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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모로코로 이동
그라나다-알헤시라스-탕헤르
아침에 버스 정류장에서 일본부부를 만났다. 우리와 같은 경로로 모로코로 떠나신댄다. 버스터미널에 오니 오아시스에 같이 묵었던 몇몇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모두들 우리와 똑 같이 일주일 일정으로 모로코로 들어가며 여행 루트도 같다. 음, 이까지 오니까 예전 여행에서처럼 백패커들과 합류하게 되는군. 조금은 뻔한 여정으로 말이지. 알헤시라스 가는 버스는 거의 모든 사람이 꽉 차서 움직인다. 마드리드에서부터 버스를 이용했지만 사람들이 보통 1/4도 안차게 운행되었었는데 이 노선은 인기 폭발 노선인가 보다. 어제, 버스 예약을 안해도 될 거란 내 말에 부득불 예약을 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던 경아씨의 생각이 옳았던 것.
알헤시라스가는 길엔 말라가,말베야를 차례로 지난다. 그라나다는 산 속 마을이라 좀 시원했지만 지중해를 끼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자니 완연한 여름이다. 관광객들 차림도 반팔,반바지에 샌들. 오리털 파카를 가진 우리들이 좀 거시기하네. 이곳은 여름이 살인적으로 더운 곳이니 겨울이 여행 성수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에 내리니 항구가 멀잖다. 아까 안면을 튼 일본부부와 호주친구들 셋 이렇게 일곱명이서 한팀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탕헤르 가는 표 파는 곳을 물어보니 항구에서 판다고 알려주는데 항구 앞 티켓 부스는 문을 닫았다. 길 건너에서 호객하는 사람을 따라 예약 사무실에 들어가 패스트 페리를 40유로에 끊긴 했는데 항구로 돌아와 막상 출발하는 터미널에는 표 파는 부스가 운영중인것이 아닌가. 그런데 잘 살펴 보니 운영중인 부스들은 모조리 14:00-16:00이후의 표를 팔고 있다. 우리는 12시 50분에 도착해 사설 사무실에서 1시30분짜리 표를 끊었으니 예약비를 지불했어도 이게 오히려 잘 한 건가?

여객 터미널 Departure(2층이다)에 check-in 부스가 있길래 예약증을 보여 주니 보딩 패스를 준다. 그리고 탑승장으로 나갈 때 에스파냐 출국 검사를 한다. 음, 비행기와 비슷하군. 출국장 직원이 상당히 꼼꼼히 보느라 배 시간을 놓칠 줄 알았는데 웬걸, 배는 한참을 기다리다 2시에 출발한다. 1:30까지 보딩 패스만 받으면 된다는 말? 모로코 입국 심사는 배 안의 인포메이션에서 마쳤다. 배에 타고 있으니 패스포트 컨트롤(입국심사)하라는 말이 몇 번이나 나온다.
무사히 심사를 마치고 나서 어제 해 놓은 새우야채조림을 반찬으로 하고 아침에 만든 밥을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어제 숙소에서 디너 파티를 빠에야와 함께 하던데, 저녁에 남은 빠에야가 냉장고안에 있어서 조금 가져왔더니 맛이 소태다. 이 짠 것을 어찌들 먹는지?
탕헤르에서 페스로
호주친구들에게 페스까지는 5시경에 기차가 있고 5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으로 향했다. 우리와 일본 부부만 다시 팀을 꾸린 거다. 역까지 그랜드택시를 탔더니 나중에 5유로를 불러서 조금 항의했지만 우리 짐이 많고 네명이나 되는지라 그냥 줬다. 쁘띠 택시 타고 올 걸...

기차역은 새로 지었는지 황량한 벌판위에 있지만 시설은 현대적이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표를 파는 곳에서도 영어가 잘 통해 시작부터 예감이 좋다. 게다가 페스까지가는 먼 거린데 겨우 97dh 이라니... 유로화로 따지면 9유로다. 겨우 유레일패스 예약비로 지출했었던 돈이 아닌가. 갑자기 물가가 싸지는구나..
페스가는 기차는 2등칸임에도 불구하고 컴파트먼트도 있고 일반 객실 좌석도 굉장히 좋다. 열차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니 구지 버스를 고집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일본 아저씨 요시츠씨는 우리와 마주보며 앉았기에 뭔가 계속 말을 붙이려고 하신다. 배려가 고마운 분이다. 너무 그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일본인 요시츠씨와 타마미씨
요시츠씨와 타마미씨는 프랑스 유학파이며 툴루즈에서 공부를 마치고 이번 여행이 끝나면 일본으로 귀국하신다고 한다. 두분은 결혼한지 겨우 2년 되었는데 나이는 48세와 43세다. 하지만 전혀 나이들어 보이지를 않는데 생각하는 거라든지 행동거지가 무척 젊기 때문. 게다가 우리보다 훨씬 검소한 배낭족이다. 페스에 오밤중에 도착해 호텔에 들어갔는데 150dh하는 호텔비도 비싸다며 그다음날엔 메디나의 다른 호텔을 찾아 70dh짜리 좁은 방을 선택하셨다. 우리는 그 옆의 100dh(12000원)짜리 조금 큰 방을 선택했고. 값은 싸지만 우리라면 아마 선택하지 않았음직한 그렇게 작고 어두운 방인데 서슴없이 오케이 하신다. 대단해...
알헤시라스-탕헤르(모로코)
탕헤르-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