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홈 :: 2013 발칸/동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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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토) 프라하(체코) 게바라 :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다가 8시 넘어 식사하러 내려갔다. 대단한 아침이 준비되어 있다. 각종 빵, 각종 햄, 치즈, 과일, 토마토, 파인애플, 오이, 우유, 따뜻하게 만든 음식들. 이렇게 잘 차려 주는 식사는 처음 보았다. 치즈와 질 좋은 햄은 짜지 않다. 숙소 앞에 별 4개라고 되어 있는데 믿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식사는 지금가지 본 중 최고다. 바나나와 요구르트까지 잘 챙겨 먹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온 손님들이 많았다. 카운터 언니에게 체스키 크룸로프 가는 버스를 검색해 달라고 했다. 8시 반 정도를 타면 되겠다. 공식적 사기. 환전 수수료 10시에 출발. 1일권(1인 110 - 5,500원)을 구입하여 트램타고 시민회관 근처에 내렸다. 환율이 25대로 좋게 보이는 환전소가 있어 들어가서 100유로를 바꾸겠다고 했다. 그런데 2300대의 돈을 주는 거다. 왜 이 정도를 주느냐고 했더니 9%의 수수료를 뗀 것이란다. 입구에는 눈에 띄지 않게 작은 글씨로 붙어 있었다. 돈을 다시 돌려 달라고 하니까 안된단다. 10분은 말싸움을 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고 도가 트인 여자로 보였다. 기분 나빴지만 포기하고 나왔다. 프라하 구 시가지 아르누보 양식의 시민회관 앞에서 화약고 탑의 문으로 들어간다. 예전에 외국 사신을 영접하던 문이라고 한다. 첼레트나 거리는 수공예 길드에 속한 사람들의 거리이다. 거미와 독수리 모양을 앞에 걸어 둔 술집 간판이 보인다. 구시가 광장에 이르렀다. 후스파를 만들어 가톨릭의 부패와 맞서 싸우다 화형된 얀 후스 동상을 보고 시계탑에 갔다. 10시55분이다. 영하 15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서 있다. 위의 인형 4개는 허영심과 망상의 상징인 거울을 들고 있는 인간, 부귀영화와 탐욕을 상징하는 유대인,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이 왼손에 모래시계, 오른손에 줄을 잡고 있다. 오른쪽 끝의 인형은 정복 욕망 또는 이교도의 침략을 상징하는 오스만 튀르크 군인이다. 아래쪽은 역사 기록자, 천사, 천문학자, 철학자의 모습이다. 정시가 되면 해골인형이 오른손에 감긴 줄을 잡아당기면서 왼손의 모래시계를 직각으로 기울인다. 위의 창문 두 개가 열리면서 예수의 12사도 인형이 돌아가고 마지막으로 닭이 울면 종소리가 난다.
틴 성당은 외부 만 보고 성 니콜라스 교회에 들어갔다. 후스파의 교회라는데 성당과 비슷해 보인다. 옆의 카프카 생가라는 곳은 들어갈 수 없었다. 문이 닫힌 것 같다. 부다페스트처럼 유대인 지구는 입장료가 비싸서 남편이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바츨라프 광장은 68년 '프라하의 봄'을 열었던 곳으로 69년 2명의 철학과 대학생이 분신했다. 꽃과 촛불 등이 비석 앞에 놓여 있다. 89년 11월 에우로파 호텔 건너편 테라스에서 프라하의 봄의 영웅 두브체크와 투옥 후 출옥한 극작가 하벨이 민중을 이끌던 곳이다. 10개월 후 체코는 무혈혁명인 '벨벳 혁명'이 일어난다. 국립박물관은 2015년 까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래서 왼쪽의 인민박물관(110)에 갔다. 별로 볼 것은 없다. 사진과 생활용품들 복식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옷과 인형 등은 신기했다. 옛날에도 잘사는 집의 아이들은 아기 때부터 기막히게 좋은 물건과 옷들을 입고 살았다. 장난감들도 예술이다. 미니 오븐 등 요리가 되는 작은 그릇들도 있다. 집에서 아이가 잘못을 하면 의자 밑에 들어가 무릎을 꿇게 하는데 무릎 밑에 작은 나무토막이나 말린 완두콩을 깔게 한다. 완두콩은 꽤 아프다. 나와서 카를 다리. 추운 날에도 사람들이 많다. 성인 얀 네포무츠키 동상 앞의 판 두개는 충성을 상징하는 개와 성인을 강에 던지는 모습이다. 이것을 만지면 1년 안에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남편과 나도 만지면서 소원을 빌었다. 프라하 성 다리 건너 성채로 올라간다. 언덕을 오르니 힘이 든다. 성채 안의 성 비토 사원 앞에서 간단히 보는 티켓(1인 250, 사진 50)을 샀다. 비토 성당은 알폰스 무하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하다.
화려한 성당 안을 사진 찍고 나와서 성인이 죽은 바실리카를 구경하고 옛궁에 갔다. 비엔나의 실속 있고 멋졌던 성을 기대했으나 성 안은 텅 비어있다. 어이없다. 누가 이걸 보자고 돈을 내나? 바실리카도 황당했는데 옛궁은 정말 실망이다. 가짜스러운 보석관과 왕의 봉 정도가 있다. 그래도 돈 가치를 한 것은 황금소로였다. 물론 비토 성당도 멋지지만 성당은 돈 안내고도 들어갈 수 있다. 황금소로는 프라하성을 지키던 병사들의 막사였다. 16세기에 연금술사의 거주지로 조성되면서 '황금 소로'라고 불리게 되었다. 16개의 작은 집은 놀이동산의 것처럼 작지만 살림집, 식당, 영화관, 대장간 등 사람들이 살던 다양한 공간이다. 성곽 수비병들이 머물렀던 2층에는 중세 무기, 투구, 갑옷이 시대별로 있다. 남편이 석궁을 쏘아 보았다(50). 쏘기가 쉽다고 한다. 지금은 책방으로 쓰이는 카프카의 누이동생집(22번지)은 카프카가 '성'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한 곳이다. 카프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작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성채의 지하에는 고문기구 들과 감옥이 있었다. 사람의 목을 자르는 도끼도 있다. 걸어 내려오는 길은 전망이 좋다. 붉은 지붕들로 유명한 프라하는 겨울이어서 하얀 지붕이다. 멀리 블타바강의 다리들이 아스라이 비현실적인 풍경들로 보인다. 트램으로 14세기에 조성된 신시가지에 갔다. 건물들이 고풍스럽다. 사람도 별로 없고 추워서 중국집에 들어가 볶음밥과 면, 스프를 먹었다. 차 타고 표 끊으러 버스터미널에 간다. 체스키 크룸로프 가는 아침 버스(1인 176)를 끊고 알버트에 들러 맥주사고 숙소로 온다. 샤워하고 일기를 쓰는데 남편이 돌아오는 표와 베를린 가는 것 까지 다 끊자고 한다. 체스키 크룸로프 다녀와서 호텔 타우러스에 하루 더 있고(520코루나), 그 다음날 아침에 베를린에 가기로 했다. 트램을 갈아타고 거의 도착할 즈음 숙소에 전대를 두고 온 것을 다시 가지러 간다. 마음도 불안하고 여권을 보자고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열심히 돌아와서 전대가지고 다시 터미널. 돌아오는 표는 끊었는데 베를린 가는 표를 살 돈이 부족하다. 환전소도 문을 닫고 돈도 인출이 안 되어서 예약만 하고 왔다. 엄청 무리하여 돌아다닌 날이다. 벌써 12시가 다 되어가니 자야 한다. 7시에 아침 먹고 출발할 것이다. 1.27(일) 프라하(체코) - 체스키크룸로프 - 프라하 아침 6시에 일어나 책을 읽다가 7시에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7시 이전에 벌써 다 차려져 있어서 벌써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부지런한 호텔이다. 어제와 다른 따뜻한 메뉴가 준비되었다. 긴 소시지와 야채다. 요구르트까지 듬뿍 먹었다. 남편은 달걀 하나를 챙긴다. 7시 30분에 나와서 8시에 엔델역. 프라하의 터미널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허름한 시골 터미널처럼 보인다. 30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차가 왔다. 겨우 서너 명의 사람들이 탈 뿐이다. 고속도로를 지나 피젠, 체스키 부데요비치를 지난다. 눈이 내린 들판과 평범한 시골의 풍경이 펼쳐져 복잡하고 화려한 프라하와는 다르다. 3시간 후 '보헤미아의 진주'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했다. 마지막 정류장에 내린 사람은 우리뿐이다. 역시나 휑한 시골 터미널이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기사님에게 방향을 물어 구시가 센터로 간다. 블타바강이 S자로 감돌아 가는 곳에 구시가가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정류장 옆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집들이 이어져 있다. 길 건너 좁은 골목으로 내려오면 성 비토 성당. 12시가 되어 종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 유난히도 많은 동양인 단체 관광객을 만난다. 한중일이 모두 흔하다. 내려오면 스보르노스티 중앙 광장이다. 아마데우스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란다. 환전소가 문을 안 열어서 ATM에서 3,000을 뽑았다. 좀 많이 뽑았다 싶다. 예쁜 다리를 건너 성에 간다. 성과 타워를 보는데 130이다. 성의 방에는 방마다 모양이 다른 세라믹 벽난로가 따뜻하다. 이곳에서 쓰였던 여러 가지 유물들이 있다. 집사의 방, 거실, 침실, 갑옷과 무기들이 있는 방, 근위병들의 방 등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도자기와 집기들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귀족의 삶이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비엔나의 쉔브룬궁의 방들과 비슷한 배치이다. 밖으로 나와 타워에 오르면 블타바강이 휘감아 도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눈에 덮여 붉은 지붕들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지다. 서양풍의 안동 하회마을이다. 도시 이름도 '활처럼 휘어져 흐르는 블타바강에 둘러싸인 도시'라는 뜻이란다. 강은 이곳을 지나 프라하를 거쳐 독일의 엘베강과 만난다. 물 색깔은 어두운 갈색빛이다. 극장으로 향하는 회랑을 지나 밖으로 나와 아래 길로 내려간다. 현지 가이드와 궁 안을 볼 수도 있다는데 그건 하지 못했다. 아래 길에서 평지를 걷다 3단의 수도교처럼 생긴 망토다리(성을 망토처럼 보호하기 위해 요새화한 곳) 밑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넌다. 어디를 찍어도 멋진 그림이 된다. 이런 곳에서 자고 아침에 산책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곤 실레 관련 물품을 파는 가게에 갔다. 갤러리 비슷하게 전시를 하고 있지만 상품을 파는 곳이다. 이 부근에 흑연 광산(그라파이트 마인)이 있어 기념으로 통흑연 연필을 살까 하다가 자꾸 손에 묻어서 포기했다. 그림 그릴 것도 아니고 신기하지만 별로 쓸 일이 없다. 대신 에곤 실레가 이곳을 그린 그림 등 냉장고 자석을 6개(1개 25)나 샀다. 그림이 참 예쁘다. 파는 오빠는 동네 지도를 가져와서 그림들이 어느 방향에서 마을을 그린 것인지 다 설명해 준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28세에 요절한 이 화가는 어머니의 고향인 이곳에서 머물렀는데 그림이 야하다고 쫓겨났다고 한다. 범상치 않은 얼굴이 이상이나 김수영의 느낌이 나는 사람이다. 가게를 기웃거리며 중앙광장으로 나온다. 현지음식을 좀 먹어볼까 하다가 결국 중국집에서 닭과 생선탕수육을 시켜 먹었다. 지금까지의 중국음식 중 가장 담담한 맛이다. 시간이 별로 없어 다시 골목길 구경을 하고 걷는다. 성곽 위쪽 길에서 현지 술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다. 각종 과일맛 브랜디를 0.02L 작은 잔으로 맛보는데 20이다. 남편과 나는 그냥 시음으로 마시면 되는 줄 알았다. 작은 술 하나를 사고 계산을 하다가 시음한 것도 결국 다 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관광지이니 이런 가게처럼 장사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나 좀 비싸다. 길 따라 내려와 미니 수퍼에서 부드바 병맥주(14)를 사고 생맥주를 파는 가게에 갔다. 역시 부드바 맥주는 부드럽고 담담했다. 거품부터 크림처럼 부드럽게 입에 감긴다. 나도 맛있게 마셨다. 맥주가 이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기품 있는 맛이다. 작은 잔 두 잔이 70이다. 나와서 슬슬 걸어 다시 버스 터미널로 간다. 어둑어둑해지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정류장에 오니 벌써 사람들이 기다린다. 30분을 기다려 거의 출발 시간이 다 되어서 차가 왔다. 주말이 끝나 돌아가는 때문인지 타는 사람들이 많아 모두 자기 번호에 앉는다. 그냥 돈을 지불하고 타는 사람은 뒤로 가서 앉아야 한다. 1시간 정도 자다가 일어나 남편과 이번 여행 얘기를 한다. 아직 6일이나 남았는데 바로 베를린으로 올라가기가 아쉽다. 어쩐지 일정이 다 끝난 느낌이 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를린가는 중간에 있는 드레스덴으로 가기로 했다. 정보는 별로 없지만 남편이 읽은 글 중 '슬픔의 도시'라는 표현을 보았단다. 2차 대전 후 폭격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8시 반에 차는 프라하 외곽의 '로즈틸리'라는 곳에 내려 주었다. 표에 적혀 있던 지명이다. 사람들에게 물어 지하철역에 들어갔다. 90분권을 끊고 플로렌스에 내려 드레스덴 가는 아침 9시 표(1인 470)를 끊었다. 숙소에 와서 재환전이 가능하냐고 했더니 안된단다. 뮤지엄역 앞의 바츨라프 광장에 24시간 환전소들이 많다고 거기로 가란다. 다시 전철로 광장. 눈이 내리고 날이 포근해져서 모든 것이 뽀샤시하고 멋지다. 1,200을 재환전하여 42유로와 20을 받았다. 더 걷고 싶지만 시간도 10시가 되었고 눈이 녹아 옷이 젖는다. 다시 30분표를 끊어 숙소에 왔다. 이제 내일 전철표까지 다 사 놓아서 돈은 40 정도뿐이다. 숙소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소시지와 어제 남긴 볶음밥이다. 살구 통조림도 다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 짐 정리하고 빨리 자야겠다. 남편은 1층 호텔 컴퓨터로 드레스덴 숙소와 정보를 구하고 있다. 숙소를 깨끗하게 치워 놓아 말끔하다. 프라하 트램/지하철 타기
* 프라하 여행가이드 http://www.prague.fm/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