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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3(화,수) 빌니우스 , 리가로 이동

2017.1.12(목) 리가

아침에 일어나 만화보다 8시에 식당에 간다. 정말 대단한 아침이 준비되어 있다. 따뜻한 달걀 요리, 오트밀 죽, 강원도식 전병 맛이 나는 팬케잌, 각종 시리얼, 치즈, 햄, 소시지, 과일 등이 푸짐하다. 맛도 좋고 멋진 유리 그릇을 쓴다. 커피와 요구르트, 수제 잼까지 고품격이었다. 배가 맛있다. 먹을 것이 많아 빵은 먹지 않았다. 이 호텔은 직원들도 편하게 와서 차도 마시려고 가져가서 보기 좋다.

노닥거리며 방에서 만화보며 쉬다가 10시 반에 나간다. 블랙헤드의 집 옆의 박물관에 갔더니 현재는 하지 않는다. 다리 건너 국립도서관에 간다. 눈발이 가늘게 날린다. 어제보다 날이 풀렸어도 영화 5도 정도에 강바람까지 분다. 울스웨터를 벗어 놓고 왔더니 약간 찬기운이 들어 온다. 강은 꽁꽁 얼어 그 위에 쌓인 눈이 바람에 날린다. 꽤 고풍스런 다리이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강의 폭은 한강 크기 정도 된다.

11시 15분에 도서관에 들어간다. 짐을 넣고 옷을 맡긴다. 출입증을 걸고 들어간다. 8층 어린이 도서 코너는 옛날 어린이들의 장난감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인형, 장난감 등이 정교하다. 잘사는 집 애들은 유리그릇, 도자기에 미니 미싱, 냉장고 모형도 소꼽장난으로 놀았다. 동화책도 보고 높은 곳에서 강 건너의 구시가도 구경한다. 영어서적 열람실에는 누워서 책을 보는 소파도 있다. 각 층의 전시물 등도 구경하고 1시 15분에 나와서 다시 강을 건너 걸어 온다. 이번에는 뒤에서 바람이 불고 눈이 멎어서 걸을 만하다.

구도시의 곳곳을 작은 골목까지 구석구석 걸어서 구경한다. 정처없이 돌면서 삼형제 건물을 구경한다. 2시에 리도에 가서 가득 쌓아 담아 온 샐러드와 족발햄, 사우어 크라프트, 수제 맥주를 먹는다. 역시 맛있다. 특히 고품질의 수제 족발햄이 맛있다. 폴란드의 족발요리 골롱카는 아주 물렁한데 이곳은 표면은 쫄깃하고 살은 부드러운 햄이다. 5유로이다. 자유의 상을 보러 가다가 라이마 과자점에서 캔디류를 산다. 역사가 오래된 과자점이다. 루터교회 뒤의 브레멘 음악대 동물들을 보러 간다. 문지르면 행운이 온다고 많이 만져서 당나귀 주둥이가 반질거린다. 역시 듣던대로 애들이 먼 브레멘에서 오느라 많이 늙은 모습이다. 수퍼에서 맥주사고 온다. 쉬다가 7시에 야경 찍으러 나간다. 역시 블랙헤드의 집이 예쁘다. 날이 풀려서 길이 질척해졌다. 구제 물품점 구경하고 온다. 빵과 과일을 먹는다. 센트랄 마켓의 우즈벡 치즈빵이 누룽지처럼 구수하고 맛이 있어서 내일 더 사려고 한다. 숙소에서 아침을 너무 잘 주니까 특별히 돈을 쓸 일이 없다.

리도 식사 및 맥주 12, 수퍼 3.5, 라이마 캔디 3,5 / 숙비 37,000 * 총 19

2017.1.13(금) 리가 - 탈린(에스토니아)

7시 반에 일어난다. 깨기 전에 꿈을 꿨다. 꿈에 길선생님의 집이었다는 숲 속의 길가에 있는 집을 우리가 사둔 곳에 간다. 큰 새들이 도약하면서 날아가는 장소가 집 앞에 있다. 이걸 문인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구경한다. 새 의 도약을 흉내내다가 언덕으로 약간 구르는 사람도 있다. 언덕 밑은 절벽이다. 집 앞은 마당이 넓지 않고 남향이다. 앞의 아래 쪽에 아파트 두 동이 있다. 그 사람들이 우리 집 앞과 뒤에 파라솔을 치고 자리를 펴면서 들와와 놀고 있다. 캠핑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쫓아낸다. 게다가 집 안에는 문인협회 사람들이라는데 우리 집을 1박2일로 빌렸다면서 돈봉투를 준다. 안받고 다 쫓아낸다. 집 안에는 길선생님네가 쓰라고 두고 간 자개장과 나무 옷장이 있다.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자개가 박힌 좋은 장이다. 나무장도 아주 좋다. 아마 호텔 숙소의 앤틱한 느낌의 장 때문에 이런 장이 꿈에 등장했나보다. 밖에 펜스를 치고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안효민에게 부탁할지 울타리를 치는 전문 인력을 부를지도 고민한다. 펜스의 높이 정도와 거기에 어떤 넝쿨 장미를 올릴지도 생각한다. 빨리 이리로 이사와서 40분 정도의 거리는 출퇴근 하며 집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생생한 꿈이었다. 일어나서 남편에게 말해준다.

아침 먹으러 8시에 내려간다. 약간 메뉴가 바뀌었으나 여전히 푸짐하다. 남편이 스메타나에 라즈베리잼을 섞어 먹는다. 수제 요거트, 치즈, 시리얼 등을 고루 먹었다. 샐러드도 맛있다. 커피 양이 보통의 2배나 되어 한잔 마시면 배부르다. 숙소에서 짐을 다 싸 두고 10시에 나간다. 비행기 격납고였던 재래시장에 간다.

노천시장에서는 울 양말, 모자, 장갑, 모피 모자 등을 판다. 맨 왼쪽 건물부터 들어간다. 안쪽에 꿀맥주집이 있다. 크바스를 5도 정도로 발효한 달달한 맥주이다. 붉은 베리류의 과일 맥주 500cc를 마시고 다른 종류의 과일맥주 한병을 산다. 쥬스처럼 달고 맛있다. 그 뒤편의 노천시장은 이르쿠츠크 시장과 비슷하다. 저렴한 생활용품과 옷들이다. 서민들의 시장이다. 꽃집의 꽃들도 싸다. 장미가 한송이에 몇백원 정도이다. 독일군 비행기 격납고였던 이 시장은 햄, 치즈, 과일과 야채, 술, 훈제 생선과 날 생선, 각종 빵집들과 간이 식당들이 있다. 천천히 다시 와서 구경하기로 하고 우즈벡 빵집에서 치즈빵과 양고기 사모사를 산다. 그저께 봤던 청년과 반갑게 인사한다. 안에서 빵을 만들고 있다. 밖에 나와 노천시장에서 부드러운 가죽 안에 털이 든 남편 장갑을 산다. 남편이 마음에 들어한다. 영어를 전혀 못하시지만 파는 할머니의 표현이 좋아 다 알아듣겠다. 장사를 참 잘하신다.

11시 10분에 숙소에 온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11시 25분에 짐을 맡기고 나온다. 라이마 클락 앞을 지나 자유의 상이 있는 공원을 가로지른다. 오소독스 교회에 간다. 날이 흐리지만 기온이 영상 1도가 되니 눈이 녹아서 길이 질척하다. 교회는 가까이 가보니 너무 아름답다. 안 오면 어쩔뻔 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정교회 성당이다. 황금빛 돔과 무늬를 넣은 벽돌이 멋진 건물이다. 안에는 푸른 빛의 이콘 그림들이 전체에 그려져 있다. 성인의 관도 있다. 천장 정 중앙에 소피아 성당에 있던 것과 같은 예수의 얼굴을 그렸다. 멋진 곳이었다. 성당으로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피자 이탈리아에 간다. 얇은 피자빵을 갈라서 사이에 야채, 햄, 치즈를 넣고 위에도 토핑을 했다. 담백하고 맛있다. 피자라기보다 가벼운 샌드위치이다. 남편은 간장 맛의 볶음면을 먹는다. 짭짤해도 좋았다고 한다.

걸어서 다시 재래시장이다. 가게를 자세하게 구경한다. 아까 봐 두었던 또 다른 맥주집에서 인디안 페일에일로 추정되는 것 1리터를 산다. 3.4 유로, 4,000원 정도이다. 호두도 사고 호두파이 작은 것도 사서 먹어본다. 먹을거리의 천국이다. 생선훈제점을 구경하다가 훈연오징어를 약간 맛보자고 하고 산다. 훈제 연어는 맛을 보니 짜서 안산다. 훈제 생선들이 황금빛으로 그을려져 맛있게 보인다. 바이칼의 훈제 오물이 생각난다. 꿀맥주집에서 생강맥주 한잔 더 마신다. 아저씨들이 줄 지어 사드신다. 오랜 역사를 지닌 집이다. 우리가 사고 좀 있다가 언니가 문을 닫고 밥먹으러 간다. 훈연 햄가게에서 역시 먹어 보고 소시지와 햄을 산다. 터미널 건너편의 수퍼에도 잠시 가본다. 역시 먹거리의 천국이고 사람들이 많았다.

숙소에서 짐을 찾고 터미널에 3시10분에 온다. 앉아서 핀란드 정보를 검색하다가 럭스 버스를 탄다. 저가에 할인한 버스표라서 사람이 그득하다. 50석이 넘는 자리가 꽉 찬다. 3시 45분에 떠난다. 올 때 보았던 아우슈비츠와 비슷한 건물들이 늘어선 예전의 게토 지역을 지난다. 여기에 게토 박물관이 있다. 시내를 벗어나면 바로 외곽이다. 넓은 평원에 숲이 나온다. 집들이 드물다. 버스의 커피는 무료다. 커피와 우즈벡 빵을 먹는다. 치즈빵은 담백하고 쫄깃하다. 양고기 파이는 겉은 크루아쌍 같이  파삭하고 안은 약간의 허브가 든 우리 고기만두 속 맛이다. 정말 감동적인 맛이다. 지금까지 먹어 본 빵 중 거의 최고 수준이다.  크바스 꿀맥주 담아온 과일주는 와인과 맥주의 중간 맛이다. 버스에서 술은 못 먹기 때문에 남편이 빈 물병에 담아왔다. 크바스와 와인을 섞은 맛이다. 발트 3국은 러시아의 영향권이었기 때문에 맛있는 크바스를 마실 수 있다. 이 꿀맥주도 알콜 도수가 느껴지지 않고 쥬스같이 달달하다. 기분이 좋아지는 수준이다. 사람들이 '빠좔스타'나 '하라쇼'라는 말을 많이 쓴다. 어두워지기 전에 일기를 써야겠다. 4시 정도에 밖이 침침해진다. 국경을 지나 항구 마을에 잠깐 섰다가 달린다. 어두워서 밖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버스의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미국 영화 한편 보다가 도착한다. 7시 15분이다. 참 편안한 버스 여행이다. 남편이 버스카드를 사서 충전하고 2번 트램을 타러 간다. 탈린은 이 도시 시민에게는 교통비가 무료이다. 기온이 높아져서 눈이 내려도 비처럼 녹게 되어 옷과 가방이 젖는다. 도시는 북구의 느낌이고 더 현대적이다. 규모가 크다. 트램 타고 구시가지 입구에 내려서 눈비 맞으며 걷는다.

올레비 호텔은 구시가지의 입구에 있는 완전 전통 호텔이다. 6층 다락방을 준다. 막판에 좁은 계단을 타고 오르면 방이 나온다. 한쪽 천장이 기울어져서 비스듬한 창이다. 공주의 방이다. 다락방에서 한번 자 보고 싶었는데 소원을 이뤘다. 7층은 천장이 삼각형 모양의 방이다. 짐만 두고 밤거리를 걸어 보려고 8시에 나간다. 다행히 눈비가 그쳤다. 그런데 길이 많이 미끄럽다. 광장에는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대로 서있다.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을 구경하다가 언덕 위로 올라간다. 도시의 조명이 가스등처럼 포근해서 더 야경이 아름답다. 다만 이 구도시는 민속촌 세트장처럼 밤에는 사람들이 다 집으로 가고 식당을 빼고는 조용하다. 괴괴한 느낌도 든다. 금요일 주말이라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9시 반이 되었는데도 돌아다닌다. 그나마 다행이다. 예쁜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이 있어서 오른다. 사진을 찍고 아래로 내려 온다. 다행히 이렇게 밤 늦은 시간에 겨우 리미 수퍼를 찾았다. 과일, 술 등을 사고 온다. 남은 빵과 우유, 훈제 소시지, 달걀을 먹는다. 내일 점심은 금룡이라는 중국 식당, 저녁은 아리랑이라는 고려인이 하는 식당에 갈까 한다. 작은 방이 아늑하여 집에 있는 느낌이다. 나중에 집 지으면 꼭 다락방을 만들거다. 더워서 비스듬한 창을 열어 둔다. 12시가 넘었다. 자야겠다.

가죽 장갑 12, 크바스 꿀맥주500cc * 3 = 3.5, 인디언 페일에일 1리터 3.5, 호두 1.5, 우즈벡 빵(양고기 사모사 2, 치즈빵 1.5) 3.5, 점심(피자빵, 볶음면) 5, 훈제 소시지 2, 훈연 오징어 1, 호두파이 0.35, 교통카드 7, 수퍼 12 / 숙비 47,000 * 총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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