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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목) 출발 전 일정, 인천-모스크바

출발 이전 일정

12/29일 방학한 날 저녁,  오른쪽 고관절이 걸을 수 없게 아파졌다. 파주 헤이리에서 샘들과 다닐 때 느끼지 못했었다. 밤새 감기도 심해진다. 30일도 침대에서 몽롱하게 있다가 한의원에 간다. 신경성이란다. 시국 걱정 탓인지 25일 밴드공연 때문인지.. 뭔가 무리했다. 엄마 집에 차 세우고 들어가서 자다가 나온다.

느슨한 오후 연말 번개하러 서울간다. 다리를 절며 살살 다닌다. 토속촌 삼계탕먹고 효자베이커리에서 빵사고 작은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샘들 보니 좀 낫고 푸근하다. 두통이 살짝 사라지는 듯하다. 남편이 인삼주를 먹어서 엄마집 앞에서 내가 차를 빼다가 오른쪽 주차된 차의 범퍼를 긁었다. 결국 나중에 남편이 보험 처리 한다. 겨우 살살 운전하여 집에 온다. 사고는 정신이 몽롱한 결과이다. 판단이 잘 안되고 술먹은 듯 멍하다.

31일에 다시 한의원에 간다. 시장에서 곱창을 사고 엄마집에 5시에 온다. 방어회에 라자냐, 샐러드, 곱창 등 먹을 것이 많아도 잘 못 먹는다. 저녁에 모두 플레이그라운드에 간다. 각종 안주류와 맥주를 천천히 오래 마시며 얘기한다. 승은이와 해안, 성하, 준하가 가장 신났다. 나는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한다. 경나와 우린 여름에 어디를 갈까 의논한다. 캐나다, 아이슬랑드, 뉴질랜드, 오키나와, 심지어 경수는 캐리비안 크루즈까지 나온다. 결국 하와이로 낙찰이다. 몽롱한 와중에 술 안먹은 내가 운전을 해야 해서 정말 정신 집중하여 조심하며 온다. 잠바도 안 벗고 뻗어 잔다.

새해 1월 1일이다. 아침먹고 온다. 와서 계속 자고 2일도 한의원 가서 지독하게 안 낫는 감기치료를 받고 학교에서 진로부장님이 준 핫팩을 받아왔다. 강화에서 냉면 조금 먹고 온다. 계속 잔다.

3일이 되어도 다리를 절며 걷고 있어 한의원 갔다가 총각쭈꾸미에 간다. 많이 못 먹는다. 학교는 공모제 교장 면접 중이다. 책 복사하고 도서관에 반납한 후 온다. 이제 몸이 좀 나아져서 드디어 집을 치운다. 화분에 물도 넉넉히 주고 정리한다. 필요한 물품도 챙기며 오후부터 밤 12시까지 움직인다. 저녁은 고기국수로 먹고 냉장고 정리하고 쓰레기까지 다 버렸다.

2017.1.4(수) 인천 - 모스크바

아침 6시에 일어나 마지막 냉장고 정리 후 화장실을 마무리 한다. 8시 50분에 택시로 검암역에 도착하여 10시 10분에 공항에 온다. 짐을 바르샤바까지 부치고 밤은 공항에서 보내기로 한다. 크림과 칫솔도 다 부친다. 짐이 허리색과 미니 배낭이다. 공항수하물에서 연락이 온다. 지포라이터와 손난로는 안된다고 하여 결국 택배로 엄마에게 보낸다.

아나키) 기름손난로와 라이터기름이 문제였다. 보내는 짐을 체크하는 데서 기내반입불가로 걸렸다. 손난로는 안에 기름이 없으면 가능하다는데 지포라이터 기름은 완전 반입불가. 아마도 지포라이터 기름통이 체크되었던 것 같다.  문제가 된 물건은집으로 택배 보낼 수 있다. (외국으로는 안된다). 출국장 A카운터 옆 대한통운에서는 기름 종류는 절대 못보낸다 했다. 혹시 외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착각했을까?  2층으로 내려와 우체국 택배에 가 보니 문제 없다. 박스값포함 3900원 들었다.

게바라) 제 2터미널로 이동하여 화장품 코너에서 크림을 더 바르고 탑승구에서 기다린다. 가족들에게 전화한다.

1시 10분에 떠난다. 어눌한 우리말 안내 방송은 아마도 한글을 갓 배운 기장이 하는 듯 하다. 비행 내내 알아듣기는 힘들었으나 정성이 갸륵하여 칭찬해주고 싶었다. 4일 동안 아파서 잔 덕분에 잠도 총량이 있는지 내 정신이 매우 초롱하다. 잠도 안 자고 내리 영화 3개를 재미나게 본다. 앞좌석에 개인 모니터가 달려있다. 심지어 미미하나마 충전도 된다. 'War dogs', 'whiplash' 는 우연히 주인공이 같다. 무지 재미나다. '위대한 7인'은 이병헌, 에단 호크, 덴젤 워싱톤이 나온다. 잘 봤다. 식사는 2번, 모두 남편이 내 것까지 거의 다 먹었는데 기내식으로는 최고 수준의 맛이라고 한다. (기내식 내기 전 식사 안내지를 나눠 주고, 실내화도 챙겨 준다.)

아래로 눈이 쌓인 산지가 많이 보인다. 하트 모양으로 눈이 쌓이거나 하천이 하트 모양으로 흐르는 듯 보이는 신기한 지형들이 있다. 자연에서는 하트 만들기가 쉬운가...

5시 40분에 모스크바에 온다. 9시간 반 걸렸다. 쉽게 입국 절차를 밟고 나온다. 5,000루블 뽑아 커피점에서 잔돈으로 만들고 6시 50분에 일반버스 타러 나간다. 나가는 것은 우리의 즉흥적 결정이라 차림이 부실하다. 모자가 없어 나는 스카프로 머리와 몸을 감았다. 밖은 견딜 정도의 추위다. 영하 11도 정도. 굴절 버스타고 한참 간다. 계속 눈이 자잘하게 온다. 교통비는 버스와 전철 모두 한번 이용이 55R(1,100원)이다. 러시아는 자르비노, 이르쿠츠크 때에 이어 세 번째이다. 항상 편안하다. 사람들이 수더분하고 솔직해서 좋다. 무뚝뚝함에 잠시 적응 안되었던 때는 맨 처음 자르비노항에서 잠깐이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듯 마음이 푸근하다.

내려서 전철을 탄다. 오래된 구형 전철이다. 붉은 광장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간다.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좀 맵다. 곳곳에서 화려하게 불을 밝힌 루미나리에를 한다. 사람들이 많다. 모자 안 쓴 사람이 없다. 결국 남편은 추워서 손수건 쪼가리로라도 귀를 감싼다. 루미나리에는 부스에서 샤실릭도 굽고 밴드 공연도 한다. 춤추는 사람들 틈에서 잠시 흔들고 광장 쪽 양파 성당 방향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간다. 아이들 데리고 가족들이 많이 온다. 겨울 밤이 이리 북적거리고 흥겨울 줄 몰랐다. 뭔 명절같다. 영하 11도 이하일텐데도 바람만 맞지 않으면 이 작은 잠바로도 꽤 견딜만 하다. 귀와 머리만 감싸면 된다. 광장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환하게 밝히고 사방이 전등으로 화려하다. 바실리 성당은 장난감 성 같다. 디즈니랜드 느낌이다. 사진찍고 굼백화점에 들어간다. 인파에 밀려다닐 지경이다. 발 디딜 틈이 없다. 사람들이 죄다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백화점 수퍼는 비싸다.

아나키) 역에서 나오다 보니 들어오는 통로쪽이 진창이다.눈이 많이 내린다. 드넓은 붉은 광장 주변이 화려하게 루미나리에 장식되어 있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축제 분위기다. 온도는 영하 11도. 기모바지와 가벼운 오리털점퍼로만으로  춥지는 않다. 모자를 준비 안한 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지만 급한대로 경아가 손수건으로 머리와 귀만 감싸 묶어주니 견딜 만 하다. 바실리카 성당 앞 광장에 크게 스케이트장이 서 북적인다. 바람을 마주하고 갈 때는 꽤 춥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은 데다 바람이 잠잠할 때는 아늑할 정도이다. 우리가 종종 양파라 부르는 바실리카 성당은 눈보라사이에 동화속 성처럼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광장을 나와 굼 백화점에 들어갔다. 사람이너무 많아 떠밀려다니는 것 같다. 꽤 고급만 취급해서 그런가 물가 수준이 쉽게 주머니를 열 만하지는 않다.

게바라) 나와서 걷다가 다른 방향의 루미나리에 부스에서 샤실릭을 400에 시킨다. 눈 내리는 테이블에 서서 먹는다. 고기도 크고 부드럽다. 빵과 양배추 피클을 곁들여서 준다. 아주 맛있다. 이르쿠츠크나 하바보다 훨 비싸지만 부드럽고 맛있다. 여자 분이 합석하자고 해서 그러라고 한다. 러시아 북부 코미공화국에서 여행왔단다. 내일 소치로 간다고. 영어는 잘 못하지만 열심히 말하려고 하신다. 우리가 갈 시간이라 인사 나누고 떠난다. 전철타고 다시 버스 내린 곳에 왔다. 새벽 2시까지 하는 수퍼가 있다. 발티카 맥주, 우유, 치즈, 살라미, 어포, 사과, 귤을 산다. 작고 예쁜 사과가 5개에 겨우 800원. 귤도 그 정도이다. 꽤 좋다. 게다가 환율도 싸고.

아나키) 레치노이 역 쇼핑센터는 10시까지, 지하의 슈퍼마켓은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어포와 맥주,우유 등 먹을 거리 몇 가지 매우 저렴하게 사서 851번 버스 타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공항행 851번 타는 곳은 레치노이역 광장에 있는 십여 개  정류장 중 역 출구 바로 앞에 있었다. 별로 막히지 않고 왔는데 D터미널 도착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 버스는 열차처럼 멀리 걸어갈 필요 없이 D터미널 출구 바로 앞에 서니 편리하다. 저렴하기도 하고. 시간은 좀 많이 걸리지만. (붉은 광장으로 간다면 걷고-열차-전철 환승으로는 980루블에 70분 정도 걸림. 버스-전철 환승으로는 110루블에 90분 걸림.) 걸어다니면 추울까봐 지레 겁먹었는데 모스크바의 영하 11도라면 우리나라에서 조금 따뜻하다 싶게 다니면 문제없다는 걸 알았다.

게바라) 12시 반에 버스로 공항에 온다. 안으로 들어온다. 누워 자려고 해도 의자에 모두 팔걸이가 있다. 역시 우리 공항이 최고인데... 오후에 인천을 출발하여 당일 저녁 관광을 모스크바에서 하다니 신기하다. 여기는 상상했던 것보다 거대하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그냥 생활 도시 느낌이다.

인출 5,000R(카드), 커피 150*2 = 300, 버스, 전철 55*8 = 440, 샤실릭 400, 수퍼 540(카드), 보드카(8유로, 카드) *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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