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3(수) 버논
밤새 잠을 잘 못 잔다. 4시가 넘도록 뒤척였다. 늦게 잠들어서 아침 8시 반까지 잔다. 머리가 약간 아프다. 아줌마가
아침 식사로 포리지와 복숭아, 라즈베리, 코코넛 요거트 등을 준비했다. 귀리, 호밀빵과 버터, 땅콩버터, 잼 등도 훌륭하다.
해안은 감탄하며 먹는다. 캐나다식 아침 식사이다.
로이의 차로 실버스타 마운틴에 가서 색색의 집들을 구경하고 스키 리프트의 꼭대기에 갔다. 바람이 차다. 러시아나 몽골처럼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다.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사 주셨다. 여름은 바이커들의 계절이다. 겨울은 온통 스키를 탄다.
하이커들에게도 하루 이용권을 파는 것을 보고 아줌마는 좀 화가 났다. 점점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간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크래커와 치즈 등의 간식을 먹고 나가서 시더(Cider) 파는 사과 농장에 갔다. 전통주, 허브향 나는 것
등을 마셔보고 라즈베리향의 시더를 사고 딸 에이프릴의 집에 간다. 집 구경을 하고 침낭과 따뜻한 옷을 빌렸다. 사위 매튜는
초등학교 교사, 딸은 고등학교 교사이다. 에블린과는 아주 다르다. 해안은 잭 블랙을 닯았다고 한다. 날씬하고 톰보이 스타일의
에너제틱한 사람이다. 매튜는 우리가 그 인터내셔널 가족이냐고 한다. 둘 다 배낭여행에서 만나는 유쾌한 종류의 사람들이다.
해안이의 반바지가 부실해 보였는지 재고 의류 가게에 데리고 가신다. 해안은 레깅스 하나를 골랐다. 아줌마가 더 사주고 싶어
하시지만 해안이는 아줌마 바지를 빌려 입겠다고 하신다. 두 군데 더 들려서 호수 수영하고 닦을 흰 천을 사고 호수(오카나칸
호)에 간다. 사람들이 많은 비치는 피하고 주민들이 많이 가는 한적한 곳에 간다. 그냥 옷 입은 채로 들어 가서 모두 수영을
했다. 생각보다 차지 않고 상쾌하다. 오늘 너무 화창하고 덥다. 사람들이 많다. 한가하게 수영을 하며 시원하게 놀았다. 오래
있으면 춥다.
나와서 걸으면서 몸을 말린다. 아저씨는 해안에게 이것 저것 말을 걸며 걷는다. 오카나칸 호수가의 트레일은 옥색 물빛에
소나무와 짙은 색의 베리들이 어우러져 평화롭고 아름답다. 아저씨가 소나무 몸통의 냄새를 맡아보라고 하신다. 신기하게 바닐라
냄새가 난다. 도착지의 벤치에 앉아 아줌마가 만들어 온 팝콘을 먹으며 옷을 말린다. 바위에서 깊은 곳까지 수영하여 가는 사람들이
있다. 역시 풍경은 러시아나 몽골이다. 알혼섬이라 해도 좋을 지경이다. 멀리 집들이 큰 것을 빼면 한적한 곳이다.
돌아오는 트레일에서 해안이가 작은 방울뱀을 봤다. 멋진 놈이다. 우리는 예쁘다고 난리고 아줌마는 무섭다고 난리다. 방울뱀
포인트에서 방울뱀을 만나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다고 한다. 우리가 운이 좋단다. 수퍼에서 옥수수를 사고 캐나다 사람들이 즐겨
간다는 팀 호튼에 갔다. 따뜻한 커피를 사 주신다. 부쳐 샵(Butcher's Shop)에서 큰 토종닭을 싸게 10에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에이프릴에게 빌린 압력솥에 닭, 대추, 인삼, 통마늘을 잘라 넣고 끓인다.
마당에서 아저씨에게 텐트치는 것을 배우고 다시 접어 보았다. 옥수수를 삶아서 먼저 하나씩 먹고 닭이 끓는 동안 아저씨와
차로 BX 폭포에 간다. 깊은 숲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큰 나무 숲을 지나면 작은 폭포가 있다.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다. 돌아와서 토종닭 삶은 것을 칼로 잘라가며 먹는다. 베트남 쌀과 밥을 넣었는데 꽤 어울리고 그럴싸한 삼계탕이 되었다. 다
맛있게 먹고 사위가 와서 좀 먹는다. 내일 아침 여러가지 먹을 것을 챙겨주시려고 준비중이다. 6시에 일어나 짐을 쌀거다.
에블린이 더 있다가 가라고 해서 3일을 있어야 할 듯 하다. 그래서 캠핑은 3일로 줄어들거다. 하루 종일 우릴 데리고 다니시느라
힘드셨을거다. 내일 에블린에게 복숭아도 가져가야 한다. 어제 못 자서 눈이 시큰거린다. 호수 수영을 해서 샤워도
안했다. 내일은 10시간 이상 달려야 하니 자야겠다.
체리, 초코, 과자 18, 시더 와인 18(카드) * 36
2016.8.4(목) 버논 - 에드먼턴
새벽에 일어나 영 잠이 오지 않는다. 뒤척이다가 환해질 때 일어나니 벌써 6시 반이다. 남편은 아침에 잠들어 겨우
일어났다. 아줌마가 아침을 차려 놓고 먹을 짐을 다 쌓아 놓았다. 오트밀과 과일 등을 챙겨 먹고 싸주신 크래커,
치즈, 복숭아 등을 챙겨 7시 반에 출발한다. 아줌마가 너무 잘 해주셔서 고마웠다. 먹을 것도 충분하다.
인사하고 출발해서 5분 쯤 가다가 타이어 기압을 확인하라는 싸인이 떠서 다시 아저씨 집으로 돌아갔다. 확인하고 공기를 더
넣어주셨다. 아줌마까지 다시 나오셔서 인사 나누고 헤어진다. 7시 45분에 출발한다. Butcher's Shop에서 건전지를
사고 달린다. 아침 풍경은 상쾌하고 멋지다. 약간 강원도 같기도 하다. 맛있는 버논 체리를 먹으며 달린다. 산지가 점점 높아지고
호수의 물도 아름답고 예쁜 색이다. 중간에 내려서 잠깐 바람을 쐬기도 한다. 공기가 쌀쌀하다. 점심은 팀 호튼에 가서 치킨
버거와 또띠야, 감자칩과 커피를 사서 먹었다. 졸려서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래도 이곳은 맥도널드와는 아주 다르다. 맛이
훨씬 담담하고 좋다.
다시 출발하여 얼음이 있는 글래시어(빙하지대)를 지나 로키산맥이 있는 지역을 지난다. 풍경이 장엄하고 멋지다. 규모가 참
크다. 레이스 루이스 표지판이 나와서 접어 든다. 길이 막힌다. 길가에 차들도 많이 주차되어 있어 뭔가 했더니만 주차장마다 차가
꽉 찼다. 몇번 돌다가 내려오는 길에 세우고 올라갔다.
좁은 트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빙하가 녹은 호수 레이크 루이스가 나온다. 옥색 물빛이 아름답고 풍경이 장엄하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극성수기의 피서지 같다. 대단하다. 잠깐 보고 돌아오니 1시간이 걸린다. 밴프에 들어가려고 하다가
차들이 너무 많아 밀린다. 돌아 나와서 캔모어에서 주유했다. 에드먼턴 가는 길목의 대도시 캘거리에 들어가지 않고 옆길로 새서
북쪽으로 향한다.
차 안에서 크래커와 치즈 등을 먹고 가다가 너무 졸려서 남편이 운전하고 해안이가 앞에 앉는다. 불편한 자리에서 1시간이나
잔다. 끝없는 벌판을 달린다. 자다 일어나서 레드 디어라는 도시에서 수퍼에 갔다. 해안이는 다양한 화장품 등을 구경하고 우리는
잠깐 보고 나온다. 사과를 한개 주웠다. 앨버타주는 1시간이 빠르다.
130, 140 킬로로 달려 어두워지기 전에 에드먼턴에 진입하여 외곽지역으로 1시간 정도 달린다. 저녁 8시 전에 이 집
뒤쪽에 도착했다. 에블린과 스티브가 너무나 반가워한다. 집은 생각보다 넓다. 지하층 전체가 우리 공간이다. 애들 둘은 TV
보기에 바쁘다. 스티브가 흰콩과 토마토로 스프같은 탄자니아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흰밥과 먹으니 맛있다. 다니엘이 슬슬 말을
걸더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식사 후 사온 레고를 보여주니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6살 답지 않게 매우 신중하다. 내일
수영 레슨 후 열어보겠다고 한다. 차분한 아이이다.
스티브는 겨울이 너무 추워서 살기 힘들단다. 돈만 벌면 탄자니아에 가서 살겠다고 한다. 다니엘은 캐나다가 좋단다. 무척 반가워 해서 셋이 영어로 동시에 말하니 완전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정신없다. 3살 짜리 에즈라는 정확한 발음은 잘 안된다. 아기말을 한다. 인사 나누고 샤워 후 방에 온다. 두 부부가 계속 내려와 사진찍고 말하고 정신없다. 남편은 밴프에서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재스퍼에서만 자야할 것 같다고 한다. 휴가철에 전 세계에서 오니 난리다. 12시가 다 되어서 자야 한다.
주유비 41, 우유 2(현금), 점심 14, 배터리 6.5(현금)
2016.8.5(금) 에드먼턴
아침 일찍 일어나 해안이와 동네 산책간다. 집들이 차분하고 조용하다. 앞, 뒷마당이 있는 전형적인 미국식 집들이다. 다니엘의 초등학교에도 다녀온다. 아침 햇살이 오후 저물 때 같다. 앞마당에 오니 에블린이 잔디와 화초에 물을 주고 있다. 5년 전에 태국 사람들에게 집을 2억 정도에 샀단다. 한국에서 벌어온 돈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11개월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했던 스티브는 오늘 일하러 일찍 나갔다.
아침은 오트밀에 에블린이 만든 검은 빵을 먹는다. 베키 아줌마가 만들어 준 버찌 잼, 버터를 발라 맛있게 먹었다. 빵까지 다 만들다니 대단하다. 아침먹고 애들 데리고 수영 레슨 다녀올 동안 다시 잔다.
애들이 오고 남편은 다니엘과 레고자동차를 만들고 나는 에즈라와 레고를 만든다. 점심은 마당에서 라자냐와 갈릭 브레드를
먹었다. 해안이가 맛있어 하며 많이 먹는다. 코스트코에 샘플 음식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간다. 이렇게 음식 맛보는 곳은 여기
뿐이란다. 7인승의 차를 타고 간다. 우리나라와 아주 흡사했고 과일, 슬러시 등을 먹었다. 특별히 살 것은 없다.
아이들은 샘플과자 먹을 때도 에블린이 한개 씩 밖에 못 먹게 해서 꼭 엄마에게 물어 보고 허락을 받는다. 조용하고 단호하게
애들을 키운다.
구세군 구제점에 가서 옷과 신발을 고른다. 25를 사면 10 할인 쿠폰을 에블린이 주었다. 여러가지 사도
22달러(캐나다달러)밖에 안한다. 티 1, 반바지 3, 캐나다산 질 좋은 농사 부츠 1, 리코더, 양말 2개를 2만원 정도에
샀다. 첫 출근한 스티브를 데릴러 가서 태우고 북미에서 제일 크다는 에드먼턴 몰에 간다. 필리핀과 흡사하다. 대충 보고 푸드
코트에서 중국 음식을 먹는다. 해안은 닭고기를 먹었다. 해안이 비키니를 사고 집에 9시 20분에 왔다. 과일, 차, 아이스크림
등을 먹고 11시에 헤어져 일기쓰고 잔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와서 개척한 곳이라 박물관에 가자고 하는데 그냥 쉬고
싶다.
저녁 23, 구세군 구제물품점 22, 수영복 19 * 54(카드)
2016. 8.6(토) 에드먼턴
새벽 1시에 일어나 일기를 쓰다 4시에 잔다. 아침에 겨우 깬다. 죽과 빵등을 먹고 8시 50분에
나간다. 어제 산 비키니 상의가 작아서 교환하러 간다. 외곽 고속도로로 달리니 30분도 안 걸린다. 날은 화창하고 차다. 해가
따갑다. 쉽게 몰에 와서 그 가게를 찾았다. 세일 제품은 환불 교환 모두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매니저에게 물어서 바꿔 주었다.
해안이는 검은 상의로 바꾸었다. 구경할 시간을 주고 30분 후에 보기로 한다.
해적선 부근에서 사진찍고 놀다가 크록스에 가서 남편의 편한 신발 2개를 산다. 1개 사면 2개 째는 반 할인에 10을 더 깎아 준다. 해안이가 고른 화장품을 사고 12시 넘어서 들어왔다. 점심은 빵과 토마토 스프이다. 사진에 나올 법한 무척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집을 구경하고 수영장에 간다.
가족실을 이용하니 수영복 입고 모두 같이 씻는다. 수영모가 없어도 들어갈 수 있다니 신기하다. 아이들 풀과
따뜻한 풀, 깊은 2.4m 풀이 있다. 20바퀴 1킬로를 돌았다. 슬라이드도 타고 해안이와 잠영하다가 4시에 나와 샤워하고 4시
반에 온다.
에블린이 루사조를 친구 생일파티에 데려다주고 오는 동안 에즈라를 돌봐준다. 엄마를 찾긴 해도 울지도 않는다. 해안이와 엄마
찾으러 나갔다가 잠시 후 같이 들어온다. 놀러 간 앞집 사람 집의 정원에 물을 주러 간다. 그 집 옆집 사람의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고 해서 울타리 너머로 보니 두 분이 앉아 계시다. 에블린이 우릴 소개하니 들어 오라고 하신다. 더블 딜라이트라는
장미와 분홍, 노랑 장미, 수국 등을 아름답게 가꾼다. 다 설명해 주신다. 아저씨가 갑자기 우릴 데리고 가서 자기 장비들을 다
보여주고 설명해준다. 창과 문을 고치는 분인데 오래된 차를 싸게 사서 고치고 있다. 자랑하는 모습이 귀엽다. 사과를 따서 담고
돌아온다.
스티브가 퇴근하여 왔다. 루사조 데릴러 간다고 해서 해안과 같이 간다. 내가 운전을 했다. 파티는 대형 짐GYM을 빌려서
호화롭게 한다.우리나라 회갑연 같다. 주인공이 무척 예쁘다. 아이 엄마가 뷔페 음식을 먹으라고 한다. 스티브가 수북하게 담아
오고 해안이가 많이 나는 적당히 레촌 등 필리핀 음식을 담아왔다. 맛있다. 콜라도 마시고 계속 기다리다가 제리 아저씨가 기다리니
사진찍고 가자고 했다. 동의한다.
집에 와서 구운 칠면조와 그레이비 소스, 크랜베리 소스와 밥을 곁들여 먹었다. 남편은 매운 김치같은 음식을 만들었다. 남편은 루사조와 레이싱 카 레고를 만들고 나는 방문록에 글과 그림을 남긴다. 해안이도 쓴다. 에블린이 여러가지 선물을 주었다. 루사조도 작은 책을 만들어서 각종 잎을 붙여 선물로 우리에게 주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공기놀이를 거르쳐 주었다. 내려와서 일가쓰고 각종 예약을 한다. 미국은 숙박비가 엄청나다. 시애틀 버스까지 예약한 지금 당황스럽다. 베키동생이 산다는데 내일 부탁을 할까 싶다. 내일 에블린과 의논해 보아야 겠다. 자야겠다.
신발 92, 해안 화장품 9 * 101