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살벌한 규정, 강화된 EU보안검색

국내선에도 검색을?

인천공항에서 싱가폴 항공 카운터에서 우리와 함께 줄을 서고 있던 단체여행객의 가이드가 기내 휴대품 정책이 바뀌었다며 립스틱 같은 것도 휴대가 안되고 짐으로 부쳐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 깜짝 놀라 알아보니 미국으로 가는 승객들이란다. 테러 방지를 위한 기내 휴대품 제한이 엄격하게 바뀐 것인데, 지은 죄가 있으니 저러지... 하면서도 참 유난을 떤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거였다.

아테네 공항에서 항공사 카운터에 보니 강화된 EU 기내 휴대품 규정이라는 브로슈어가 보였지만 우리는 별 생각 없이 예전대로 짐을 부치지 않고 모든 것을 배낭에 넣은 채 체크인을 마쳤다. 시간이 1시간 넘어 남았길래 공항을 이리저리 구경하노라니 자꾸만 공항 내 스피커로 EU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들린다. 혹시나 해서 아까 허두루이 봤던 EU 보안규정 브로슈어를 자세히 보니 이럴 수가, 벼라 별 액체 관련 물품을 기내에 반입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미주알고주알 쓰여 있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물으니 국내선이지만 역시나 똑 같이 적용된다는 이야기.

기내 반입 문제 때문에 포크나 스위스칼도 가지지 않고 다녀서 여행 중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생활을 했었는데 이젠 어떤 액체도 기내 반입이 안된다 하니(짐으로 부치는 것은 상관없다) 결국 짐으로 부쳐야 한단 말인가.내 배낭 안에는 술도 한병 들어 있었는데 항공사 카운터에서는 알콜의 경우 병으로 된 것은 짐으로 부칠 수도 없다 한다. 이미 체크인을 했고 다른 이들은 부칠 짐도 다 부쳤는데, 우리는 어떻게 늦게라도 짐을 부칠 수 없냐니까 처음엔 안된다 하더니 잠깐 연락해 보고서는 짐 딱지를 부쳐 주며 직접 짐을 넣는 카운터로 가지고 가면 된다고 한다. 아마 아직 우리 비행기 짐은 안 실었나 보다. 술병을 못 부친다기에 먹던 쥬스 팩에 술을 담아 넣고,일단 작은 배낭에 휴대물품만 담고 짐을 부쳤다.

하나 좋은 점.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짐을 다 부쳐야 하니 맨날 플라스틱 포크를 쓰거나 과도 하나 없이 여행 다니는 궁상은 떨지 않게 되어 좋긴 하다.

아래에 자세한 규정을 소개한다. 아테네 공항에 있던 규정지 브로슈어를 해석한 내용이다.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