 차리셨으니 먹는 사람도 부담이 안 되고 너무 맛이 좋아 많이 먹었다. 어쩌면 솜씨가 이리 좋을까. 해안과 마마는 식사 후에도 햇살을 받고 앉아서 매트를 꿰매고 사람들은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밖에서 평화로운 햇살이 안으로 비춰든다. 서로 몰랐던 먼 나라 사람들이 함께 앉아 이토록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니...

매트 짜는 재료는 작은 다발이 2,000이다. 3일을 짜야 한다는데 얼마나 벌까 싶다. 모세가 가끔 돈을 만들어 온다고는 하지만 아직 직업이 없어 찾는 중이다. 모세는 든든한 아들이다. 이렇게 매일 손님 대접하는 것도 돈이 많이 들 텐데 말이다. 지금까지의 음식들도 정말 좋았지만 소박한 오늘 음식이 좋았다. 캐나다, 한국, 탄자니아 사람들이 모여 모두 이 음식을 좋아하며 맛있게 먹었다. 음식 맛이 좋아 하루 세끼를 다 돈을 드리고 먹고 싶을 정도이다. 호텔 차가 올 때까지 모두 한가한 오후의 시간을 보냈다.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고 차로 숙소에 오다가 내일 아이들 나눠 줄 노트를 사고(12개 900) 물도 샀다. 국경에서 차를 먼저 보내고 베키와 나, 남편은 바나나와 망고를 샀다(드디어 이곳에서도 발견! 신나서 샀다). 바나나는 어떤 아이가 위 쪽 지역에 가서 봉지에 담아 온 것을 샀다. 친척 시보를 만나 남편은 곤야기와 맥주도 샀다.

숙소에 돌아와 내일 고아원에 갖다 줄 선물포장에 돌입. Santa factory in Tanzania다. 직원(^^)들은 모두 열심히 일했다. 해안과 에블린은 사탕포장반(꼼꼼한 솜씨가 필요하다), 침대 위의 부서는 자, 노트, 연필, 색연필, 가위 등을 차례로 넣고 마지막으로 칫솔을 넣는다. 사탕을 넣으면 라인 작업이 끝난다. 내일 맞는 싸이즈의 옷과 본인이 마음에 들어 하는 자동차 장난감이나 악세서리를 나눠 주고 페이스 페인팅을 한 후 풍선을 주면 끝이다.

스티브가 새로운 친척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말에 싸아...해졌다. 이제 천 가방이나 옷도 거의 없다. 오늘 마마 집에 우리가 나눠 준 티셔츠를 입고 온 분 들을 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멀리 우리나라에서 온 옷도 얌전히 아줌마들의 윗옷이 되어 있었다. 모세도 붉은 악마티를 입었다. 썩 잘 어울린다.

쉬었다가 베키에게 갔더니 착한 장모는 다시 20개의 친척 목록을 받아들고 남은 물건들을 골라 넣으며 애쓰는 중이다. 벌써 3차 리스트로 거의 70집 째다. 해안이는 도우러 원정을 가고 남편도 따라 갔다. 물건 포장하는 베키네 침대가 북적거리므로 나는 잠시 우리  방에서 잠을 잤다. 수영장 쪽에서 아프리카 풍의 음악이 들린다. 아까 얼결에 산 바나나는 맛이 별로이다. 역시 잠비아 산이 낫다. 남은 고구마를 먹고 쉰다. 아침에 빨래를 걷었는데 바람이 많은 언덕이라 잘 마른다. 툰두마에서 제일 좋은 숙소인데 사람들도 무척 친절하다. 차까지 쓰며 잘 이용하고 있다. 국경에서 장사하는 손님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주변의 풍경은 고즈넉한 것이 마치 바이칼의 후지르 마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