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월) 싯다 동굴 (반디푸르)
게바라 :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8시에 아저씨 도너츠 가게에 갔다. 야채 툭파, 달걀 툭파를 시켰다.
사모사는 늦게 나오기 때문이다. 도넛은 벌써 튀겨 놓으셔서 한 개를 먹었는데 맛있다. 뜨끈한 걸로 또 하나를 먹었다. 우리보다
먼저 와 있던 외국인 커플은 두 개씩 먹고 8개를 싸 간다. 총 열 두개다. 음식은 사모사까지 다 튀긴 다음 만드시는지 9시에
나온다. 물론 툭파는 맛있었다. 국물이 깔끔하다. 술과 물을 사고 언덕 위에 올라 간다. 10시에 싯다 동굴로 가는 내리막 길을 간다. 길은 매우 미끄럽다. 아무도 없다. 길은 가파르고 공기는 서늘하다. 몇 번 미끄러질 뻔 해서 몹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북쪽이라서 추울 지경이다. 가다가 숲에서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나무를 하는 사람인가 했더니 랑구르 원숭이들이다. 죽은 나무의 높은 가지에서 우리를 살핀다. 흰 털에 검은 얼굴을 하고 있다. 사람 가까이 와서 뭔가를 먹으려고 하는 인도의 갈색 원숭이들과는 다르다. 한참 서서 관찰을 하였다. 하얀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 죽은 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애들을 얼핏 보면 올빼미의 형상 같다. 내려가다 잠시 쉬면서 스위츠를 먹는다. 가는 도중 유일하게 현지인 부녀를 만난다. 한참 내려와서 1시간 반 후 동굴 두개를 가리키는 표지가 나타난다. 새로운 동굴은 '바타스 훈가'이다. 새로 발견된 동굴은 1분
거리라고 써 있다. 그러나 가보니 문이 잠겨 있었다. 안개가 끼어있는 싯다 구파는 입장료 100, 가이드 비가 개인 당 100
이다. 뭔 가이드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아예 가이드 없이는 들여 보낼 수 없는 동굴이었다. 남편의 작은
랜턴은 제 구실을 못했다. 손잡이 랜턴을 한 개를 주셨다. 동굴 속에는 각종 형상들처럼 보이는 돌들, 죽은 석회석 상들, 여름에는
물이 허리까지 잠긴다는 연못 등 있었다. 동굴이 깊고 넓어서 좁은 구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줄을 타고 오르내리기도 한다.
미끄러운 곳은 조심스러웠다. 오히려 밖이 시원하고 동굴에서는 땀이 났다. 마지막에 들어간 곳은 입구가 작아 머리를 조심하라고
하는데도 머리를 부딪쳤다. 혹이 생겼다. 마지막의 막다른 공간에 들어서자 안경에 금새 김이 서렸다. 온도가 35도나 되는 더운
방이다. 이유는 모른다고 하신다. 돌아오는 길도 조심해야 했다. 위험한 곳은 손을 잡아 주신다. 40분 정도 돌고 밖으로 나왔다. 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다! 이 정도 하고 나온게 다행이다. 가이드 아저씨가 너무 너무 고마웠다. 네팔에서 가장 크다는
동굴이다. 힘이 쭉 빠져서 돌 위에 앉았다. 짚고 다닌 손은 흙으로 벌창인데 물이 없다. 철 손잡이에 맺힌 물로 대충 비비고
도넛과 사모사를 먹었다. 아저씨가 만든 것은 맛이 최고다. 사모사는 충실하고 도넛은 옛스런 맛이다. 쫄깃하고 담담하다. 위로도
되고 힘이 나는 음식이었다. 조심스레 천천히 산을 내려 오니 귤 과수원이 보인다. 동네(비말나가르)에 내려와 버스를 기다린다. 마이콜처럼 생긴 투어리스트 버스 차장 애가 벌써
지나친 버스를 세우고 우리를 태운다. 참 적극적인 아이다. 요금이 겨우 10 루피이다. 둠레에서 내려 반디푸르 미니버스를 탔다.
30분 간 앉아서 졸다 보니 버스가 2시에 출발 한다. 남편은 졸고 나는 굽이굽이 오르는 버스에서의 주변 풍경을 본다. 오늘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다 싶다. 동굴은 어두워서 죽은 세계를 연상시킨다. 천상, 지옥, 지상, 다시
천상이랄까... 신기한 날이다. 안개는 싯다 동굴 정도에서만 만났고 나오니 다 사라져 버렸다. 버스에서 내려 밀란 게스트하우스에서
버스편을 물었다. 내일은 둠레에서 1,000 짜리 고급 버스가 출발하고 내일 모레는 반디푸르에서 500짜리 버스가 10시에
있다고 한다. 숙소에서 일기를 쓰다가 추워서 '께 가르네'에 갔다. 남편은 블랙티 나는 레몬티를 시켰는데 레몬티 두 잔이 나왔다. 그냥 마신다.
햇살이 이제 저물어 간다. 이곳은 햇살의 집이다. 너무나 포근하다. 해가 지면 바로 추워질 거다. 오늘 해안이가 둠레를 지나
포카라에 갔을 텐데 연락이 잘 안되어서 어느 버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잘 들어갔을 거다. 버프 씨즐러를 시키고 기다린다. 해가
넘어 가니 바로 추워진다. 버프 씨즐러는 풍부한 야채와 많은 양의 감자 프라이, 맛난 버프까지 2인분 정도의 양이 나온다. 겨우
300이다. 하늘이 붉어질 때까지 앉아 있다가 숙소에 왔다. 옆 방의 프랑스 할아버지가 방안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근 것 같다고
하셔서 주인아저씨가 우리 방 베란다로 넘어 들어가 찾았는데 없다. 결국 자물쇠를 쇠칼로 잘랐다. 반창고를 사러 툰디켈까지 갔다가
밤하늘의 별 만 보고 왔다. 랜턴을 가지고 갔다. 도너츠 집에서 네팔 아이스, 수쿠티, 닭 튀김, 커드를 시켜서 먹고 남은 건 싸 왔다. 7도 짜리 맥주 맛이 훌륭하다. 아침에 바지 두개를 빨아서 넌 것은 잘 말랐다. 밤 늦게까지 아이들이 골목에서 논다. 그런데 겨우 시간은 8시다. 달걀 툭파 130, 야채 툭파 80, 도넛 2개 30, 도넛 2, 사모사 2개 60, 술, 물 125,싯다 구파 400, 둠레 버스 20, 반디푸르 미니버스 100, 네와르 식당 - 에스프레소 60, 아메리카노 70, 치킨 모모 120, 야채 모모 90, 께 가르네 - 레몬티 2잔 40,버프 씨즐러 300, 수쿠티 120, 닭 튀김 150, 커드 70, 맥주 230 * 총 3,135 1.20(화) 람꼿마을 (반디푸르)
게바라 : 아침 7시에 일어나 화장실 다녀오고 8시에 타무식당. 버프 툭파와 네와리식 아침 식사 버프를 주문했다.
여러 번 먹어서 버프 툭파는 평범했다. 네와리식 아침 식사는 아침 식사로 나오는 버프 튀김과 소스, 땅콩이 들어간 샐러드이다. 쌀 눌러서 말린 것을
버무려 먹는다. 신기한 아침 식사이다. 그제서야 빨빠의 낭글로 웨스트에서도 이런 걸 먹었던 기억이 난다. 특별한 아침 식사였다.
밥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이렇게 먹는가보다. 아저씨 집에서 따끈한 도넛을 한 개씩 먹고 밀란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오늘 번다라서 정말
차가 다 서있다. 아줌마에게 고르카 마을에 갈 수 있을까 물었더니 안된다고 한다. 람꼿 마을은 어떠냐고 물었다. 우리처럼 코가
납작한 몽골리안이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 남편에게 할머니께 먹을 것도 사다 드리고 한번 가보자고 한다. 오늘은 번다 때문에 어차피
다른 곳에 갈 수가 없는 날이다. 할머니에게 드릴 도넛 네 개와 과자를 사서 무축을 향해 걷는다. 8시 45분에 출발한다. 아침이라 길은 그늘져서 서늘하다. 학교에 가려다가 아파서 집으로 되돌아 가는지 계속 기침을 하는 여자
아이를 따라 무축까지 간다. 아픈 아이보다 천천히 갈 수는 없어서 보조를 맞추어 걷다보니 50분 만에 할머니 집에 왔다. 보고
반가워 하신다. 도너츠 와 과자를 드린다. 차를 마시고 가라고 하신다. 손짓으로 람꼿까지 갔다가 오는 길에 들려서 마시겠다고 하고
나온다. 우리가 그저께 돌아섰던 그 내리막 길을 향해 간다. 이 쪽에는 나무가 적어 햇살이 따갑다. 거대한 보리수 나무 밑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걷는다. 그늘이 있으면 조그만 곳이라도 무조건 쉰다. 햇볕이 많기는 하지만 아침이라서 서늘한 기운이 가끔씩
온다. 모자가 겨울용 고어 모자라서 쓰면 매우 덥다. 그렇다고 안 쓰면 햇살이 너무나 따갑다. 멀리 보이는 파란 지붕의 마을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제법 평탄한 산의 옆구리 길을 걷는다. 11시 10분에 마가르족 마을인 람꼿에 도착했다. 건축양식이 좀 독특해 보인다. 남편은 집 짓는 방식이 팔작 지붕 같다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오밀조밀 생활하고 있다. 꼭 민속촌 같다. 돼지도 돌아다닌다. 우리와 조상으로는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니 더
친근한 느낌이다. 마을은 완전한 생활 공간이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생활하는 마을이라서 식당이나 차 한잔 마실 곳도 없다. 다행히 표지판에 마운틴
뷰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써 있다. 표지판을 따라 마을을 지나 꼭대기로 오른다. 거대한 보리수 나무 밑에서 쉰다. 멀리 산들이 잘
보인다. 반디푸르와는 달리 산이 더 가까운 느낌이다. 잠깐 더 걸어 가자 전망 좋은 언덕에 식당과 숙소가 있다. 방은 황토방
토굴처럼 손바닥 만한 환기 구멍 하나를 가진 공간 3개 뿐이고 이제 막 만들어진 것 같다. 밖의 식사를 할 수 있는 채양이 있는
공간에서 산들을 바라보고 앉는다. 신발, 양말을 다 벗고 발도 바람을 쐰다. 정면에 마나슬루가 하얗고 찬란하다. 메뉴판도 없고 몇
가지 음식만 가능한 식당이다. 베지 누들 숲과 달밧을 시키고 밀크티 두 잔을 마신다. 맹맹하고 정말 특이한 차다. 달콤한
식혜같다. 색이 그렇다. 약간의 맛살라 향이 난다. 달밧은 반찬과 국이 완전 강원도 풍의 담담한 맛이다. 남편이 매우 감사하면서
먹는다. 라면도 절반이 야채이고 된장국 비슷하다. 배부르게 정말 잘 먹었다. 여기서 이런 음식을 먹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마지막 입가심으로 넛맥과 클로브 등의 특이한 향신료들을 주었다. 식당 주인 왈, 이 음식들이 마가르풍이라고 한다. 경치도 좋고 음식도
좋다. 발도 충분히 쉬었다. 1시 10분 정도에 나와서 마을 구경을 한다. 아저씨가 가 보라고 일러 준 라운드하우스 두 개를 찾아 간다. 백년 된 건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시골과 같은 볏짚 지붕, 기장을 타작하는 할머니와 아이, 옥수수 까는 할머니 모두가 정겹다. 돼지들은 주둥이가
길고 기니피그 정도의 크기이다. 귀엽다. 어쩌다 말갈족이 여기서 살게 되었을까? 서쪽으로는 멀리 헝가리까지 이동했으니 중간 중간에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1시 35분에 마을을 나서서 따가운 햇살 속을 걷는다. 2시 25분에 큰 나무 밑 쉼터에 도착했다. 여름처럼 더워서 땀이 나다가도
그늘에 있으면 금방 추워진다. 2시 40분에 할머니집인 무축에 왔다. 마당에 앉아 기다리고 계신다. 딸은 염소를 먹이러 나갔다고
하신다. 작은 돗자리를 햇살 좋은 마당에 깔며 앉으라고 하신다. 할머니와 사진을 찍었다. 딸도 없어서 인사 만하고 나갈까 했는데
서로 말도 안 통하는 할머니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나를 가리키며 딸이 8명, 남편을 가리키며 아들이 3명이라고 하신다. 모두
타지에 산다. 겨우 숫자를 터득한 남편이 할머니 연세를 묻자 84세라고 한다. 엄청 장수하신다. 우리 나이도 말씀드렸다.
할아버지는 3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반디푸르에 가겠다고 하자 잠깐이면 가는데 뭔 소리냐 찌아를 먹어라 하신다. 먹는게
예의다. 오면서 먹겠다고 약속하고 람꼿에 다녀 왔으니 먹어야 한다. 할머니가 빠르게 집의 2층으로, 주방으로 다니시더니 그을음이 든
차 두 잔을 만들어 오신다. 그을음 맛의 차다. 게다가 콩조림까지 한 접시 먹 으라고 주신다. 남편과 대화를 하는 사이 내 찻잔
속에 파리가 빠졌다. 수저 뒤로 살짝 건져내고 마셨다. 콩을 더 주려고 하신다. 람꼿에서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는 시늉을 하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둘째 딸이 물을 길어 와서 서로 인사를 한다. 나랑 동갑이란다. 고레파니에서도 여기서도 아줌마들의 손을 잡으면
매우 거칠다.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고 3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혹시 나중에 온다 해도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없을 거다. 시원한 숲길을 걸어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반디푸르에 왔다. 4시가 넘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해지기 전에 핫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이렇게 뜨거운 물이 펄펄 나오는 숙소는 처음이다. 최고다. 타무 식당에서 버프 모모, 양파 오믈렛, 치킨 씨즐러, 락시를 시켰다. 사람들은 남편이 락시를 시킬 때마다 엄청 재미있어 한다. 음식은 모두 맛있다. 서양 식으로 흉내를 내어 본 씨즐러는 닭 다리 하나가 어설프게 밥과 함께 나온다. 안 가본 골목을 산책간다. 가게에서 네팔 아이스 한 병을 사서 돌아온다. 스위츠도 몇 개 샀다. 어두워서 짐은 내일 아침 싸기로 한다.
타무 아침 - 네와리식 버프 250, 버프 툭파 120, 밀크티 두 잔 60, 점심 마운틴 뷰 식당 - 베지 누들 숲, 달밧, 밀크티 두 잔 475, 저녁 타무 - 치킨 씨즐러 320, 버프 모모 100, 양파 오믈렛 80, 락시 한잔 40, 락시 1리터 140, 네팔 아이스 200, 도넛 두개 30, 스위츠 45, 할머니 도넛 4개 60, 과자 40 * 총 1,975
1.21(일) 카트만두로
게바라 : 아침 7시에 일어나 짐을 싸고 아저씨 집에 가서 도넛 2개를 사 먹는다. 마지막 식사를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리 숙소에서 먹기로 한다. 베란다에 해가 들어서 따뜻하다. 서양식 아침과 네팔식 아침을 주문했다. 알루 파라타는 감자
으깬 것이 들어 있는 넓은 호떡이나 피자 같은 빵이다. 남편이 인도의 꼬발람 식당에서 내가 주문을 했던 것이라는 걸 기억해
냈다. 말을 하니까 어렴풋이 준하 비슷한 남자 애가 있었던 식당이 기억났다. 아침으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웠다. 9시 반에 밀란에 와서 버스를 기다린다. 패러 글라이딩하는 프랑스 할아버지들이 왕창 나온다. 어제 하늘을 날던 분들이 이분들
이었다. 밀란의 아줌마는 꼭 장분남샘 같다. 밥값이나 먹을 것 계산은 손님을 앉혀 놓고 한다. "니가 먹은 것을 말해 보렴!"하고
적을 노트를 펴 놓는다. 계산기를 놓고 대기하면 손님이 고해성사 하듯 차는 총 몇 잔을 마셨고 뭘 먹고 등등을 부는 거다.
재밌는 집인데 많이 지저분하다. 10시가 넘어도 차는 안 온다. 그런데도 계속 기다리란다. 그러다가 우리나라 애들이 우르르 걸어
오는 것을 보고 남편이 나가 본다. 교장쌤과 민정이 등이 나타난다. 아래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오는 중이란다. 구경을 하고 2시경
카트만두로 떠날 예정이라고. 우연히 만나서 참 반가웠다. 반디푸르의 맛집은 어제 교장선생님께 페북으로 알려 드렸다고 한다. 차가
자리가 빈단다. 같이 가면 어떠냐고 하신다. 이미 표를 끊고 대기 중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10시 반에 로컬 버스(나름 디럭스라고 쓰여 있다)가 나타나 우리를 태운다. 짐은 차 위에 실렸다. 뒤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았다.
둠레로 와서 정류장에 있다가 11시 반에 떠난다. 차가 흔들리고 덜컹거리는 수준이 사람을 짐짝 취급 하는 정도이다. 게다가
자리는 좁아서 무릎이 낄까 봐 자꾸 똑바로 앉는다. 안전벨트도 없어서 덜컹 거릴 때마다 몸이 미끄러진다. 무척 빠르게 추월하며
달린다. 그냥 있기가 힘들어서인지 본능적으로 졸게 된다. 자는 것도 깨는 것도 아닌 불편한 상태가 계속 된다. 휴게소에서
과자와 미니 귤 1 kg을 샀다. 최저가 50짜리 귤이다. 까 먹고 또 잔다. 사람들 몇몇은 토하고 봉지를 창밖으로 던진다.
에너제틱한 일본애 닮은 차장은 사람들을 태우고, 짐을 올리고, 내려주고, 차가 추월할 수 있도록 기사에게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저러나 자리가 불편하여 만사가 귀찮으니 계속 졸기만 한다. 카트만두로 들어오는 긴 오르막은 막힘없이 올라왔다. 카트만두에
와서도 차가 힘들게 덜컹 거리기는 마찬가지다.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마치 말을 타는 것 같다. 무릎도 아프고 피곤하다. 버스
터미널까지 와서 짐을 내렸다. 터미널에서 까까니 가는 표를 사려고 묻는다. 택시기사가 여기서는 못 사고 올드 터미널로 가야
한단다. 자기 차를 타면 다 알아서 해 준다고. 하지만 까까니 방향을 지도로 찾아 본 남편은 그 사람이 거짓말 한 것을 알아
냈다. 그냥 랑탕가는 방향에 서서 아무 차나 잡아 타면 될 것 같다. 택시를 타고 빡나졸에 내려 티벳 피스 게스트 하우스에서 작년과 같은
방에 들었다. 1,000을 부르는데 800에 들었다. 잠시 누워 있다가 타멜로 나가서 구경을 하다가 작은별 식당 위치를 확인한
후에 에베레스트에 가서 스테이크(페퍼, 멕시칸)을 먹었다. 오늘은 나도 웰던으로 시켜서 다 먹었다. 역시 가격대비 최고다. 정말 배가 부르지만 다시 작은별 식당에 가서 똥바 2잔과 버프 칠리를 시켰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2층 구석에 앉았는데 곧 합석을 하게 된다. 조금씩만 먹어도 정신이 몽몽해지고 다리가 풀린다. 사람들 소리가 비몽사몽이다. 두 잔을 남편이 다 마셨다. 너무 배가 부르다. 어두운 길을 걸어 오다가 빡나졸 길에 새로 생긴 수퍼에서 남편이 술 한병을 샀다. 숙소에서 남편이 샤워를 하겠다고 하는데 가스가 떨어진건지 냄새 만 잔뜩 나고 뜨거운 물이 안나온다. 냄새 때문에 방 창문을 열어 놓았다. 문을 닫아 달라고 내가 말하니 남편이 창문을 닫다가 창틀에 놓았던 술병을 깼다. 남편이 파편을 치우고 걸레로 닦고 뒷수습을 한다. 가스가 안 나와 연쇄적으로 생긴 일이다. 정리하고 이제 잠을 자야겠다.
아침 숙비 2,500, 식사 355, 과자 30, 도넛 60, 귤 50, 택시 250, 스테이크 830, 똥바 2개 160, 버프 칠리 110, 술 370 * 총 4,715
BEST : 멋진 싯다 구파(저렴하기도!), 예쁜 람꼿마을 (고구려 민속촌이야~), 식당별로 값도, 맛도 다른 락시들. 작은별 식당의 똥바, 에베레스트의 스테이크 예산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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