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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기를 못 쓰고 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썼다. 8시 까지 빈둥거리다가 빵을 먹으러 간다. 껍질 부분을 많이 먹는다. 샘들은 라면을 끓여 먹었다. 내일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주인을 계속 기다린다. 아주 바쁘다. 9시에 샤먼센터에 가기로 한 일정이 늦어진다. 주인은 오늘 오후 1시에 테를지에 가라고 한다. 투어 팀이 왕창 들어오는데 방이 없다나. 애국한다 생각하고 제발 가 달란다.(ㅋㅋㅋ) 숙소가 페인트 공사 중이라 냄새가 독해 머리도 아프고 오래 있을 분위기도 아니라 가기로 한다. 10시에 짐을 다 맡기고 정리한 후 집을 나선다. 어제 독하게 먹었는지 빈센트와 심샘은 계속 토하고 힘들었단다. 햇볕은 쨍하고 서늘하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예전에 있던 코리아나 화장품 가게도 그대로 있다. 공정무역을 하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 구경도 한다. 가방이 예뻐서 나중에 사야겠다. 샤먼센터에 갔다. 그런데 문이 걸려있다. 아래로 내려가 서울거리를 따라 걷는다. 남편이 체크해 온 또 다른 공정무역 가게인 퀼트점에는 별다른 멋진 것이 없었다. 남편이 론리에서 봐두고 빈센트도 다녀왔다는 'bull' 식당에 갔다. 아주 고급스런 곳이다. 기본적으로 핫팟을 시키고 말, 소, 양고기 샤브를 주문한다. 고기 250g에 4,000 이다. 싸다! 각자 다른 맛의 핫팟에 고기를 넣어 익힌 후 소스에 찍어 먹는다. 오향장육과 각종 내장 부위, 볶음밥, 국수, 야채를 더 시켜 먹었다. 오히려 야채(6,000 이상)가 고기보다 비싸다. 정신없이 먹어서 1시간이 걸렸다. 특히 말고기가 맛이 좋다. 무미하고 깔끔한 맛이다. 정말 배터지도록 먹었다. 음료까지 다양하게 시켜서 6만원이 넘는 돈이 나왔다. 심샘은 계속 토하러 다니고 먹지 못했다. 나중에 몸이 좋아지면 꼭 먹고 간단다. 드디어 홍콩부부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서로 껴안아 주고 우리나라에서든 홍콩에서든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북한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보내자니 마음이 더 이상하다.
그때부터 나도 속이 안 좋아져서 숙소에 와서 세 번이나 화장실에 갔다. 다행히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간인데다가 모두들 UB사장과 테를지 가는 것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어 여유가 있었다. 1시 반 쯤 도요타 프리우스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택시타고 가는 줄 알았는데 자가용 영업이다. 이곳은 자가용도 택시처럼 타곤 한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편한 길이다. 샘들이 예전 숙소에서 정산 받을 비용이 있어 잠시 들렀다. 큰 슈퍼에 들러 술(발치카 맥주와 보드카 등)과 음료, 과일을 많이 샀다. 4만원 넘게 나온다. 열심히 달려 언덕을 넘어 테를지 입구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주도로를 달리다가 오른쪽 샛길로 빠져 게르가 2개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다. 4인 게르와 주인댁이 있다. 완전히 민박집 스타일이다. 깨끗하지는 않지만 토속적인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짐을 다 숙소에 넣었다. 갑자기 기사가 다시 짐을 빼라고 한다. 잘못 온 것이다! 한참 웃었다. 게르 주인과 어떻게 얘길 했길래 우리가 짐을 풀게 했을까. 바로 아래 쪽 게르가 4개 있는 곳이 우리가 갈 곳이었다. 4인실은 먼저 온 젊은 부부와 아기가 쓰고 있어서 저녁에는 우리가 사용하고 부부가 작은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주변의 언덕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바위의 높은 곳까지 갔다. 언덕은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어디나 아름답다. 숲의 그루터기에 앉아 쉬며 바람소리를 듣는다. 다시 열심히 올라가서 거대한 바위 뒤의 시원한 그늘에서 쉰다. 더워도 그늘에 가기만 하면 시원하다. 산 너머로 강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올라갔다. 결국 그 너머에는 큰 바위가 버티고 있었다. 정상에 앉아 서늘한 곳에서 쉬다가 다시 내려온다. 신기하게 딱 한 뿌리의 대파가 몇 가닥으로 나뉘어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다. 여기서는 소중한 야생화! 우리에겐 파!
가파른 언덕에서 팔짝 뛰어가며 공중 부양한 듯한 연출 사진을 찍는다. 이 샘들과 같이 있다 보니 우리도 별걸 다 찍는다. 역시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럴싸한 역동적인 사진이 탄생한다. 거대한 돌 위에 개미가 타고 있는 듯한 연출 사진도 찍는다. 워낙 가파르다 보니 내려오는 건 금방이다. 숙소에서 쉰다. 점차 해가 저문다. 테를지에서 오는 길에 들판에서 캐온 거대 민들레를 손질하여 데쳐 둔다. 뻣뻣하다. 최샘은 된장국을 끓였다. 저녁은 야외 식탁에서 자리를 펴고 먹는다. 심샘이 못 먹겠다고 해서 샘 것을 셋이 나눴는데 억지로 먹어 속이 더 나빠졌다. 얹혀 버렸다. 아무 일도 못하고 그냥 누워 자야 했다. 심샘도 안 좋아서 자고 남편과 최샘은 술 마시며 얘기를 나눈다. 어두워져 촛불을 켜준다. * 지출 : 64,000TG(슈퍼 40,000, 식당 24,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