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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일) 까까니

  • 오늘의 일정!
    없음.

게바라 :  새벽 6시에 일어나 또 책을 본다. 8시에 숙소의 식당에 갔다. 식당의 의자도 내려 놓지 않았다. 옥상에서 산 풍경을 보고 계곡 아래 깔린 안개도 본다. 내일 아침에는 타멜에 가야겠다. 보드나트도 갈까 생각했지만 그냥 돌아다니기는 타멜이 낫겠다. 시장도 있고 먹을 것도 다양하니 말이다.

아침은 티벳식으로 주문했다. 티벳빵과 티벳차, 오믈렛 등이 나온다. 호텔이라 세금과 서비스료가 23% 추가 된다. 그런데 티벳빵 한 개에 낱개로는 90이나 한다. 빵 두개가 나오고 감자 커리, 버터차, 오믈렛이 푸짐하게 나오는데 총 190이다. 짭짤한 버터 차는 구수하고 먹을 만 하다. 많이 느끼하지 않다. 그리고 티벳빵은 납작하게 구운 화권 맛이랄까. 약간 단맛에 두툼한 빵이다. 처음에는 참 맛있다 싶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양이 너무 많다. 커리도 담백하고 다 좋았으나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정통 티벳식을 먹을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9시 반이나 되었다. 오늘은 할 일도 없는데 숙소에 있을까 하다가 그럴 수가 없어서 10시에 나갔다. 직원이 9시에서 10시 사이에 핫샤워가 된다고 해서 샤워 나 할까 했었다. 아침부터 샤워하고 머리를 말린다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리고 돌아다니면 또 땀이 날 것이다. 사람들이 차를 세워 놓은 공원 앞에 가서 혹시 카트만두에 가냐고 물어봤다. 가지 않는다고 한다. 까울리따나에 가서 차를 타라고 한다. 타르초가 걸리는 언덕에 올랐다. 티벳 여인들과 여러 명이 사람을 시켜서 뭉치의 타르초를 새로 걸고 있었다. 높은 나무 위에 걸어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계단식의 초지가 펼쳐져 있다.

멀리서 음악 소리가 꿍짝거리며 요란하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걸어 간다. 주변 청년들에게 물어 보아도 영어가 잘 되지 않는다. 뭔 9살짜리 소년을 축하한다고 하기도 한다. 머리를 깎는 의식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다. 혹시 장례식인가 싶기도 하다. 소리를 따라 그 집으로 간다. 어제 갔던 딸기밭 바로 아랫 집이다. 밖에서 악대가 쿵짝거리며 마당으로 들어갔다가 자리가 좁은지 나와서 바깥 길 쪽에 멍석을 펴고 앉는다. 친척인지 동네 사람들인지 우르르 몰려와서 차례로 펼쳐진 멍석 위에 않는다. 흰 카닥을 목에 걸어 준다. 환영의 표시다.

멀리서 사람들의 무리들을 찍다가 길에 앉은 악대를 찍으려는데 나를 의식한 악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악기를 들고 크게 분다. 나무 그늘 한 켠에서 보다가 돌아가려는데 양복 입은 젊은 아저씨가 나온다. 나에게 들어오라고 한다. 실례가 될까봐 가겠다고 했더니 계속 들어오란다. 무슨 행사냐고 물으니 '체 맛'이라고 한다. 영어를 잘 못해서 제대로 설명을 못해 준다. 그냥 일종의 따망족 축제란다. 아침도 이미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른데도 11시도 안된 시간에 마당에 들어가 멍석 위에 앉았다. 먼저 목에 카닥을 걸어준다. 그리고 음식 접시가 온다. 곡물을 고리 모양으로 튀긴 빵, 내장 양 조림, 닭 조림, 간 조림, 무를 채 쳐서 맛살라에 버무린 것이 조금씩 나온다. 그리고 물을 많이 탄 망고 주스를 준다. 아까 만났던 청년들도 앉아서 먹고 있다. 나를 불러들인 아저씨는 카트만두에서 왔고 조카 집에 놀러 왔다고 한다. 젊은 아내와 두 살짜리 딸도 소개시켜 준다. 지금은 아침을 먹고 있고 장막을 친 안쪽에 공간에서 행사를 하고 5시까지 먹고 논다고 한다. 빵은 다 먹기가 힘들었다. 노래하고 춤도 추냐고 물으니 잘못 이해를 했는지 나를 보고 춤을 출꺼냐고 물어본다. 황당하다. 11시 15분에 인사를 하고 나왔다.

캠핑 사이트 같은 곳을 지나 허술하게 만든 클라이밍 벽을 보고 스투파가 4개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한 청년이 앉아 있다가 말을 건다. 스투파가 아니라 힐러리와 텐진 노르가이 등의 등반 기념비였다. 우리나라의 박영석 기념비도 있다. 청년은 병영의 삼촌을 만나러 왔다가 잠깐 올라 왔다고 한다. 대학 1학년짜리 학생인 빠삔이다.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인사하고 헤어져서 언덕 위로 올라갔다. 구슬붕이들이 피어 있다.

그 너머로 내려 가니 반대편 작은 언덕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아저씨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나무사이로 보인다. 노래 하고 춤추는 모습은 우리나라 고속버스에서 몸을 흔드는 아줌마들과 비슷하다. 모른체 하고 올라 가서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흥을 깰까봐 포기한다. 정말 네팔 사람들은 흥이 많다.

이번에는 북쪽 마을 방향으로 간다. 어제 잠깐 지나갔던 전망좋은 까까니 티 숍에서 잠깐 차를 마시려고 들렀다. 사람들이 많다. 산들을 찍었다. 그 집 마당의 나무 속에는 닭 두마리가 묶여 있다. 모두 점심을 먹고 있다. 나는 계속 먹어서 배가 부르다. 차 한 잔만 마시려고 했는데 밥을 참 맛나게 먹고 외국인이 맛있다고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집 앞에는 히말라야 송어 요리가 된다고 써 있다. 주방에 송어가 되냐고 물으니 밥과 송어 한 접시가 각각 200씩 400이란다. 송어를 한번 보자고 했다. 냉장고에서 꺼내 보여준다. 인근 송어 농장에서 온단다. 카트만두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나도 이 농장을 보았다. 높은 산 위에서 싱싱한 생선이라니 신기하다. 밥은 말고 송어는 먹겠다고 하니 고르라고 한다. 손바닥 길이보다 약간 긴 것 한 마리가 400 이란다.

어떻게 요리할까 묻는다. 끓이냐고. 그래서 튀기라고 했다. 맛살라를 넣을까 물어서 싫다고 했다. 이미 튀긴 것 한 조각을 먹어 보라고 준다. 송어 정식용인가 보다. 맛살라 맛이 거슬린다. 소금만 조금 넣어 튀겨 달라고 했다. 사실 이 아저씨는 '솔트'라는 단어도 모른다. 어찌 어찌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 집은 히말라야 뷰의 산들을 설명해놓은 간판이 있었다. 가서 보니 까까니는 정말 대단한 곳이다. 왼쪽으로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에서 오른쪽 끝인 쿰부 지역(에베레스트가 있는)까지 다 보인다. 타라가온 아저씨가 날이 좋으면 에베레스트가 보인다고 했는데 정말 다 보인다. 멀어서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안나푸르나에서 저 멀리 랑탕, 에베레스트가 다 조망되는 곳이라니 놀랍다. 포카라, 오스트레일리안 캠프, 반디푸르, 람꼿, 까까니까지 왼쪽부터 죽 훑어서 여기까지 왔다.

송어 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간도 적당하고 당근을 곁들여 주는데 배부르고 먹고 싶지 않았던 와중에도 너무 잘 먹었다. 산중에서 송어라니... 남편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있었으면 두 마리는 먹고 저녁에 또 왔을 것이다. 머리와 꼬리까지 다 챙겨 주는데 바삭하다. 어제 딸기 파는 소년 때문에 딸기 한 봉지를 사서 생각없이 올라갔던 공원은 1992년 타이 항공기 사고로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공원이다. 딸기 만 먹고 별 것이 없다고 내려 왔었는데... 오늘 보니 의미가 있는 곳이다. 고샤인쿤드에서 충돌 사고가 났었다. 1992년의 사고다. 위에 오르면 사망한 사람들의 명패가 있다. 113 명이다. 일가족으로 보이는 7명 정도의 사람들과 다섯 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다. 중국계나 한국계 일 듯 한 이름이 두 명 있다. 사고로 죽을 때는 일가족인게 나으려나... 착찹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2시에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했다. 영어가 안 된다는게 이런 건가 싶다. 뜨거운 물이 펄펄 잘도 나온다. 그것도 모르고 어제는 찬물을 조금 틀고 대충 씻었는데... 계속 트니까 찬물과 섞어야 할 정도로 뜨겁게 물이 쏟아져 나왔다. 티셔츠 등도 빨고 수건에 밟아서 베란다에 넌다. 일기를 쓰다 보니 벌써 3시 반이 된다. 동네 한 바퀴를 해가 지기전에 돌아야겠다.

머리를 햇볕에 말리고 카메라만 들고 다시 나간다. 이번에는 안 가본 대로로 걸어서 남쪽으로 내려 간다. 바로 아침에 간 텐트촌이 나온다. 다시 쿵짝거리는 아까 그 집 소리가 들린다. 위에서 보니까 아줌마들이 덩실덩실 춤까지 추고 흥이 무르익었다. 내려가서 위쪽 언덕에서 사진만 찍으려고 했다. 그런데 저물어 가는 해라 어두워서 사람들이 잘 안잡힌다. 아예 아래로 갔다. 이번에는 간식 파는 아저씨까지 와 있었다. 남편이 늘 궁금해 했던 탁구공 같은 튀김은 한쪽을 따서 액체를 부어 주는 그런 간식이다.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나를 알아 보고는 얼른 하나 준다. 액체가 입에 확 들어 오고 나중에 고소하고 바삭한 껍질이 씹힌다. 오늘 여러 종류의 찬 액체들을 마구 먹고 있다. 그래도 배가 아프지는 않다. 그새 춤판이 끝났다. 신랑, 신부는 어디 있냐고 물으니 결혼식이 아니란다. 13, 14세 두 소년들을 축하해 주는 거란다. 성인식인가? 뭐가 이리 어렵단 말이냐...

언덕 위로 올라 본다. 잔치는 거의 끝나가는 듯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동네의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음악은 테크노에서 유행가로 신나게 돌고 남은 사람들은 따라 부른다. 그 노래 소리가 듣기에 좋다. 카트만두 쪽은 매연으로 검고 뿌옇게 보인다. 저 속으로 되돌아 간다니... 마음이 답답하다. 그러나 어쩌겠나... 아까 갔던 까까니 티 숍에 가서 에베레스트를 한번 보고 숙소에 왔다.
옥상에 가서 다시 산들을 보다가 빨래를 걷으려고 온 종업원에게 오른쪽 끝의 산이 에베레스트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뭐지? 참 알 수 없는 다양한 대답들은? 아침에 이 숙소가 음식을 잘 하길래 버프 모모와 버프 뗀뚝을 주문했다.

빨래를 걷어 들어온다. 잘 말라 간다. 구름이 많아 노을이랄 것이 없다. 해가 곧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식당에는 나 혼자 뿐이다. 도무지 이 동네는 숙박하는 외국인들이 없다. 버프 모모는 크다. 갈은 고기와 생강, 향채가 들어 있다. 두 가지 소스와 함께 나온다. 속이 알차고 맛이 좋다. 그런데 이것을 먹고 벌써 배가 찼다. 버프 뗀뚝도 많은 양이 나온다. 감자, 완두콩, 무, 토마토 등을 넣었다. 만두피 같이 얇게 민 것을 칼로 넓게 썰어서 넣는다. 국물은 거의 없다. 버프 뗀뚝은 생고기를 얇게 썰어 쫄깃하고 부드럽다. 먹어 본 중 최고의 소고기 맛이다. 그러나 배가 불러 절반 정도 먹고 숙소에 가져 왔다. 내일 아침 그릇을 돌려 주기로 한다.

이제 겨우 6시가 넘었다. 하늘이 붉게 변해 간다. 론리를 읽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아! 내 일기를 다시 읽어도 되겠군!

갑자기 칠흙 같은 정전이 되었다. 이 곳에는 정전이 없는 줄 알았는데... 커튼을 열고 잠시 어둠 속에 있자 종업원이 초를 갖다 준다. 본관은 발전기가 돌아가는데 이 곳은 없나 보다. 갑자기 운치있고 새로운 분위기가 된다. 일기나 읽어야겠다. 촛불 2개를 켜고 일기를 읽는다.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재미나다. 론리도 더 볼 것이 없다. 일기를 보니 하루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구나 싶다. 7시 15분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밝고 운치가 없다. 다시 끄고 초만 켠 채 일기를 읽는다. 오늘 것까지 다 보고 나니 2시간이 지나서 8시 반이 되었다. 지나온 날이 생생하다. 읽다보니 까까니도 은근 알차고 보람있게 보내고 있다. 심지어 하루 더 있을까 싶기도 하다. 숙소와 부대시설이 참 좋다. 음식도 괜찮고. 그래도 내일 아침 뜰까 한다. 과일을 더 먹고 이제 불을 켜고 책을 봐야겠다. 책을 읽다보니 카트만두 순다리잘에서 출발하는 헬람부 트레킹 코스에 까까니가 들어 있다. 신기한 일이다. 오후에 우르르 배낭을 매고 지나가던 서양 애들이 트레킹하는 애들이었나 싶다. 책을 보다가 10시에 남은 뗀뚝을 다 먹었다. 양이 너무 많다. 이를 닦고 자야겠다.



송어 튀김 400, 밀크티 35, 버프 모모 120+, 버프 뗀뚝 140+, 티벳식 아침식사 190+ * 총 435


1.26(월) 보드나트로

  • 오늘의 일정!
     
    까까니 - 보드나트

게바라 :  6시 40분에 일어나 딸기를 한 그릇 씻어 먹는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짐 정리를 하고 나온다. 참 좋은 숙소다. 세금이 300이나 붙어서 3,000 넘는 돈을 지불했다. 추가 요금이 10% 이상 넘는 것은 음식 때문일거다. 7시 반에 버스 서는 곳에 왔다. 1대가 정차해 있다. 잠시 타라가온 호텔에 간다.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산 전망이 좋지 않다. 랄리구라스 꽃들이 약간 더 피고 있다.

7시 35분에 버스 한 대가 들어오고 있다. 세워진 차가 아니라 들어오는 차가 카트만두에 간다고 한다. 버스는 7시 55분에 떠났다. 카트만두까지는 내리막 길이라서 빠르다. 끝없는 산과 펼쳐진 밭들의 행렬을 보면 앞으로 이곳이 어떻게 될까 싶다. 나무들이 많이 사라지고 다락밭, 비탈밭으로 가득하다. 여름 홍수에 대해서도 무방비다. 물을 끌어다 송어 양식이나 딸기밭을 만든다. 걱정 되는 것들이 많다. 길가의 나무와 풀들은 먼지를 뒤집어 써서 회색이다. 그 사이로 안쓰럽게 꽃이 먼지를 쓰고 피기도 한다. 내가 있던 숙소나 타라가온과 영국 대사관 소속 건물의 뒤쪽에도 버린 쓰레기가 흉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1시간 15분 만에 3일 전에 탔던 바로 그 장소로 되돌아와 내렸다. 9시 10분이다. 내리고 나서 보니 차에 안 내린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공가부 터미널까지 가는지도 모른다. 주차된 택시는 보드나트까지 500을 달라고 한다. 좀 걸어 내려가서 지나가는 택시를 400에 흥정하여 탄다. 20분 정도 달려서 보드나트 입구에 내렸다. 홈 게스트 하우스는 3,000에서 2,000 정도 하는 매우 크고 좋은 호텔이다. 멋진 곳이다.

작은 숙소를 찾아 골목을 돌다가 티켓 부스를 저절로 지나게 된다. 여자가 날 부르더니 표를 끊으라고 한다. 골목마다 새로운 부스가 생겼다. 한번만 끊으면 된다고 한다. 표를 끊고 들어가서 요가 게스트 하우스에 갔다. 사람이 꽉 찼다. 앞으로 4일간 자리가 없단다. 스투파 전망의 게스트하우스는 3,000 정도 한다. 요가는 800이라 금방 차나 보다. 스투파를 돌며 숙소를 살펴도 싱글룸이 없다. 더블룸이 1,200, 1,500이고 비싸면 3,000이다. 싱글룸은 금방 나가 버린다. 정말 인기 있는 장소이다.

날이 흐리고 스모그로 꽉 차 있다. 이곳은 차가 들어 올 수 없는 곳이라서 견딜 만 하다. 아침에 사람들은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다. 결국 내가 표를 끊었던 티켓 부스 아래 쪽에 스투파와 가까운 곳인 놀링 게스트 하우스에 들었다. 방금 나간 더블룸 있었는데 방은 음식과 쓰레기로 엉망이다. 이렇게 방을 쓰고 나가는구나 싶을 정도였다. 바로 밖은 옥상이고 화장실도 밖에 있다. 800에 흥정해 보려 했으나 어림없다. 없어서 못 내놓는 곳이다. 1시간 후 방에 큰 배낭을 넣어 주기로 하고 식당에 두고 나간다. 박타푸르에 주주다우나 먹으러 갈까 했다. 15분 정도 버스를 타고 나가서 갈아 타라고 한다. 귀찮다.

나와서 스투파 주변을 다시 돌아본다. 티켓부스를 피해 들어올 수 있는 상점 쪽 입구들도 있었다. 나는 워낙 들락거릴 거라서 표를 끊는게 낫다. 오체투지를 하고 석회가루 같은 것을 뿌리는 장소도 있다. 무슨 곡물 비슷한 것을 징 위에 끼얹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사원의 큰 마니차는 여러 사람들이 들어가서 돌린다. 짧은 인생이 뭘 빌 것이 저리도 많을까 싶다. 상점 안쪽의 골목에서 당근빵 하나를 먹고 나왔다.

루프 탑 카페인 전망좋은 써드 아이에 왔다. 음식 값이 가히 최고 수준이다. 비싸다. 밀크 커피만 시켰다. 맛은 무척 좋다. 자리 값을 해야 하니 일기도 쓰고 돌고 있는 사람들 구경도 한다. 날이 흐려서 앞산도 안 보인다. 스투파의 흰 몸통에 연꽃 무늬를 만드는 건지 노랑 페인트를 기술 좋게 돌아가며 뿌린다. 그리고 맹물을 뿌려서 번짐 효과를 준다. 지금은 타르초를 걸 준비를 하고 있다. 시간을 보내기에 멋진 곳이다. 역시 세금이 붙어서 115인 커피가 130이나 한다.

주변 가게들을 구경하고 바깥 쪽에 나와 작년에 남편과 왔던 가든 식당에 왔다. 정원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여전하다. 계절이 반대인 것도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 베지 뗀뚝과 요거트를 시켰다. 공항이 가까워서 비행기가 계속 뜬다. 가진 과일도 많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따또빠니를 시켜서 물은 전혀 사지 않는다. 지금도 알아서 따뜻한 물을 갖다 준다. 작년에는 모모 종류를 먹었던 것 같다. 뗀뚝은 시금치, 무, 당근이 들어 있다. 조미료 맛이 없어서 아주 개운하다. 집에서 끓여 먹으면 이럴 것 같다. 요거트는 주주다우에 가깝게 맛이 좋았다. 이 집에서 만드는 듯 하다.

나와서 보드나트 주변 위쪽으로 올라간다. 반죽을 크게 부풀려 튀김을 만드는 집이 있다. 라면 비슷하게 동그랗게 튀기기도 한다. 전통 가구, 각종 의식에 쓰이는 도구들 등 티벳 물건들이 많다. 다시 내려와서 스투파 주변 가게들을 한번 더 살피며 돈다. 2시 반이 되니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다.

숙소에 왔다. 아직도 가방은 식당에 그대로 있었다. 빡나졸 가는 버스를 물었더니 있다고 한다. 숙소 방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 침구도 깨끗하다. 바로 옆이 옥상이다. 측면으로 스투파가 보인다. 심지어는 방 창문 옆으로도 스투파가 보인다. 포도를 씻어 먹었다. 아래 식당은 손님이 많다. 이 숙소 옆집 옥상에서 개를 떼로 키우고 있어서 가끔 짓는다. 그리고 위쪽에서 음식을 하는지 하수도 물 흐르는 소리가 졸졸 난다. 그냥 개울물 소리라고 치자. 이곳 음식도 맛있을 것 같다. 깜산이 한달 있었다고 추천해서 여기에 오긴 왔는데 아직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 일정 수준의 사람들이 하루종일 돌기는 한다. 타멜에 있었어도 딱히 할 일은 없다. 쉬다가 저녁 무렵에 나가 봐야겠다. 포도를 먹고 1시간 정도 쉬다 3시 40분에 나왔다.

스투파 주변 테라스의 레스토랑이 피자가 맛있다고 해서 왔더니 없다. 게다가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 밀크티 한잔을 시킨다. 큰 컵이 온다. 자리값들은 세지만 맛이 좋다. 여전히 일정 수준의 사람들이 돌고 있다. 날이 스산하고 바람이 분다. 내려가서 론리에 나온 더블 도르지 식당에 갔다. 현지인들이 많고 외국인들도 있다. 버프 씨즐러를 시키고 책을 본다. 이제 더 읽을 것이 없다. 그래도 실내는 컴컴하지만 뒤지며 끝까지 다 보았다. 1시간 이상 기다려 한 접시의 음식이 나왔다. 고기의 양이 많다. 불고기처럼 보이는데도 씹는게 쉽지 않아 오래 걸린다. 또 남편 생각이 난다. 먹는데만 자그마치 1시간이 걸린다. 자르고 씹다가 얼굴이 벌개졌다. 다시는 버프 씨즐러 생각이 안날 것 같다. 숙소에 잠깐 와서 배낭은 두고 카메라만 들고 나간다.

6시 반에 스투파 주변을 본다. 단순히 배가 불러 소화를 시킬 목적이었다. 돌면서 불경을 외우고 염주 돌리는 사람들 구경을 할 수도 있다. 촛불 밝히는 모습을 보고 가게 구경도 한다. 그런데 돌다 보니 점점 가게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노점이 생기고 노점 마저도 나중에는 떠나는 과정을 보게 된다. 한 바퀴 도는데 5분이 걸린다. 처음에는 운동삼아 돌던 것이 5분 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니 흥미롭다. 외국인들도 염주를 들고 돌리며 돈다. 좀 신기한 체험이다. 한바퀴 돌 때마다 버터 램프가 더 늘어난다. 가게가 거의 다 문을 닫고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한 켠에서 기타를 치는 젊은이들, 구걸 하는 사람들, 뛰며 노는 아이들, 모여 앙앙대는 개떼들 등 참 다양한 모습들이다. 더우면 의자에서 쉬었다가 좀 쌀쌀해지면 다시 돈다. 매연도 없고 선선한 것이 걸을 만 하다. 몇 바퀴나 돌까 싶었는데 열두 바퀴를 돌았다. 거의 2시간 동안 있었다. 마치 공원을 도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스투파의 눈을 바라 보거나 구름 사이로 가느다란 달을 보는 재미도 있다. 내일 아침에도 또 돌까 싶다. 이런 묘한 매력이 있구나 여기가... 책도 다 읽고 할일이 없는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숙소에는 전기가 나가서 바깥 화장실에 불도 안들어 온다. 대충 씻었다. 나머지 공간은 환하다. 지금 이 층에는 나 밖에 없다. 8시 반이다. 이를 닦고 자야겠다.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정말 시끄럽다. 1시간 만에 발전기 소리도 꺼진다. 포도 나 먹어야겠다. 그냥 방 안에서 이를 닦고 잘 준비를 한다. 9시 10분이다. 책을 읽다가 잠을 잔다.



숙박비 + 음식 - 2,400 + 450 + 300 = 3,150, 버스비 65, 택시 400, 당근빵 40, 입장료 250, 커피 115 + 15 = 130, 점심 베지 뗀뚝 175, 요거트 65 - 240, 밀크티 95 + 25 = 120, 버프 씨즐러 300 * 총 4,695


BEST : 



예산내역

2015/1/25 까까니 송어요리 식비 400 루피 4 1425
2015/1/25   밀크티,버프모모,버프뗀뚝 식비 295 루피 3 1429
2015/1/25   티벳식 아침식사 식비 195 루피 2 1431
2015/1/25 보드나트 까까니 숙박비+음식 숙박 3150 루피 34 1465
2015/1/25   버스(65), 택시(400) 교통 465 루피 5 1470
2015/1/25   당근빵(40), 커피 130 식비 170 루피 2 1471
2015/1/25   보드나트 입장료 투어 250 루피 3 1474
2015/1/25   베지뗀뚝 175 요거트 65 식비 240 루피 3 1477
2015/1/25   밀크티 95+25 식비 120 루피 1 1478
2015/1/25   비프 씨즐러 식비 300 루피 3 1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