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여행을 마치며

터키! 터키!

드디어 터키에 갔다 왔다!  마지막 여행지로 아껴 놓고 싶었던 그 땅. 다녀 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다는 찬사만 늘어 놓았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거야?" 란 의구심을 갖게 했던 나라. 한국인이 외국으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대우받는다는 나라. 우리와 형제국이라는 그 나라. 영화 YOL (길) 을 통해서 느꼈던, 진한 한국적 정서가 있다는 나라. 그곳에 다녀 왔다.

물론 이번 여행은 온전한 반쪽이다. 춥다는 선입견 때문에 터키 동부를 왕창 빼 놓았으니. 물고기들이 피부병을 치료한다는 곳도, 넴루트다이 산꼭대기의 기괴한 석상들도, 천국처럼 느껴지는 풍광이라는 반 호수도 포기했고, 노아의 방주가 있다는 아라랏산도 포기했다. 이을용선수가 활약했었던 동북부 트라브존 역시.

이건 포기가 아니라 남겨둔 것이라 봐야겠지? 다들 말하듯, 진정한 터키인의 모습은 동부에 있다고 하니, 난 아직 터키를 온전히 갔다 온 게 아닌거다. 다음에 갈 곳을 남겨두고 왔기에, 나는 아직 터키에 간 것이 아니다. 다행인걸. 내가 나이를 더 먹어서 갈 곳은 남겨 둬야겠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특별대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아니라 "동양" 에 대한 존중이 있을 뿐.

물론, 한국은 전쟁으로 이어진 특별한 인연의 나라라서 더욱 애틋한 느낌은 있지만, 그렇게 터키인들이 가지는 느낌에 맞게, 역시나 우리들도 특히 정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 같다. 오랜 옛날,  같은 조상을 가졌더라도 서로 갈 길을 달리한 후손이 세운 나라이기에 정서적으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지만 엄연히 이들은 "유럽인"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로 다른 인종이 되었지만, 뿌리를 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애틋한가. 하지만 천년 이상 다른 삶의 양식을 가져왔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와 행동양식을 일단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친구에게 예절을 더욱 잘 지켜야 하듯이 역사적으로 우리와 형제관계이기 때문에, 오늘날 그들보다는 더 경제적으로 부유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50여년전 터키인들이 형제애로써 도운 나라 한국이, 이제는 터키보다 훨씬 더 발전한 나라가 된 것을 보람있게 여기고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우리 역시 최대한 정중하게 그들을 대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앞으로도 터키와 한국 간에 더욱 좋은 관계가 만들어 질 게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