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홈 :: 2013 발칸/동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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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우루무치에 묵게 된 사연 비행기가 우루무치에 섰다. 급유 때문이라고 들었다. 소형비행기가 장거리 갈 때 흔히 있는 일. 내려서 급유될 때까지 기다렸다 타면 된다. 그런데 그 간단한 일이 간단치 않게 된 이야기. 인천에서 표 끊을 때 우루무치에서 내릴 수도, 아닐 수도 있다기에 확인 차 기내 승무원에게 물었다. "짐 가지고 내리나요?" "짐 모두 챙겨서 내리세요." 내리면서 든 생각. '어디서 기다리지? 하긴 단순 급유하러 내린 건데 뭔 일있겠나?' 사람들 따라 내렸다. 두 가지 서로 다른 표지판이 보인다. [이스탄불 갈 사람 여기로 가시오.] [우루무치 갈 사람 여기로 가시오.]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대로 갔다. 계단 올라가니 표지판이 안 보였지만 그냥 갔다. 달라지는 곳 있으면 안내하겠지. 계속 불안한 마음으로 가다 보니 벌써 짐 찾는 데 까지 왔다. '어? 세관 입국 심사도 없네? 이대로 나가면 안되잖아?' 바로 앞 남방 항공 데스크가 보여 티켓 보여주고 물었다. 우리 어디로 가면 되냐고. "웨잇 히어" 좀 있다 항공사직원이 뭔 티켓을 들고 왔다. "팔로 미" 따라갔는데 그냥 밖으로 나간다. 어이없는 입국. 이렇게 입국이 날라리 같은 거였어? 나가더니 2층 인터내셔널 출국장으로 간다. 출국 카운터에서 직원이 뭐라 뭐라 하더니 여권만 슥 보고 보낸다. 짐 검사하는 곳에서 간단히 짐 검사한 뒤 본격적인 입국 심사대에서 항공사 직원이 그냥 우리와 함께 나가려고 하니 공항직원이 절차를 밟으라 한다. 순서 기다려 내 차례가 오니, "출국카드 없어요?" 하고 세관검사원이 물으며 출국카드 양식을 건넨다. 난 북경에서 제시하지 않았던 출국카드를 내밀었다. 일사천리로 오케이. '북경에선 출국카드 받는 절차 없더니 결국 여기서 받는 거야? 그럼 북경으로 입국, 우루무치에서 출국?' 또다시 짐 검사 창구가 있다. 이곳 검사원은 무척 고압적이고 자세히 본다. 내 가방도 잠시 보류, 아무 신호가 안나온 내 몸도 샅샅이 뒤진다. 심지어 발바닥까지 스캔한다. 내 가방은 뭔가 기기가 많아서 재 확인 차 열어 보겠단다. 많을 수밖에. 배터리, 충전기 3종, 카메라,과자등등등. 이런 물품으로 재 검색 받긴 여기서 처음이다. 신장 자치구 분리독립 문제가 있어서 이런가? 한참동안 검사받고 통과하여 국제선출국장으로 갔다. 혹시, 이 비행기로 북경 출발해 이스탄불 가는 사람이 우리뿐인가? 누구라도 이런 우여곡절을 겪을 텐데. 출국장 게이트엔 한국 분들 여러 팀이 있었는데 다 출발지가 제각각이다. 조금 기다리니 사람들이 웅성웅성 자리를 뜨는 분위기다. 경아가 옆의 프랑스 처자에게 물으니 결항이란다. 날씨 때문이라나. 다들 우루루 나가 세관검사소의 직원 출입구에 쭉 선다. 나가야 하는 거다. 다시 입국? ^^ 검사원은 사람들의 티켓과 여권을 찬찬이 보며 뭔가를 쓰기도 하고 그냥 통과 시키기도 하고 그런다. 우리 여권에는 1/8일 입국 도장이 찍혀 있으므로 (어제 새벽 입국하여 오늘도 아직까지는 1/8일이다) 그냥 통과시킨다. 공항에서 방송이 나왔다. "CZ679편 패신저 어텐션 플리즈. 쏼라쏼라...캔슬드. 쏼라 어코모데이션 쏼라... 인포메이션... " 공항방송은 항상 잘 안들리지만 뭔 말 인지는 알겠다. 인포메이션에는 아까 우리를 인도했던 그 항공사직원이 사람들을 차로 보내고 있다. 우리 보고도 차로 가라고 시늉한다. 대중의 물결 따라 우리도 따라간다. 큰 버스 한대와 작은 버스 두 대에 사람들을 태우고 30여분 달려 황금해안빈관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한다. 호텔 주인아줌마는 갑자기 들이닥친 영문 모를 손님들 때문에 혼비백산이다. 당연히 그렇지. 취소된 상태, 까닭 등등을 대합실에 모인 사람들에게 미리 말도 안해 주고 방송을 통해 듣게 했고, 다음날 몇 시 비행기로 갈지, 몇 시에 호텔 앞에 모이라든지 아무 말 없이 호텔로 왔으니 사람들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버스로 이동시에 큰 버스에서는 식권과 이동 내역들을 자세히 말해 준 반면 작은 버스들에서는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납치하듯이 데려왔으니 말이다. 나도 방에 들어갔다 로비 나왔다 몇 번을 들락이다 내일 7시 로비에 모인다는 이야기 듣고, 9시 비행기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틀치 남방항공에서 제공하는 숙소에 묵게 되었다. 원래 내일 9시 이스탄불에서 소피아 가는 버스를 예약하려 하다 안된 것이 정말 다행스럽다. 일정 잡을 때 소피아 숙소예약까지 하려다가 어찌 될 지 모른다는 경아씨 말에 예약하지 않은 것도 행운이다. 오늘의 출입국 소동. 왜? 북경 출국시에 출국카드 심사가 없었던 걸로 보아 국제선 지역이었지만 사실은 국내선이었나 보다. 우루무치 경유 이스탄불행 게이트 50은 면세점도 없고 출국검사도 없었으니까. 게이트50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보딩할 때 공항셔틀을 타고 터미널 3에 있던 우루무치 가는 국내선 비행기에 탔던 거다. 당연히 우루무치 내려서 사람들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짐 찾는 데 까지 오게 된 것이고. 우리가 탄 CZ679편 이스탄불 행은 우루무치까지는 국내선 승객을 태우고 왔다가 우루무치에서 국제선 승객 태우고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다. 거기에 탄 국제선 승객 우리. 그렇다면 우리를 승무원이 처음부터 챙겨서 국제선 트랜짓 쪽으로 인도해야하지 않나? 그러지 않으니 암 것도 모르는 우리같은 어린양(^^) 길 잃고 헤메게 되지. 만일 동남항공 데스크에서 승무원 기다리잖고 우리 끼리 나갔다 다시 출국절차 밟았으면 이 이상한 상황을 세관에게 설명할 길 없는 우린 얼마나 당황했을까. 우야든동 오늘도 숙소 걱정 덜었다. 정상적이라면 이스탄불 공항에서 밤새워야 했는데.몸이 좀 얼고 나서야 3시 차를 탔다. 다행히 마을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대형버스로 갈아타고 소피아로 간다. 졸다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5번 트램타고 돌아와서 환전소를 찾으며 춤 백화점에 갔다. 여러 점포가 들어 있다. 로즈 오일이 든 핸드크림과 향수를 10에 샀다. 싸고 질이 좋다. 세계 최대의 장미 산지이니 의미 있는 물건이다. 환전소 환율이 너무 안 좋다. 결국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간다. 어제와 같은 환율로 환전(100유로, 10달러). 9시 30분 스코피에 가는 표를 1인 32에 끊고 걸어온다. 시내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에 갔다. 상상했던 것보다 크고 아름답다. 특히 문 위의 모자이크 이콘이 아름답고 완벽하다. 밤이라 사람도 없다. 주변이 한가해서 한참 둘러보았다.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우린 이렇게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붕에 그렇게 호화로운 금박이 필요했을까. 미얀마의 부처공이 떠오른다. 예수가 이런 호사스런 성당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어쨌거나 눈요기는 잘했다. 빌라에 들러 삼겹 양념고기 등 내일 점심 쌀 것을 샀다.
게바라 : 우루무치 공항에는 눈이 많이 보인다. 매우 춥다. 우릴 데리러 오는 사람이 없고 트랜짓 통로도 딱히 안 보인다. 길 따라 나오다 보니 벌써 밖이다. 데스크에 물었다. 10 분후 여직원이 나타나 우릴 데리고 간다. 설명도 없고 무표정한 얼굴이다. 외부로 나가 2층으로 올라가 2개의 강력한 검색대를 통과하고 출국 심사까지. 여기서 출국카드를 가져갔다. 삭막한 곳을 다 통과하여 23번 게이트에 왔다. 어찌된 영문인지 끝까지 설명도 없다. 짐작 하건데 누군가 우릴 챙겨야 하는데 못한 듯. 게이트에는 사람이 많다. 우리말도 들린다. 어느 항공편으로 모여든 사람들인지 어쨌든 이스탄불에 갈 사람들이다. 30분을 기다려 탑승시간이 지났다. 안태우는 것이 좀 이상하다. 설명도 안 해준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거다. 터키 여자애에게 물었더니 비행기가 취소되었단다. 기상 문제라고. 우루무치에서 비행기들이 정상 이착륙을 하는 걸로 봐서 이스탄불 기후의 문제다. 이 상황을 내가 다시 한국 사람들에게 설명해준다. 아침 8시에 이스탄불로 떠난다던 우리나라 애들을 여기서 만났다. 이상한 도시로 한번 태우고 가서 다시 우루무치에 왔고 마냥 하루 종일 기다렸단다. 졸지에 황당하게도 여기서 또 자는 거다. 벌써 출국카드도 냈는데 비자 없이 재입국이라니. 신기하다. 우린 좀 신이 났다. 언제 신장이라는 곳을 와 보겠나. 원래 터키 공항에서 자고 나가려 했었는데 또 숙소 제공이라니. 밖으로 나와 버스 3대에 나눠 탄다. 도시는 차갑고 안개로 뿌옇다. 매연 냄새가 매캐하다. 사람도 적은 도시. 우루무치가 시골 분위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빌딩이 높고 도시 규모가 거대하다. 색이 변하는 LED 조명기둥이 특이한 가로등도 있고. 도심을 지나 좀 으슥한 주택가의 '황금 해안 호텔'. 갑자기 들이 닥친 손님들로 데스크의 여자는 정신이 없다. 데포짓 머니도 없이 열쇠를 빠르게 준다. 마작 하는 별실까지 딸린 큰 방을 배정 받았다. 약간 낡았지만 난방을 펑펑 해 댄다. 환전한 돈이 없어 그냥 화장실 물을 끓여 먹어 볼랬더니 석회 성분이 있고 상태가 별로다. 환전을 고민하다 결국 10불을 환전하여 호텔옆 가게에서 술과 각종 주전부리 것을 샀다. 그래도 남아 건너편 가게에서 아이스크림과 작은 과자류를 사서 돈을 다 썼다. 아저씨가 맛있다고 추천한 아이스크림은 정말 별로다. 청도 병맥주(600원)는 맛있다. 12시에 들어와 양말 등을 빨아 넌다. 라디에이터가 뜨거우니 잘 마를 거다. 1시 반에 자고 남편은 3시 반에 잤단다. (200위안 인출, 10불 환전 - 총 4만원 정도) - 이틀 후 책에서 읽었다. 우루무치는 신장 자치주의 주도. 거의 해마다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난다. 2년 전에도 160명이 죽고 1700여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작년에도 사람들이 죽는 시위가 있었다. 이런 곳이니 검색이 철저했던 거다. 이곳의 분리 독립 문제는 중국의 소수민족들의 독립 요구로 이어지므로 강하게 막고 있다. 신장은 석유가 나는 곳이고 무슬림 문화권이다. 우연히 자게 된 이곳은 그러한 비극의 중심지이다. 이 여행은 인간 학살과 탐욕을 더듬어 가는 여정이다. 우리나라에서 광주를 시작으로 여기 우루무치까지 포함이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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