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셀추크 (에페스)

2007.1.23(화) 파묵칼레 - 셀축

아침 식사를 8시에 푸짐히 하고 잼 등을 다 챙겼다. 짐싸서 9시 25분 차를 타고 데니즐리. 바로 이어서 아이든에 가는 버스를 탔다. 아이든에 내려 옆의 까르푸에서 과일 등 장을 보고 돌무쉬를 타고 셀축에 도착. 가려던 바림 팬션은 수리 중인지 문을 닫았다. 옆은 공사 중인데 방 하나가 남아 있다. 입구도 없는 열악한 숙소가 45. 다른 곳은 매우 좋았다. 할머니가 만만치 않아 75를 60까지만 준다고 한다. 결국 박물관 입구 쪽의 부메랑G에 들어왔다. 아래층의 어둡고 화장실 없는 방이 1인 15리라이다. 결국 윗 층의 넓은 방을 난방 안 쓰고 1인 15에 하기로 했다. 총 45리라. 애플티 한잔 먹고 에페소까지 차로 태워다 주었다.

에페소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곳이다. 길도 넓고 원형극장, 도서관, 로마 화장실, 묘지 터, 아고라, 주택 등이 남아 있다. 화장실은 ㄷ자의 거대한 규모. 구명이 뚫려있는 곳에 모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며 볼일을 보는 곳이다. 중국의 화장실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훨씬 정갈하다. 볼수록 재미있다. 여지들은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여기 저기 거닐어 보고 여러 가지 표시들도 찾아본다. 특히 도서관 건물이 유명하고 아름답다. 예전에는 항구까지 길게 넓은 길로 이어져서 양쪽에는 가게들이 많았다. 원형극장은 지금까지 본 것 중 최대 크기이다. 꼭대기 까지는 못 올라가게 해 놓아서 2/3 지점까지 갔다. 아래에서 작게 말해도 무척 잘 들린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터키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온 듯 보이고 현지인 관광객들도 많다.

거기부터 2km 정도를 씩씩하게 걸어 시내에 왔다. 오는 길은 산책하기에 좋게 잘 닦여 있다. 기차역까지 걸어가서 혹시 우리도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보았다.  겨우 아피온까지 가고 시간이 10시간 이상 걸린다. 시간은 버스의 2배, 비용은 절반이다.

시내 피데 가게에서 치즈 달걀 피데와 양고기 쾨프테를 시켰는데 둘 다 아주 맛이 좋았다. 피데에 고추 가루를 얹어 먹으니 의외로 무척 어울린다. 담담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가파도키아 피데 하우스에서 현지인들이 유난히 이것을 많이 시켜 먹길래 맛이 궁금했었다. 양고기는 국물이 적절하게 있고 따듯한 그릇에 나오므로 빵 찍어 먹기 좋았다. 게다가 싸다. 구운 얇은 빵도 맛있다. 샐러드도 공짜인데 음식이 맛있다니까 아줌마가 빵 남은 것과 먹으라고 샐러드를 더 주셨다. 또 남은 빵도 싸 주었다. 인심이 참 좋다.

다시 해안이가 먹을거리를 찾다가 작은 R에 들어가 스파게티와 닭고기 필레를 시켰다. 역시 값도 싸고 그럭저럭 괜찮다. 특히 해안이는 닭고기에 만족했다. 후식으로 다른 것 두 개를 시킨다고 한 것이 그릇 크기만 다른 똑같은 라이스푸딩을 시켰다. 보통과 큰 것을 시켜 엄청 먹었다. 총 11.5리라 정도이다. 숙소에 오니 오늘 바람을 많이 쏘인 탓인지 몸도 춥고 머리가 아프다. 감기에 안 걸리고 잘 버텼는데 지금은 심상치 않다. 겨우 6시 인데도 파카를 껴입고 자버렸다. 다 자고 있는 12시에 다시 일어나 과일을 먹고 일기를 쓴다. 난방이 없지만 생각보다 안 춥다. 이 숙소도 이 집에서 제일 좋은 방이다. 일단 실내 장식도 훌륭하고 정면 베란다가 크며 화장실도 좋은 4인실이다. 만족스러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