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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월) 포드고리차(몬테네그로) - 꼬또르 코토르로 아나키 : 포드고리차에 2시반에 도착했으니 코토르 가는 첫차시간인 6시까지 꼼짝없이 대합실에서 스탠바이했다. 배낭을 누가 집어갈 수도 있으니 발에 걸었다. 3시간여 동안 잠 못자고 비실거리다 6시첫차타고 코토르로 이동했다. 코토르 가는 길은 내륙쪽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였지만 버스는 남으로 스카다 호수를 지나 아드리아 해 연안을 따라 올라갔다. 아드리아 해가 보일 때쯤 어스름 동이 터 온다. 오늘은 날이 흐리다. Adria해에 접어들면서 이제서야 여행을 시작 하는 것 같았다. 좀 더 재밌게 좀 더 심각하지 않게 뒤로 주춤거리지 않고 여행을 즐겨 봐야지.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는 아드리아해. 아직 빛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험준한 그렇지만 너무나 멋진 산 들이 도로 양옆으로 펼쳐졌다. 풍경이 멋있는 곳은 사람이 살기 힘든 법. 사람 살기엔 별 풍경 볼 것 없이 야트막한 산과 푸르고 너른 대지가 최고다. 옛날 같으면 사람이 살지 못할 곳이라고 버려질 수많은 곳들이 지금은 명승지 유명 관광지 라고 한다. 코토르에 도착한것은 잠깐 잠이 든 뒤였다. 어딘지도 모르게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기에 버스에서 나와 어디로 가야하는지 망설이다 무작정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발을 돌렸다 어정쩡하니 차도에 있다가 경아가 아저씨 한분에게 길을 물으니 일단, 차도에 있으면 있으면 위험하다고 우릴 불러 세운다. "더 카 히어 이즈 크레이지. 비 케어풀" 이 분의 소개로 코토르 아파트먼트란 곳에 짐을 풀었다. 멋지게 리뉴얼된 방과 거실이 있는 숙소다. 소개해 준 분이 내장페인트칠을 맡았다 한다. 얼핏 보기에 비쌀 것 같았는데 주인이 35유로라기에 흥정 없이 그냥 다 드렸다. 우리를 안내한 분은 소개만 해 주고 헤어졌다. 숙소에 이른 시각에 들어가니 마음이 엄청 편하다. 게바라 : 2시 반에 포드고리차에 왔다. 터미널에서 일기를 쓴다. 택시 기사들이 꼬또르를 50유로에 가자는 황당한 얘기를 한다. 5시 반에 떠난다는 차는 6시에 있었다. 두브로브니크 가는 길에 꼬또르에 내려준다. 그냥 꼬또르에 들리지 말고 내쳐 두브로브니크로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이 제일 아름답다고 추천해 준 곳이고 두브로브니크나 스플리트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서 여기서 좀 쉬어가고 싶다. 차비는 각종 세금 비슷한 게 붙는지 7이나 한다. 게다가 배낭을 넣는데 1씩이나 받았다. 아름다운 해안 길을 따라 오르다가 8시 좀 넘어 꼬또르에 도착한다. 비가 내리고 흐리다. 마땅한 정보도 없는 차라 그냥 호스텔을 잡으려고 터미널을 나섰다. 비를 맞으며 숙소를 찾아 헤매려니 난감하긴 하다. 우산을 쓰고 내려오는 통통한 남자가 있기에 호스텔을 물었다. 자기가 가는 방향이니 따라 오란다. 구시가는 아름다운 옥색 빛의 물이 흘러내리는 곳의 작은 문으로 들어간다. 좁은 구시가 건물들 사이를 계속 따라 걸으며 오른 편 큰 건물이 감옥이라고 얘기해준다. 죄수들에게 고문도 심하게 해서 아무도 이 건물에 호텔 같은 걸 안 한단다.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곳이라나. 자기가 아파트를 알고 있다면서 종 모양의 문이 있는 좁은 골목으로 올라간다. 포트리스는 여름에는 3유로를 받지만 지금은 무료이니 올라가 보라고 한다. 옛날 건물 앞에서 주인에게 전화를 해준다. "이 사람이 혹시 삐끼이거나 돈을 요구할까.." 생각한 것은 기우였다. 자신이 이 건물의 내부 페인트를 칠해서 주인을 안다고 한다. 비싸지 않을까 물으니 괜찮을 거라며 만약 마음에 안 들면 뒤편에 또 있으니 가보란다. 젊은 오빠가 나온다. 따라서 3층에 갔다. 4층은 오빠집이고 3층은 여름 시즌에 대비하여 완전 수리를 했다. 약 17평 규모의 대단히 좋은 새 숙소이다. 내부는 고풍스런 옛집을 완전 수리했다. 더블침대 옆에 이층침대가 있는 4인실이다. 거실에는 거대한 테이블과 멋진 의자가 있다. 35를 부른다. "딜!"했다. 오빠도 신이 났다. 이 겨울에 관광객이 왔으니 말이다. 뭐 필요한 것 없냐고 한다. "도마, 칼, 냄비, 프라이팬, 기름!" 핫플레이트와 함께 바로 갖다 준다. 아쉬울 것 없는 아파트를 우연히 만난 천사 덕분에 구했다. 우리끼리 찾았다면 아파트가 숙소로 쓸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다. 코토르 아나키 : 코토르 올드타운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타운을 빠져 나가 다리를 건넜다. 깎아지른 산 사이로 흘러내린 수량이 엄청난 흐름을 만들며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물은 깊지만 바닥이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바람이 무척 세지만 기온이 낮지 않아 견딜 만하다. 해안가엔 호화요트부터 작은 보트들 까지 다양한 배가 정박해 있다. 각양각색의 요트들은 구경만해도 즐겁다. "저거 살라믄 한 오억원 할라나?" "오억? 더 비쌀걸? 당신이 전에 사람들이 뭐 하고 싶어서 돈 벌까 궁금해했잖아? 바로 저거지~ ㅋㅋ 저런거 사서 다닐라고 부자들이 돈 벌잖아?" "글쿠나... 저거 한대 사서 한국까지 갈까나?" "돌아가는 비행기표 끊어 놨잖아 ^^ 안되지~" 근데, 요트들 정말 아름답긴 하다. 남문를 통해 다시 타운으로 들어갔다. 베네치아 지배 하에 건설된 도시기에 이탈리아 풍의 건축물들이 많고 바닥과 벽을 만든 돌들이 매우 훌륭하다. 이런 색돌들을 바닥에 배치하려고 엄청난 시간과 자금을 썼겠구나. 그만큼 오래 갔고 지금도 사람들의 생활공간으로 쓰기에 부족함 없는 것이겠지. 게바라 : 우선 구시가 주변을 구경하고 장 봐서 밥을 먹기로 한다. 오빠가 우산도 빌려 주었다. 이른 아침에 좋은 숙소를 구해서 기분이 좋다. 구시가를 빠져 나가 다리를 건너 외부를 돈다. 다리 밑은 많은 수량의 깨끗한 물이 흐른다. 해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바다의 색은 석회질 지형 때문에 옥빛에 가깝다. 바다 위에 정박한 요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재밌다. 저런 걸 타고 와서 부자들은 쉬는구나. 돈 벌 걱정 없는 사람들 중 낭만을 아는 사람들 일 것이다. 중앙문으로 들어 와 내부를 산책한다. 베네치아의 소유였던 곳이어서 이탈리아 느낌이 난다. 바닥과 벽의 돌들은 대단히 고급스럽고 훌륭하다. 다양한 색돌 들이 어우러져 조화롭게 아름답다. 이곳 몬테네그로 사람들은 코소보와는 달리 완전 백인이다. 성곽 위에 오르면서 레몬나무 아래 떨어진 대형 레몬을 하나 챙겼다. 성당과 아기자기한 작은 길들을 걸어 돌다가 배가 고파 수퍼에 갔다. 얇게 썰어 파는 칠면조 소시지. 짠 하몽 덩어리, 쥬키니 호박 등을 사 왔다. 소시지는 그냥 먹거나 따끈한 밥에 싸먹으면 맛있다. 야채와 볶은 하몽도 짜긴 한데 먹을 만하다. 유럽 사람들은 너무 짜게 먹는다. 푸짐히 점심식사를 하고 나는 한숨 잤다. 남편은 검색할 것이 많아 바쁘다. 코토르 포트리스 2시간이나 잤을까. 남편이 그새 소시지와 맥주를 거의 먹었다. 3시 반에 숙소 옆의 포트리스를 오른다. 영상 13도. 날이 포근하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다. 이렇게 가파른 길을 돌로 닦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를수록 아래의 경치가 장관이다. 높고 가파른 산이 에워 싼 호수 같은 바다. 무척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쑤시개 같이 생긴 삼나무들을 끼고 올라가 갈 짓자 모양의 길이 계속 이어진다. 길에 멀쩡한 우산이 떨어져 있다. 오늘 돌풍이 심한 걸 보면 여기까지 날아온 것 같다. 고이 접어 한쪽에 두었다. 작은 성당을 지날 무렵 비가 온다. 멀리서 바람 때문에 비가 옆으로 날리는 모습이 안개처럼 펼쳐진다. 맥주와 에담치즈를 먹으며 바라보는 풍경, 예술이다. 가파른 산들과 멀리 펼쳐진 그림 같은 바다와 집들, 내리는 비는 계속 옆으로 흩뿌린다. 한동안 앉아 있었다. 조금 그으면 오르다가 심하면 피해 있다가를 반복하며 간다. 꼭대기까지는 날씨가 허락해 주어야 오를 것이다. 장관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비에 많이 젖었다. 드디어 정상. 갑자기 우박이 떨어져 아프다. 긋고 서 있다가 비가 어느 정도 물러가고 나서 내려온다. 멀리 천둥, 번개까지 친다. 대단한 날씨인데도 정상에 오르게 해준 존재와 열어준 산에게 감사. 내려오다 그 우산이 그대로 있어서 가져왔다. 5시에 내려 왔다. 아나키 : 숙소에서 쉬다 3시쯤 뒷산에 이어진 산성에 오른다. 우리 나라의 산성처럼 산등성이따라 꼭대기로 이어진다. 모두 돌계단으로 마련되어 있다. 오를 수록 풍경이 아름답고 멀리 호수같이 펼쳐진 바다와 가파른 산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이다. 코토르 연안은 아드리아해에서 깊이 내륙쪽으로 해안이 들어 와 있는데 최남단 피요르드라고 한다. 그래선지 바다와 직면한 산들이 절벽에 가깝고 엄청나게 높다. 1/3 정도 올라 성당이 있다. 잠깐 쉬는데 남쪽에서부터 거대한 비구름이 몰려 오면서 코토르 연안에 비를 뿌린다. 비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장관이지만 아쉽게도 사진에 담기지는 않는다. 비를 조금씩 피하면서 성곽을 올랐는데도 엄청 비를 맞았다. 정상 가까이 갔을 때 빗줄기가 세어졌고 성곽의 문처럼 조금이라도 비를 피할 수 있을만한 곳을 찾으며 정상에 올랐다. 비가 어느 정도 물러가고 천둥과 벼락이 치는 것을 들으며 내려왔다. 날씨가 궂긴 했지만 정상까지 오를 수 있게 허락해 준 산에 감사한다. 숙소에 돌아와 따뜻한 욕실 바닥에 옷 깔며 말리고, 드럼세탁기가 있기에 탈수를 해볼까 하고 인터넷에서 매뉴얼을 찾아서 탈수를 해 봤다. 생각보다 성능은 낮다. 잘 안되네. 게바라 : 숙소에서 씻고 옷을 빨아 넌다. 물에 석회 성분이 있어 뽀독하다. 남편이 세탁기의 탈수기를 돌렸다. 손으로 짠 것과 별 차이는 없고 소리만 대단히 요란하다. 새 것이 왜 이 모양이지. 이걸 돌리려고 컴퓨터 검색해서 작동 용어를 알아낸 남편도 대단하다. 욕실이 목욕 뿐 아니라 빨래도 최적의 조건이다. 빨다 보니 청바지와 남편 한복 솜바지도 다 빨았다. 흰살 생선 두 장을 기름에 지지고 생협 라면 스프를 뿌린다. 볶아 놓은 양파 양념과 곁들여 맛있게 밥을 먹었다. 해 먹는 게 제일 좋다. 산에서 춥기도 했고 빨래를 힘들여 해서 다시 낮잠. 남편은 안 잔다. 8시 반에 저녁 산책을 한다. 야간 조명이 켜진 내부를 한 바퀴 돌고 수퍼에서 쌀과 물을 사 왔다. 밥을 해 놓고 빨래를 더 했다. 방안은 열풍 때문에 잘 마른다. 습도도 주어 좋다. 청바지와 신발은 목욕탕 바닥이 따뜻해서 이곳에 널었다. 남편은 10시 부터 잔다. 비 맞은 후 둘 다 약간의 감기 증세가 있다. 일기도 썼으니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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