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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1(금,토) 킬로파 노르딕 스키, 헬싱키로

2017.1.20(금) 킬로파 (초급 스키 투어)

아침 8시에 밥을 먹으러 간다. 오늘은 시리얼과 과일 중심으로 먹는다. 훈제 청어가 나왔다. 괜찮다. 바나나도 먹는다. 다른 건 먹기 쉽지 않다. 둘 다 먹는 걸 힘겨워 한다. 찐 달걀만 챙겨 왔다. 달걀은 나중에 먹으면 아주 맛있다. 남편이 힘들어 해서 한숨 잔다. 초코 우유, 차, 과일, 빵을 싼다. 11시에 나온다. 오늘은 첫날 도착해서 오로라 보러 올라갔던 그 언덕을 오른다. 스키를 타고 여기를 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출발부터 낮은 오르막이다. 서서히 오른다. 아침 해가 찬란한 날이다. 영하 11도다. 약간 쌀쌀하지만 모든 것이 상쾌하다. 처음에 잠깐 몸이 뻐근하더니 나아진다. 계속 오르막이지만 갈 만하다. 해가 떠오르면서 나무와 눈이 빛난다. 위쪽은 거의 평탄한 지형의 연속이다.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 드는데 11시 40분이라고 남편이 돌아가자고 한다. 더 가고 싶은데 아쉽다. 아침 풍경이 참 아름답다. 1시에 5km 초급스키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에 돌아간다.

평탄한 지형을 지나 열심히 올라왔던 그 언덕을 단숨에 쭉 내려와서 편안하게 입구까지 왔다. 12시 10분이다. 돌아올 때는 내리막길이라 시간이 절반 밖에 안 걸렸다. 3km 정도 다녀왔다.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며 옷걸이에 파카를 걸고 건조대에 장갑, 모자 등을 말린다. 울 스웨터를 벗으니 또 옷이 땀에 다 젖었다. 옷을 말리며 쉰다. 킬로파의 4계에 대해 소개한 것을 읽는다. 완전히 해가 뜨지 않는 극야는 12월 9일 부터 1월 7일이다. 1월 기온은 영하 10도에서 25도 사이라고 한다. 4월까지는 스키 시즌이다. 4월에는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여름에 열리는 클라우드 베리는 사진을 보니 산딸기다. 동그란 형태의 베리인 줄 알았다. 아침 식사에 나오는 것은 그냥 베리였다. 극지방에서 나는 아주 귀한 산딸기이다. 빵을 반씩 먹고 차를 마신다.

1시 10분 전에 스키 신고 나간다. 10명 정도의 사람이 모였다. 눈신 신고 야간 산행했던 그때의 선생님들 셋과 같이 간다. 헬레나샘도 있다. 젊은 가이드 샘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헬싱키에서 온 리더 샘은 2주간 자원봉사한단다. 여기가 국립공원 센터가 맞나보다. 뻔한 루트를 갈 줄 알았더니 아니다. 야산을 스키로 오른다. 리더가 눈을 헤치며 산길을 개척하면서 간다. 나는 세 번째로 남편은 내 뒤에 온다. 앞쪽의 사람들은  길을 닦아 주는 셈이다. 뒤 따라 오는 사람은 더 편할거다. 옆으로 조금만 비켜나면 푹 빠진다.

리더 샘이 순록에 대해 설명한다. 울타리 친 것은 이 구역에서 키우는 순록 때문이고 다른 지역도 또 있다고 한다. 각자의 땅이 있다. 우리는 스키 배우던 첫날 순록의 무리를 보았다. 순록은 이끼만 먹는지 물었다. 다른 사슴들 처럼 먹을 수 있을 때는 온갖 식물을 다 먹는단다. 겨울에는 눈을 파헤쳐서 이끼를 먹는다. 언덕을 오르다가 두 마리의 순록이 킬로파 산을 오르는 것이 보인다. 어린 아기를 재워서 안고 타는 스페인 부부도 있다. 나중에 아기가 깨어 많이 울었다.

워낙 추우니 이곳의 소나무들은 몇 백년 동안 아주 천천히 자란다고 한다. 죽으면 고사목이 되어 오래 서 있다가 쓰러지면 곤충들의 먹이가 되고 서서히 자연으로 돌아간다. 지는 햇살이 눈 위에 넓게 퍼져서 반짝인다. 아름답다. 진정한 원주민의 크로스 컨트리 스키다. 아름다운 야생의 겨울 산 체험이었다. 나무 가지 밑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눈이 후두둑 떨어진다. 간혹 넘어지면 주변의 눈은 꽤 깊다. 우리는 이제 꽤 잘 타고 다닌다. 2시간을 돌아다녔다. 3시에 마친다.

헤어지고 우리는 첫날 힘들어했던 그 언덕에 다시 간다. 좀 지쳤지만 마지막이니 열심히 걷는다. 스키에 훨씬 익숙해져서 쭉 미는 슬라이딩도 잘 된다. 언덕 밑에 온다. 걸어서 오르던 곳을 트레일을 따라 그냥 오른다. 내가 먼저 잘 내려오고 중앙으로 내려오는 남편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다시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서 먼저 신나게 내려온다. 잘 된다. 남편이 트레일을 따라 소리지르며 내려오는 모습을 다시 동영상으로 찍어 준다. 내려올 때 아주 신나고 상쾌하다. 돌아오는 길은 힘이 빠져서 천천히 온다. 3일을 타서 이제 스키가 익숙하다.

컴컴한 4시에 숙소에 온다. 오늘은 총 11km 정도를 다녔다. 바로 수영복을 챙겨 입고 사우나에 간다. 남녀가 함께 가는 스모크 사우나는 전기 사우나보다 넓고 스모크향이 난다. 바로 바깥의 차가운 얼음물에 들어갈 수 있다. 사우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얼음물에 들어 갈 생각은 더 없다.우리는 각자 전기 사우나에 들어간다. 샤워하고 들어가 있으면 어둡고 편안하다. 벗거나 수영복을 입거나 자유롭게 들어온다. 더우면 나가서 물 한번 맞고 다시 들어온다. 혼자 있을 때는 덥지 않고 좋은데 핀란드 사람들이 들어 오면 자꾸 물을 끼얹어서 열기가 확 올라오고 금방 더워진다. 50분 정도 있다가 왔다.

스키를 반납하고 저녁 뷔페를 먹으러 갔는데 메뉴가 아침과 별 차이가 없이 부실하다. 그냥 리조또를 끓이기로 한다. 남편은 요리하고 나는 젖은 옷을 빨아 수건에 밟아 널었다. 리조또가 너무 짜서 우유 부어 먹고 남편은 라면 먹는다. 방의 냄새를 빼느라 열심히 환기를 시킨다.

8시 반에 남편이 오로라를 보러 나간다. 오로라 지수 2이다. 나도 단단히 챙겨 입고 늦게 뒤따라 간다. 개활지로 올라 간다. 오늘은 오로라가 전체에 넓게 퍼졌다. 얼마나 밝은지 그 빛 때문에 발 밑이 보인다. 신기하다. 처음에는 왜 잘 보이는지 몰랐다. 달도 없고 별과 오로라 뿐인데 어느 때 보다도 길이 잘 보인다. 그래서 킬로파산을 계속 오른다. 여기는 중급 스키 코스다. 계속 오르막이다. 내려갈 때는 대단하겠다. 오를 수록 모든 것이 아래로 보인다. 멋지다. 나는 계속 올라가고 싶은데 남편이 춥다고 가자고 한다. 하늘에 퍼진 오로라 앞에서 20초 정지 사진을 교대로 찍어 본다. 마지막이라 아쉽다. 하지만 5일 중 세번이나 오로라를 보았고 하루는 흐려서, 다른 하루는 무척 맑았지만 오로라가 오지 않았다. 3일 동안의 오로라 현상이 다 달랐다. 운이 좋다. 지금은 영하 15도.

방을 한번 더 환기시키고 커피를 많이 끓였다. 마루바닥이라 참 편했다. 벌써 킬로파의 마지막 밤이다. 11시 반이다. 남편과 얘기하다가 내일 눈신 신고 킬로파를 오르는 대신 스키를 타고 올라가 보기로 한다.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점심먹으면서 조금 말리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다 싸서 숙소를 나가고 맡긴 뒤에 9시에 스키를 빌려서 중급 코스를 올라가기로 했다. 다시 탈 생각을 하니 신난다. 이제 자야겠다.

2017.1.21(토) 킬로파 - 이발로 - 헬싱키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 화장실 다녀온다. 난방이 어떻게 되는건지 적절하게 좋다. 엄마와 해외여행하는 꿈을 꿨다. 짐을 챙긴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좀 열어 놓고 8시 넘어 식사하러 간다.

오늘은 영하 18도다. 숨 쉬면 콧속이 찐득하다. 바람은 별로 없다. 식당에는 사람이 적었다. 역시 과일 위주로 먹는다. 6분 달걀을 수저로 톡톡 두드려 깨고 위를 벗겨서 우리 허브 솔트를 뿌려 먹는다. 이제는 이게 제일 맛있다. 걸리버 여행기의 릴리푸트 사람들이 뽀족한 쪽을 깨느냐, 넓은 쪽을 깨느냐로 논쟁한 것이 생각난다. 나는 뾰족한 쪽, 남편은 납작한 쪽이다. 납작한 곳을 깨보니 속이 약간 비어 있어서 수월하다. 장점이 있었다. 이걸 바탕으로 논쟁에 대한 시범 수업안에 대해 얘기한다.

하늘이 맑아 사방이 푸르다. 달은 심하게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동 각도가 아주 크다. 처음에는 우리 숙소 위에 걸렸던 달이 오늘은 로비 앞 나무 순록 위 하늘에 걸렸다. 아름답다.  10시에 짐을 들고 나간다. 스키를 먼저 빌리고 체크 아웃한다. 짐은 보관소인 건물 안쪽 창고에 넣어 주셨다.

10시 쯤 오로라 보러 가던 개활지인 킬로파 산에 오른다. 초반에는 씩씩하게 오를 만한 각도였다. 제법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아래 쪽이 훤히 보인다. 그런데 우리 실력에 스키로 갈 수 있는 한계 경사로에 도달한다. 둘 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온다. 중급자 코스답다. 잘 타는 분들이 쑥쑥 올라온다.

내가 쩔쩔 매고 있으니까 오던 분이 V자로 벌리며 오르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래도 오르기 힘들다. 남편에게는 좀 더 가면 아래로 심하게 떨어지는 부분이 나온다고 했단다.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다고. 그 분을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 되돌아 내려가기로 한다. 그런데 내려가는 것도 가능할까 싶다. 남편은 먼저 가다가 한번 넘어진다. 나는 내리막 경사가 심해 방향을 돌려 트레일에 스키를 넣는 것도 어려웠다. 벗고 내려갈까 하다가 주저 앉아 엉덩이로 밀며 조금 내려온다. 그러다가 일어서서 쭈욱 내려왔다. 금방이다. 큰 어려움 없이 왔다. 1킬로 정도 다녀왔다. 고도가 있어 힘들었다.

11시에 킬로파산 옆인 닐란파 산 쪽으로 오른다. 어제 아침 왔던 곳이다.  한결 오르기 쉽고 편하다. 언덕 위로 쭉쭉 오른다. 위에는 평탄한 지형이 계속 되다가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하염없이 가더니 이제 평지의 연속이다. 중간에 오두막 같이 만든 쉼터가 나타난다. 시바까오야라는 곳이다. 불을 피우는 곳과 잘라 놓은 나무들 심지어 친절하게도 큰 봉지로 인스턴트 커피를 비닐에 담아 걸어 놓았다. 뒤의 셸터에는 나무를 팰 도끼도 있다. 그 뒤는 문이 달린 오두막이 있다. 우리 앞서 걸어가던 홍콩 남자아이가 되돌아 오다가 쉼터에 같이 앉았다. 우리랑 같은 날 왔다. 앞으로 2주간 있을 거란다. 월요일만 오로라를 봤다고 한다.

헤어지고 아래로 계속 간다. 끝없이 평지를 가는 지루한 길이었다. 좀 지친다. 찻집이 있다는 곳을 향해 간다. 마지막에 내리막 길로 쭉 간다. 12시 40분에 도착한 무오트칸 마야는 작은 찻집이 아니라 고급 호텔이었다. 로비에 앉아 초코우유를 마시며 바로 돌아가야하지 않나 얘기를 한다. 그런데 가봤자 3시 조금 전이 될 듯하다. 점심 시간의 끄트머리 일 것 같다. 남편이 우리가 지치기도 했으니 쉬면서 여기서 점심 뷔페를 먹자고 한다. 둘 뷔페 요금이 30이다.

음식은 킬로파보다 훨씬 나았다. 더 요리답고 맛이 좋다. 순록 고기도 나온다. 이게 떨어지자 맛있는 다른 요리가 나왔다. 남편이 검색해 보더니 꽤 고급 호텔이라고 한다. 페타치즈가 든 샐러드 등 야채 음식도 다양하다. 게다가 블루베리 크림이 잔뜩 든 맛있는 케잌도 아주 맛있고 좋았다. 남편은 큰 소시지를 2개나 먹었다. 모든 음식이 맛있다며 잘 먹는다.

커피 마시고 1시 40분에 다시 떠난다. 산으로는 가지 않기로 한다. 지루하게 계속 평지를 가다가 올라가야 한다. 평지로 가는 다른 길을 잡는다. 숲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칵슬라우타넨 갈 때 만난 교차로에 이른다. 잠시 쉰다. 다시 평탄하게 서서히 오르는 오르막 길을 간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눈 쌓인 나무들이 만드는 형상들을 천천히 보면서 간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땀도 별로 안난다. 푸들, 아기 곰들 모양도 있고 곤충 형상이 흔하다. 개미같이 보일 때가 많다. 벌써 3번이나 내려갔던 그 내리막길에 이른다. 우리 모두 신나게 내려간다. 다시 천천히 산길을 간다.

다행히 밝을 때 도착했다. 3시다. 첫날 교습 받다가 계속 넘어졌던 연습용 언덕에 간다. 둘 다 한번 씩 어이없게 넘어진다. 은근 급경사인가 싶다. 다시 할 때는 잘한다. 스키를 반납하고 로비에서 쉰다. 갈 때 1시간 40분, 올 때 1시간 20분 걸렸다. 12km다. 오늘은 아침에 킬로파 산행까지 총 13km를 갔다. 버스를 기다린다. 얼굴이 빨갛게 얼었지만 마지막날까지 알차게 엄청 잘 놀았다. 4시 20분에 공항가는 버스가 떠난다. 피곤해서 둘 다 잤다.

5시 반에 이발로 공항에 도착, 짐을 부치고 들어 온다. 사람이 적어 한산하다. 기념품 점을 구경한다. 사미족 모자도 있다. 순록, 신기한 곰 고기, 무스 통조림도 있다. 클라우드 베리 잼은 헬싱키에서 사기로 한다. 가장 신기한 것은 통으로 벗겨 말린 야생 붉은 여우와 예쁜 동물의 모피다. 코, 발톱, 수염까지 다 있다. 지역의 사냥꾼이 잡은 것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꽤 거칠고 리얼해서 낯설다. 북극권에서 모피는 생존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스토리 큐브라는 재밌는 도구도 발견한다.

아이스크림 2개 사 먹고 비행기를 탄다. 오늘 헬싱키에 바람이 심해 20분 연착했다. 이륙 후 터뷸런스가 심했다. 많이 흔들린다. 끼띨라에 내려 사람들을 쏟아 놓고 다시 잔뜩 태운다. 마치 버스 같다. 피곤해서 눈이 시큰하다. 좀 자야겠다. 그런데 벌써 헬싱키다. 반타 공항에 내려 짐 찾고 2일 교통권을 끊었다. 전철에는 특이하게 차표 끊어주는 사람이 있다.

역에 내려 헬싱키 대학을 지나 걷는다. 옛 건물이 많은 지역이다. K마트에서 장을 본다. 벌써 10시 반이다. 9시 이후에는 맥주를 안 판다. 남은 빵들은 50% 할인을 한다. 새 숙소에 온다. 좋은 아파트먼트이다.  오래 스키를 타서 왼발 위 근육이 이상하다. 걸어오는 동안 힘들었다. 마늘 빵인 줄 알고 산 것이 피자빵이다. 빵 먹고 돈가스 비슷한 것을 만들어 먹었다. 부엌 장비가 아주 잘 갖춰져 있다. 모두 이케아 제품이다. 12시가 넘었다.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다.

스키 대여료 122(카드), 점심 30, 공항 버스 26(카드), 아이스크림 4, 2일 교통권 21*2 = 42(카드), 수퍼 14  / 사토 호텔 홈     * 총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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