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오스만 제국의 민속촌, 샤프란볼루

숙소가 곧 박물관이네요. 바스톤쥬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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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톤쥬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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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의 욕실은 기묘한 곳에.

저녁에 샤프란볼루 오토갈에 도착했기에, 버스 안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샤프란 투리즘의  차장이 일러준 대로 바스톤쥬 펜션까지 가는 택시를 탔다. 아마 차장이 택시를 불러준 듯. 오토갈에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간 뒤에 다시 언덕을 따라 조금 내려가서 꾸불꾸불 돌아 바스톤쥬 펜션 앞에 내렸다. 택시비로 10리라 정도가 나올 거리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냥 내고 내렸다. 들어가서 흥정 끝에 도미토리 값으로 3인실을 쓰게 되었는데 (60리라) 방이 예술이다. 300년된 건물이라 하며 정리는 잘 되어 있었지만 방 꾸밈도 마치 옛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처럼 옛 물건과 가구들이 그대로 있다. 한 마디로 앤틱. 이런 곳에 묵는 것치고는 비싼 값이 아니다. 아침 식사는 터키식이긴 했지만 직접 만든 잼과 꿀이 포함되어 고급스럽다.

광장(?)이라기엔 너무나도 앙증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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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안내소 있는 중심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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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 태엽감기

지도에서 보기엔 마치 평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르막 내리막이 얽혀 있는 계곡에 위치한 마을이다. 오래된 목욕탕인 진지 하맘 앞의 차르쉬 광장은 광장이라기엔 너무나 앙증맞다. 엄밀히 말해 광장은 아닌것. 벤치 몇개 있고 여행안내소가 있는 게 전부다. 아담해서 더욱 정감이 간다. 여행 안내소에 근무하는 언니는 무척 부침성이 좋아 처음 온 여행자인 우리들을 참 편하게 해 줬다. 이곳에서 언니가 방금 사온 갓 구운 깨빵(시미츠)을 먹고서는 "깨빵도 방금 구우면 부드럽고 맛있네~~" 를 연발했다. 보통 시내에서 오후에 사는 깨빵은 무지 질기고 퍽퍽하기 때문에.

한번쯤 걸어서 가볼만한 곳, 크란쾨이

클릭하세요. 정보부분에 있는 샤프란볼루 지도가 나옵니다  이 글에서 나온 경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술을 사러 갔다. 샤프란볼루 차르시에는 가게에서 술을 파는 데가(맥주 정도라도) 없었다. 물론 바에서는 맥주를 팔겠지만 해안이랑 경아씨를 대동하고 있는 나로서는 바에 갈 일도 없고, 그저 혼자 차분히 숙소에서 다음날 계획 짜면서 라키 한 잔 하는 게 낫기 때문에.차르시 광장에서 왼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시계탑쪽으로 올라가서 크란쾨이 가는 버스길과 같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이때까지는 크란쾨이까지 얼마나 걸어가야 하는 지 몰랐던 상태다. 가이드북에는 30분 걸린다고  나왔기에 왼쪽으로 보이는 언덕 위의 마을은 아니겠지, 거기까지 올라가서 더 가야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길을 걸었다. 어제 분명 택시를 타고 지나 왔건만 택시로도 좀 되는 먼길을 왔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 얼마 정도를 걸으니 언덕 위로 올라가는 지름길이 너머에 보인다. 차는 어쩔 수 없이 돌아간다 치고, 사람이니까 그 쪽 지름길로 갈 수 있지 않겠냐고 그 방향으로 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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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걷자 해안이는 걷기 피곤한지 조금 싫은 내색이다. 나 역시 얼마나 가야 하는지 감이 안잡혀서 모두 같이 더 갈거냐고, 아니면 둘이는 숙소로 가고, 나 혼자 갔다 오겠다고 했지만 카파도키아 위치사르에서 서로 떨어져 겪었던 엄청난 불안감을 경험했기 때문인지, 경아씨는 해안이를 구슬러 같이 길을 가자 청한다. 그래서 모두 같이 올라간 언덕. 조금 올라 가니 샤프란볼루의 정경이 점점 멋지게 눈에 들어온다. 조금 올라가니까 언덕 끝에 다달아 마을이 나왔는데 아직도 길을 잡지 못한 상태. 대강 위치만 잡고 걸어가는데 어제 보았던 듯한 큰길이 나온다. 응? 이곳이 크란쾨이?

맞다. 크란쾨이는 단지 샤프란볼루에서 볼 때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었을 뿐. 전혀 멀지 않다. 시계탑에서 한 20분 걸었을 거다. 중심가인 사거리로 가니 슈퍼가 많고, 아예 술과 스낵만을 파는 작은 부스들이 있다. 내친 김에 좀 더 걷자 하여 버스회사들 사무실이 있는 쪽까지 갔다. 거리에는 우루소이라는 간판을 건 큰 장소가 있었지만 버스회사 우루소이 사무실이 아니라 슈퍼마켓이다. 그 맞은편에 메트로와 샤프란 투리즘 사무실이 있고 더 올라간 건너편에 우루소이 사무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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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란쾨이의 샤프란 투리즘 사무실

이곳에서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샤프란이 메트로보다 5리라가 싸서, 일단 표를 예약해 두고, 아까 봤던 술파는 부스에서 맥주와 라키를 산 뒤 내려오는 길을 찾아 봤다. 하지만 아까부터 몰아치던 돌개바람이 점점 세지는데, 엄청난 모래바람에 아예 대피를 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 크란쾨이 마을은 언덕 위에 있다 보니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가 되는 것 같다. 우리 역시 잠깐 건물 처마 밑에서 대피를 했다.

내려오는 길은 아마 다른 길이 있으리라. 더 가까운 길이 있으리라 하면서 우리가 와던 길을 지나 무작정 차르시 방향으로 내려 간다.  한참 가다가 좀 미심쩍길래 길 가덕 아낙에게 물어 보니 우리가 가는 길이 맞댄다. 우야든동 내려가는 길이면 되는 거다.  조금 더 가니 역시나 차르시 광장이 아래 보이고 별 어려움 없이 차르시 광장 아래쪽인 우리숙소방향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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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란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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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란쾨이에서 차르시로 내려오면서

내려가는 길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돌개바람은 어디간듯 사라지고 잠잠한 날씨다. 아까 그 모래바람이 있었던 크란쾨이에서 얼마 안 내려왔는데 갑자기 날씨가 포근하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구나. 아직도 언덕 위 크란쾨이 쪽은 바람이 부는지 나뭇가지가 많이 흔들리는데, 조금 내려온 이곳은 거짓말처럼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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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톤쥬 펜션 앞길은 시장입니다

내려오는 길은 샤프란볼루 건물들이 엽서처럼 늘어서 있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길이다. 그리고 차르시까지 대단히 가깝다.  가이드북에 나온 30분은 아마도 버스가는길 따라 걷는 것일 뿐, 사람 다니는 이런 길로 오면 멋진 풍경 구경도 하면서 15분-20분이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다.

이름도 웃긴 흐드르륵 언덕

이건 우리가 묵은 바스톤쥬 펜션 앞길 바로 위쪽에 있는 언덕이다. 언덕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깝고 올라가면 입장료 1.5리라를 받긴 하지만, 언덕 위의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료 한잔 무료시식권을 주니 전혀 아깝지 않다. 언덕 입장료라기보다 언덕 까페 입장료랄까?  올라가 샤프란차 두잔을 시켜 샤프란볼루의 정경을 바라본다. 이 풍경이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는 풍경이면서 터키여행 내내 샤프란볼루를 소개할 때 보았던 그 풍경. 참으로 아담하고 예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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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게 시계탑, 그 뒤가 크란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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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르륵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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